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시 청양구에서 작은 그래픽 어시스턴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을지로에서 디자인과 인쇄를 하면서 단순작업들을 주로 중국에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인쇄관련 시장조사와 청양 사무실 방문을 위해 배를 타고 청도에 방문하게 됐습니다.
아래 내용은 처음 배를 타고 해외를 나가게 된 필자의 작은 경험들을 회원들과 단순 공유하기 위함이니 졸필이나마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1. 페리타고 중국가기?
인천-청도를 왕복으로 운행하는 ‘골든 브릿지 5호’ 페리는 약 3만톤 급으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총 층수는 7층이나 여객실은 상단 3개층을 사용하며 1층,2층은 주로 객실이고 3층은 식당 및 부대시설, 전망대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단은 컨테이너 운송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출항일은 인천-화,목,토요일 오후 5시이고, 청도-월,수,금 오후 4시입니다. 승선은 1시간 전에 시작되며 ‘따이공’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주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배삯은 위동페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저는 2등실을 사용했는데 약 50개 침상으로 2층 침대가 빼곡히 들어서있지만 무척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편입니다.
2. 승선
화요일 오후 2시 급히 하루 일정을 오전에 정리하고 급히 침을 챙겨 동인천 행 1호선을 탔다. 원래 해외 출장시는 큰 하드케이스 트렁크를 이용하는 편인데 배는 처음이라 짐을 최대한 줄여 배낭 하나와 옷꾸러미 가방 하나만 준비를 했다. 혹시나 배에 침구가 없을까봐 여차하면 베개로 사용할 참이였는데 기우였다. 깨끗하게 세탁된 시트와 담요, 베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아무튼 약 1시간 30분을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에 도착해서 앞쪽으로 내렸는데 무척 지역사회 친화적인 역사를 빠져나가질 못해 몇 분을 헤매인 후 택시를 타고 2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비는 약 2300원 시간은 약 5분 정도?
원래 계획은 3시 즘 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 터미널 앞에 있다는 이마트에서 중국직원들 선물을 구입하려했는데 늦은 도착으로 인해 급히 예약해둔 티켓을 카드로 구매하고, 터미널 이용료를 내고 선상비자 신청서에 사인을 했다. 티켓팅을 마무리하고 터미널을 둘러보자니 여객들로 인해 터미널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였다. 공항과는 사뭇 대조적인 풍경으로 인해 잠시 당황했지만 곧이어 출국 수속이 시작됐고 터미널 측의 배려인지 일반 여객을 우선 줄을 세워 출국수속을 시작했다. 엑스레이를 통과하고 출국심사를 거치자 좌우에 면세점이 있었다. 좌측의 면세점은 주로 화장품과 향수, 특산품을 판매했고 우측의 면세점은 술과 담배만 판매하고 있었다. ㅋㅋ 웃음이났다. 정말 실용적인 상품들(화장품의 경우 10불 미만의 미사 제품들이 즐비했다. 공항에서 보던 지갑 떨리던 그런 상품들은 없고 무척 실속적인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참고하시라-)을 선물용으로 몇 개 구입하고 중국에서 필 담배 한보루(15불)를 구매해서 승선을 위한 버스에 탑승하게 되었다.
면세점에서 마냥 시각을 지체해서인지 일반 여객들은 먼저 버스로 출발을했고 나는 상인들과 함께 버스에 탑승을했다. 약 3분? 드디어 배앞에 도착해서 그 위용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배에 올랐다. 오르자마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여객층으로 올랐고 내 객실인 302호는 여객층 2층에 있었다. 예쁘장한 한중 승무원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어렵잖게 해당 객실을 찾았는데 배의 맨 뒤쪽에 선실이 있었다. 선실은 약 50개의 2층 침대와 14인치 삼성TV가 전부였다. TV? 국제선에 웬TV?-한국 모든 공중파와 중국 TV 몇 개 채널이 24시간 방송되고 있었다. 위성이겠지? ^^.
아무튼 내 침대를 확인하고 일단 짐을 내려놓고 그간의 긴장을 풀기위해 갑판으로 나가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아직 3월이라 바닷바람은 무척 차가웠지만 처음 타본 여객선의 향기에 취해 마냥 즐거울 다름이었다. 다시 객실, 어느새 약 반나절의 여객생활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여객들이 모습이 분주했다. 츄리닝을 갈아입고 양말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고 객실내 통로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TV를 보거나 얘기들을 나눴다. 어떤 상인은 허겁지겁 짐을 챙겼던지 매우 익숙한 솜씨로 가방에서 테이프를 꺼내어 재포장을 하곤 했다. 상인들은 대부분 모모무역회사에 적을 두고 팀을 갖춰 영업을 하고 어떤 이는 부부 둘이 소규모로 무역회사를 꾸린 경우도 있었다. 나름 단순하게 운송업만 하시는 분도 있었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들이 전개되고 있었다.
