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족산[三足山] 930m 강원 홍천
산줄기 : 홍천북기맥
들머리 : 두촌면 자은리에서 괘석리를 잇는 달음재
위 치 강원 홍천군 두촌면
높 이 930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이름 없는 비슷한 높이의 세 봉우리... 홍천 삼족산(930m)
삼족산은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에 있는 해발 약 930m의 산이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백두대간과 이별한 한강기맥이 서쪽으로 산줄기를 뻗어간다. 이 산줄기는 계방산을 지나 청량봉(1052m)에서 다시 북쪽으로 한줄기 곁가지를 일으키니 이 산줄기가 춘천지맥이다.
춘천지맥은 응봉산 백암산 소뿔산 가리산 대룡산 연엽산 등의 명산을 일으킨 후 의암호를 지난 북한강에 산줄기를 내린다. 이 춘천지맥의 큰 가마봉과 소뿔산 정수리를 지나 작은 가마봉을 향하던 산줄기가 1076m봉에서 남서쪽으로 곁가지를 뻗어 내린다. 다시 이 산줄기는 달음재에서 숨을 고른 후 남서쪽 삼족산으로 솟구치고, 쉬인재와 고석산을 지나 굽이굽이 절경을 자랑하는 용소계곡과 홍천강에서 산줄기를 마감한다.
삼족산의 들머리는 홍천군 두촌면 괘석1리의 달음재 고갯마루. 408번 지방도로가 통과하는 고갯마루에는 홍천군에서 세운 '소뿔산 산행안내도'와 '괘석리 꽃동산' 알림판이 자리한다. 10년 전 소뿔산 산행 때만 해도 먼지가 펄펄 날리던 비포장 길이 지금은 말끔히 포장되고 꽃동산이 조성되었다. 2004년 봄 연산홍 600주, 자산홍 400주, 백철쭉 200주, 산벚 13주, 느티나무 등을 심어 조성한 꽃동산은 어느덧 제대로 자리를 잡아 해발 700m 고갯길을 홍천군의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꽃동산의 명소로 변모시켰다.
고갯마루에서 소뿔산과는 반대 방향인 남서쪽 절게지를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뒤이어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산악회의 표지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 산길은 매미소리, 풀벌레소리가 요란하다. 참나무가 시원한 숲 차양을 드리운 산길을 풀 향기에 젖어 휘적휘적 오르노라면 어렵지 않게 삼족산 첫 봉우리에 올라선다.아름드리 소나무 몇 그루가 산군들을 반기는 첫 봉우리에는 정상석이나 팻말 등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능선길을 이어 둘째봉을 향한다. 5분 거리인 둘째봉은 참나무가 숲을 이룬 삼거리 갈림길이다. 다시 동남쪽으로 조금 내렸다가 오르는 셋째봉은 풀과 넝쿨로 뒤덮인 바위봉, 가지고 있던 고도시계로 엇비슷한 높이의 세 봉우리 중 어느봉이 진짜 정수리인지 분간이 어려워 궁금증을 더했다. 다시 동남쪽으로 산길을 이어 지도상의 908.4m봉에 이른다. 헬기장이다. 참나무와 싸리나무가 어른 키 높이로 자라 숲을 이루고 있다. 풀을 헤쳐 삼각점을 찾아낸다. '어론 435 2005 복구'.
동남쪽으로 광암리와 백암산이 다가들고 서쪽으로는 가리산의 묘한 산세가 한 폭의 그림으로 떠오른다. 무성한 풀을 헤치며 둘째봉으로 되돌아가는 산길에는 초롱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솥뚜껑처럼 큰 우산나물이 밭을 이루었다. 또한 장마철이라 울창한 수림은 각양각색의 숱한 버섯을 키웠다. 노랑망태버섯이며 맛이 뛰어난 꽃송이버섯, 벚꽃버섯, 황금무당버섯 등 형형색색의 버섯들이 제각각의 자태를 뽐내며 버섯왕국을 만들었다.
되돌아온 둘째봉에서 서쪽으로 한동안 느긋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노송 두 그루가 이정표로 지킨 삼거리에서 왼쪽(서남쪽)으로 방향을 바꾼 능선길을 따라 쉬인재에 내려선다. 삼족산과 고석산의 경계를 이룬 쉬인재 고갯길은 개암벌을 이어가던 오랜 세월의 산길이었으나 지금은 사람이 전혀 다니지 않는 이름뿐인 옛길이다. 이곳부터는 능선길이 달라진다. 삼족산 능선길은 넓고도 느긋한 흙길이었으나 고석산은 더러 바위가 가로막는 좁은 길이다.
