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1998년부터 20년 이상 암 사망률 1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사망자 총 29만 8820명 중 26.5%인 7만 9153명이
사망했으며, 암 사망자 가운데 1만 7852명(22.5%)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암 발생 시기 2012~2016년 기준)은
27.6%로 췌장암(11%)에 이어 두번째로 생존율이 낮은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폐암은 70대 이상 고령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증상이 감기·만성 기관지염 같은 질환과 유사해 조기발견이 어려워 완치율이 떨어진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폐센터 조덕곤 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을 만나 폐암의 모든 것에 대해 들었다.
-흡연이 폐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나? 폐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흡연이다. 폐암의 약 70%는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흡연은 폐암의 발생 위험을 13배
증가시키며, 장기간의 간접흡연은 1.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의 양과 기간도 폐암에 걸릴 확률과 관련이 있다.
매일 한 갑의 담배를 40년간 피워 온 사람이라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다. 흡연자들도 금연을 하면 폐암에 걸릴 위험도가 금연 후 15년간 계속 감소하며, 금연 15년 이상이 되면 폐암에 걸릴
위험도는 비흡연자의 약 2배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이 이후에도 폐암에 걸릴 위험도가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담배는 애초에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보다 덜 해로운가 아직 장기간의 연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학계에서는 일반 담배나 전자담배나 똑같이 유해하다고 간주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액체를 기화시켜서 흡입하는데, 문제는 전자담배는 니코틴 이외 물질 포함돼 있어, 예를 들면 달콤한향
같은 이런 물질이 아직 어떤 유해성이 추가적으로 있을지 모른다. 일부에서는 담배에 타르 성분이 없어 조금은 덜 해로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폐암학회 등 전문가 집단에서는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을 해야 하며,
전자담배도 궐련담배와 같이 유해하다고 본다.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역시 올바르지 않은 방법이다.
금연치료제가 있고, 정부 지원도 되고 있으므로 금연치료제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최근 비흡연 폐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 최근에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 특히 여성에서 비흡연 폐암이 늘고 있다. 대한폐암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2004~2015년 폐암으로 진단받은 13만6641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녀 비흡연 폐암환자는 전체
폐암 환자의 34.5%(7만 7207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비흡연 여성(3만 3870명)은 전체 여성 폐암 환자
(3만 8687명)의 87.5%나 됐다. 전체 남성 폐암 환자의 86.14%가 흡연자라는 사실과 비교되는 결과다. 비흡연자의 폐암의
원인은 간접흡연, 음식물 조리시에 발생하는 연기나 연료 연소물에 의한 실내공기오염, 주거환경의 라돈 노출,
인구 고령화, 유전적인 요인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암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 기침, 가래, 객혈, 흉통, 호흡곤란이 대표 5대 증상이다. 폐암이 생긴 부위나 크기,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증상이 달리 나타난다.
폐의 꼭대기 부위에 암세포가 위치할 경우 어깨 통증이나 팔의 안쪽 부위(새끼 손가락 방향)로 뻗치는 통증이 있을 수 있고,
기관지 폐포암인 경우에는 호흡곤란과 가래 증가로 폐렴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하지만 폐암 환자의 5~15%는 무증상일 때
폐암으로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흉부 엑스레이나 CT의 정확도는 얼마나 되나? 일차적으로 흉부 엑스레이를 찍는다. 흉부엑스레이는 2차원 영상이며, 정확도가 80%에 불과하다. 암 크기가 1cm 이상 돼야
음영으로 나타난다. 또 심장, 척추, 횡경막, 갈비뼈에 가려 잘 안보일 수도 있다. 반면 CT는 3차원 영상이며, 다른 조직에 의해
가려지지 않는다. 선명도가 좋아 CT 1~2mm의 작은 암도 찾을 수 있다. 정확도가 97~98%로 높지만, 방사선 피폭이나 비용
부담이 있어 1차 검사로는 시행하지 않고, 2차적으로 폐암이 의심될 때 시행하며 조직검사나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으면
CT 검사를 시행한다.
-저선량 흉부 CT가 지난해 국가 검진 항목에 포함됐다 그렇다. 지난해부터 만 54~74세 매일 한 갑씩 30년(두갑씩 15년)간 담배를 피운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매년 저선량 흉부
CT검사를 해준다. 검사 대상은 대규모 연구를 바탕으로 정해진 것이다.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시행했더니 사망률이 20% 낮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검사를 통해 폐결절이 발견 되면 이중 2~5%가 진짜 폐암이다.
조기에 찾아내면 수술을 통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폐암은 고령에서 잘 생기는 암이다. 국가 암검진 대상자가 아닌 75~80세
노인 중 개인적으로 흡연을 많이 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개별적으로 1년에 한 번 저선량 흉부CT를 받기를 권한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 비용은 10만원 정도다.
-폐암이 암 사망률 부동의 1위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폐암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조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 증상이 생겨 3~4기에 늦게 발견된다.
늦게 발견되면 그만큼 치료가 안되고 사망률이 높아진다. 지난해부터 국가 폐암 검진이 시행됐으므로 조기 발견율이
높아질 것이고 향후에는 사망률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폐암 수술은 언제까지 할 수 있나? 환자의 나이나 동반 질환 등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폐암 3기 초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다. 1~2기는 수술이 확실한 치료 방법이며 3기 초에는 수술 전에 항암방사선 치료를 먼저 해야할 수 있다. 3기 말부터는 수술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1기 초에는 수술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돼 추가 치료를 안할 수 있다. 2기 이상이라면 항암·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흉부외과 폐암 수술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 폐암 수술 역시 최소침습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원래 폐암 수술을 하려면 옆구리를 20~30cm 절개하고 갈비뼈를 벌린
상태에서 폐를 도려냈다. 1990년대 부터 흉강경이 도입되면서 현재는 폐암 수술의 80~90%를 2~3개 구멍 뚫어 흉강경을 삽입해
수술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로봇을 폐암 수술에 적용하기도 한다. 폐암은 70대 이상 환자가 많기 때문에 최소침습 수술을
하는 것이 장점이 많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적다. 과거와 달리 수술 후 케어도 전문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통증 조절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폐렴 방치를 위한 처치 등을 통해 수술 후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낮아졋다.
-폐암은 면역항암제 등 좋은 약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폐암은 특정 유전자에 대한 표적을 바탕으로 개발된 표적치료제가 여럿 나와 있고 효과도 좋다. 면역항암제도 폐암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해 암 세포를 없애는 약제다.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부작용 없이 생존
기간을 늘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므로 향후 폐암에 주된 치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폐암 예방법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은? 폐암은 일단 걸리면 치명적이다. 폐암은 원인이 흡연으로 비교적 명확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즉시 금연을 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 배기가스, 요리 매연 등 미세먼지 흡입을 피해야 한다. 면역력을 올릴 수 있도록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여성들은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50대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의사와 상의해
저선량 CT를 한번쯤 찍어볼 것을 권한다.
조덕곤 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흉부외과 주임교수이자 폐센터장을 맡고 있다. 대한폐암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