나도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고 안내데스크에 가서 슬리퍼를 얻어오는 재치도 발휘했다. ^^ 그렇게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질 즘 6시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식사시간이다. 오전에 급히 업무르를 처리하느라 점심을 대충 때웠으니... 3층에 있는 식당엘 갔다. 메뉴는 3가지 가격은 6천원 통일이였다. 배급식으로 준비했고 워낙 먹이를 가리지 않는 습성이라 제육덥밥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입구에 있던 매점에서 에스프레소를 한 잔 시켜 테이블에 앉았다. 대부분 상인들이라 그런지 식당이나 매점 이용객은 무척 적었다. 상인들은 거의 여행비를 아끼기 위해 준비한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다. 아직 배는 도크에 머물러 있었다. 간만의 차이로 배를 도크에 끼워 수위를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인천엔 큰 배들이 들어오기가 어려운 것 같았다.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렸다.
이제 해는 저물고 서해엔 어둠이 찾아왔다. 갑판은 더욱 추워졌고 이제 담배 한 대 빨기도 버거웠다. 배를 둘러보니 여기저기 금연 판넬이 붙어있긴한데 ㅎㅎ 흡연자들의 천국이다. 대부분의 로비에 재떨이가 마련되어 있고 블록과 블록사이 임시 휴게실도 몇 곳 눈에 띄였다. 담배를 피기위해 화장실 신세는 지지 않아도 될 듯했다. ^^
8시즘 선상비자 신청자들을 안내데스크로 모아 헬퍼의 도움으로 비자신청서에 기재를했다. 나는 xx전기회사의 직원으로 중국비자를 신청하는 모양새였다. 재밌었다. 그러다 아차, 비자를 신청하려면 사진이 한 장 있어야했는데 미쳐 준비하지 못했다. 물어본 즉 하선을 해서 중국 터미널에 가면 20위안에 사진을 찍어준다고했다.-난, 한국 지하철에 있는 즉석사진기를 생각했는데 폴라로이드였다. ㅋㅋ.
침대칸은 작았다. 상대적이겠지만 내 몸무게가 3단위라 그런지 약간 작은 느낌이였다.^^; 또한 따로 짐을 둘 곳이 없어 발 아래, 머리 옆에 각각 하나씩 뒀다. 그냥 자물쇠가 있는 큰 트렁크를 준비했었으면 좋았을 걸. 침대칸 안에는 10촉 형광등 작은 선반이 있었다. 형광등엔 110V용 작은 소켓이 있었는데 만약 선내에서 전기를 이용할 생각이라면 필히 110V용 소켓을 준비해야 한다. 나도 PMP를 가져갔는데 충전은 이용하질 못했다. 참고하시라-
3. 하선
아침 8시, 식당 운영시간을 알리는 방송을 듣고 잠에서 깼다. 밥이다. ㅋㅋ 씻지도 않고 얼른 식당엘 갔다. 아침은 4천원이고 빵, 밥 등 푸짐하진 않았지만 가볍게 때우기 좋았다. 얼른 창가에 앉아 식사를 하고 세면을 하고 하선 준비를 했다. 아참, 선내에 뜨거운 물이 제공되므로 컵라면이나 인스턴트 제품이용이 가능하다.
하선도 일반 여객을 먼저 줄을 세워 내리도록 배려했다. 배를 내려 차장이 있는 구내 버스를 타서 터미널에 도착했다. 비자가 있는 여객의 경우 바로 심사대를 통해 터미널을 나갈 수 있고 선상비자를 신청한 나 같은 경우 이민국에서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했다. 특히 나는 사진이 없는 관계로 먼저 폴라로이드로 촬영을 하고 위동 직원의 도움으로 비자신청서를 접수하고 몇 분 후 20불(반드시 미화로 준비를 해야함)을 내고 비자를 받았다. 입국심사대를 거친 후 마중 나온 직원들과 조우를했다.
4. 나의 첫 승선기!
처음 승선이라 사실 걱정이 조금 있었다. 깨끗할지 멀미를 하지 않을지? 코고는 소리로 인해 잠을 설치진 않을지 또한 도난 등. 하지만 모두 기우였다. 무척 깨끗했고 배가 커서인지 무척 안락했다. 또한 선내 안내데스크 앞에 사물 보관함이 있어 소지한 귀중품은 맡길 수 있었다.
한가지, 17시간의 긴 여행은 비즈니스를 위한 출장엔 맞지 않는 것 같고, 나의 사무실이 있는 청양까지 이동거리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여유롭게 출장이 가능한 경우 위동페리는 또 한 가지 재미를 제공한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무척 예쁘고 친절한 위동페리 승무원들과 객실에서 중국 관련 많은 정보를 늦은 시각까지 제공해주신 ‘따이공’ 분들께 감사와 성공을 기원합니다.
첫댓글 ^^
저도 한번 타보고 싶네요 아주 좋은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