어제 서재에서 만나 뵌 김서진 선생님과 여러 시민들께서, 유서깊은 역사의 도시 제천에 100년 넘은 건물이나 문화재가 거의 없는 것이 이상하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짧게 그 까닭을 말씀드렸습니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이후 제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맞서 싸웠습니다. 특히 제천으로 쳐들어 온 왜병을 천남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자, 이후 일본은 의병의 본거지인 제천을 모두 불살라버렸습니다.
당시 러일전쟁 종군기자로 취재를 와있던 영국 데일리 메일의 메켄지 기자가 그 참혹한 광경을 돌아보고 본국으로 기사를 보냈습니다.
"제천은 지도위에서 사라졌다. 항아리 하나 남지 않았다."
...오늘, 일제에 의해 완전히 불살라졌던 제천을 기록한 데일리 메일의 메켄지 기자의 눈물 나는 기사를 소개합니다.
그 잿더미를 딛고 일어선 우리 제천시는 중부권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의 으뜸도시로, 천연물산업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왔습니다.
이런 제천시민들의 피눈물나는 극복의 시간들은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레지스탕스의 상징입니다. 그 장엄한 스토리와 기록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우리가 제천의 근대문화에 관련된 아주 작은 유적들까지도 소중하게 여겨야하는 근본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역사와 문화야말로 도시의 생명이요, 도시 경쟁력의 핵심가치이며, 관광자원이 되는 사회적 자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