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1229. 노마드 인생 (241123)
요세비
여행을 다니며, 배낭 하나 지고, 낯설고 외진 곳에서 작은 텐트에 의지해서 몇일을 살아보면 어떤 윤리나 관습도 환경과 생존을 넘어 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생존이라는 현실이 죽음과 맞닥뜨렸을 때 우아하게 보이는 사치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 배고픔, 외로움과 불편함과 부족함, 극단적으로는 죽음 앞에서 우아하게 죽을 수 있다면 신의 경지가 아닐까?
여행에서는 늘 부족하다. 대용품에 의미를 붙이거나 실용성을 부여한다. 그렇게 작은 것 하나도 하나의 의미만 가진 것은 없다.
노마드 삶에서 최소의 짐을 지고 가야 하기에 다용도가 필수이며, 편안함을 위한 과소유는 금물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야 하고 적응해야 하고 즐겨야 한다.
모든 수단을 생각하는 것, 지혜라고 하는 궁즉통, 임기응변이 발달하고 공유하며, 나누면서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런 것을 가난이라 한다. 가난하면 공유할 줄 알게 하며 나눌 줄 알게 하며 그러므로 사랑할 줄도 알게 된다.
부자는 모든 것을 갖추고 살기에 남에게 부탁할 일도 나누어야 할 일도, 없다. 그러므로 이웃과 잘 지낼 일도 사랑할 일도 없다. 그러다 보면 독립적으로 살게 되고 이웃이 없게 되고 인사도 안하게 된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기가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 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 말의 의미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의 속성상 나누지 못하는 사고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 되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안되면 되게 하려는 지혜를 터득하며 사는 것,
정착민들에게서 보다 유목민들에게서 더 많은 지혜가 생긴다는 것을
여행을 다니면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