이어가는 산길에서 가로막는 바위를 만난다. 오른쪽으로 돌아 전망바위에 올라서면 분지를 이룬 개암벌과 굼넘이마을이 전쟁의 참화를 피할 수 있는 천혜의 길지로 굽어보인다. 양 절벽의 칼날능선을 이어 이윽고 고석산 정수리에 닿는다. 철쭉나무와 사리나무가 빽빽이 자란 넓지 않은 고석산 정상 둘레로 울창한 참나무가 숲을 이루었다. 싸리나무를 이리저리 헤쳐 삼각점은 찾았으나 너무 낡아 글씨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고석산의 조망은 아름다웠다.
멀리 서쪽으로 가리산의 묘한 산세가 푸른 하늘 흰구름과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낸다. 빡빡한 일정이라 아쉬움을 털고 다시 능선길을 이어간다. 고석산의 산길은 참으로 유별했다. 흡사 칼날을 연상케 하는 좁디좁은 양 절벽 능선길이 길게도 이어진다. 한겨울 눈이 내리고 얼면 무척이나 위태로운 산길이다. 이 좁은 산길에 길짐승의 덫이 놓여 있었다. 한개, 두개, 세개...놀랍게도 스물이 넘는 정교한 올무가 산길에 촘촘히 설치되어 있다. 아직도 이 같은 밀렵을 저지르는 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594m봉을 300m쯤 못가서 능선길이 갈라진다. 이곳에서 정남쪽으로 내려가는 급경사는 망밭 쪽의 계곡으로 내려서며 용소계곡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으나 험한 계곡길을 힘들게 걸어야 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서쪽)으로 뚜렷한 능선길을 이어가면 594m봉에 이른다. 이곳에서 다시 산길이 갈라진다. 남쪽 능선길을 길게 내려가면 수태마을 동쪽의 폐농가로, 동쪽(오른쪽) 능선을 이어서 내려가면 수태마을 서쪽에 놓인 다리로 내려선다.
다리를 건너 괘석2리 농가에 들러 이곳 주민을 만난다. 고생이 많겠다며 권하는 김치와 한잔의 소주에는 여전히 넉넉한 농심이 남아있다. 홍천강을 향하는 용소천을 따라 굽이굽이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면 버스가 정차할 수 있는 연안이씨 재각에 도달한다. 대용문과 위용제의 현판이 달린 재각 앞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워 종주산행의 뒤풀이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산행길잡이
달음재-(55분)-삼족산 2봉-(15분)-헬기장-(15분)-삼족산 2봉-(1시간30분)-고석산-(1시간30분)-용소계곡-(30분)-연안이씨 재각
삼족산-고석산 종주산행의 들머리는 홍천군 두촌면 괘석1리 달음재 고갯마루이다. 408번 포장도로변에 '소뿔산 안내도'와 '괘석리 꽃동산' 알림판이 보인다. 소뿔산과 반대 방향인 남서쪽 절개지를 올라가면 뚜렷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리한 삼족산 1봉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5분 거리에 2봉이 있고, 동남쪽 능선길로 내려섰다 오르면 덤불로 뒤덮인 바위봉 삼족산 3봉에 오른다. 어느 봉에도 정상석이나 팻말이 없어 정확한 정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3봉에서 동남쪽으로 500m 지점은 옛 헬기장에 삼각점이 있는 908.4m봉이다. 이곳에서 되돌아와 제2봉인 삼거리에 이른다. 동남쪽으로 능선길을 이어가면 쉬인재에 내려서고, 이곳에서부터 좁아지는 산길을 따라가면 낡은 삼각점이 있는 고석산 정수리에 도달한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가리산의 산세가 조망된다.
하산은 고석산에서 서남쪽으로 잡는다. 양 절벽의 긴 능선길을 이어가면 594m봉 300m 못미처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오른쪽(서쪽) 길을 이르면594m봉에 도달하고, 다시 이곳에서 남쪽 또는 서쪽 길을 따르면 용소계곡에 내려선다. 지름길은 서쪽이다. 날머리 폐농가에서 시멘트 포장길을 따르면 연안이씨 재각에 닿는다. 달음재~삼족산~고석산~용소계곡을 잇는 종주산행은 5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서울-홍천=동서울종합터미널(ARS 02-446-8000)에서 1일 46회, 상봉터미널(ARS 323-5885)에서 1일 33회 운행한다. 요금은 8,700원.
들머리 달음재와 날머리 괘석1리는 홍천읍의 택시를 이용한다. 안내산행의 경우 들머리 달음재에서 하차가 가능하고, 날머리 용소계곡 입구는 연안이씨 재각까지 버스 출입이 가능하다.
*잘 데와 먹을 데
들머리와 날머리에 식당과 숙박시설이 전혀 없다. 달음재로 갈라지는 44번 국도에 백두산휴게소와 가리산 입구에 가리산막국수(033-435-2704) 등의 식당과 민박이 다수 있다.
글쓴이:김은남 1943년 포항에서 태어났다. 은행지점장을 지냈으며 92년 계간 <시세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조집 <산음가1,2,3>, <시조시인산행기>, <일천산의 시탑1,2>를 펴냈다. simsanmunhak@hanmail.net
참고:월간<사람과산> 200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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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