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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직전에 진행했던 듀어든 스타인터뷰 2편 입니다. 듀어든 스타인터뷰 2편에서는 그의 한국 생활과 개인사에 대한 질문들과 네티즌들의 재미있는 질문으로 한층 더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글을 읽는 건 자신이 있는데 말하는 건 아직 자신감이 없다"
"아내와 영어·한국어 섞어서 대화, 부부싸움을 할때는 각자 모국어로"
"한국 축구 글 쓰게 된 계기는 영국 유학 중인 서형욱씨가 제안해서"
"축구협회에서 제안 들어오면 일할 의향 있다. 그런 제안이 올까요?"
"UFC 회장과 닮았다고? 음...진짜 닮은 사람은 하네만 미국 골키퍼"
"김밥천국, 참치 김밥 가격에 비해 참치 너무 적어 불만"
"소녀시대 매력 있어…영국서도 인기 끌 것. 최근 광고 너무 많아 걱정"
"삼겹살은 항상 좋아. 불판에 여러가지 넣어서 구워먹는 분위기가 좋다"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하기 직전 만났던 존 듀어든. 듀어든은 질문지에 적힌 한글을 보고 척척 읽어가면서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영국 국적으로 한국에 사시는 것에 대해 불편함은 없으신가요? 그리고 한국 국적 취득에는 관심이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 (최영근)
불편함은 전혀 느낀 적 없다. 한국 국적 취득은 아마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으실 것 같다.(웃음)
▶진짜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최근 남북문제 때문에 대한민국 토박이들도 긴장되는게 사실인데,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에서 생활하기 겁나지는 않는지요? (박상현)
요즘 영국에서도 한국 소식이 헤드라인으로 보도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어머니가 처음으로 내 걱정을 하셨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씀드렸다. 남북 문제나 정치 문제 등은 사실 별로 관심이 없다.
▶한국에 오신지 꽤 된 걸로 아는데 한국말은 어느 정도 하시나요? (조현영)
한글을 읽는 건 자신이 있는데 말하는 건 아직 자신감이 없다. 글 쓰는 것도 시간이 너무 걸려서 그렇지 곧 잘 한다. 물론 틀리긴 하지만(웃음) 한국어 공부? 당연히 어렵다. 어느 수준에 올라오면 공부를 더 해야하는데 너무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와이프하고 의사 소통은 어떻게 하나? (네이트)
(듀어든은 한국인 와이프와 결혼을 했고 슬하에 딸이 한명 있다) 80%는 영어, 20%는 한국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부분 부분 섞어서 사용하다보니 답답할 때도 있다. 부부싸움을 할때는 서로 각자 모국어로 한다.(웃음)
▶취재할 때 언어 문제로 불편한 점은 없나? 예를 들어 한국선수들과 인터뷰 할 때라든지.(네이트)
최근 황선홍 감독과 인터뷰를 할때는 모두 한국어로 진행 했다. 내 한국어가 완벽하면 모든 것이 좋겠지만 한국어로 인터뷰를 해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물론 모국어인 영어로 하는게 편하긴 하다.
▶한국축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매력은? (강정호) ▶너무 질문들이 재미위주인거 같은데 듀어든씨가 어떻게 K리그 기사를 쓰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듀어든님은 한국 분도 아닌데 우리나라 다른 기자분들보다 더 개념있고 더 논리적인게 신기함 (박경도)
영국에서 포포투 잡지에 내 글이 연재되고 있었는데 영국 유학 중인 서형욱씨가 잡지에서 내 글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한국 축구 관련 글을 써보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서 글을 쓰게 됐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엠파스의 토탈사커에 칼럼을 계속 보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듀어든씨에게 한국축구협회에서 제의가 들어온다면! 할 의향이 있나요? (김민혁)
어떤 제의인가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제의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한국이 만약 8강에 진출한다면 잉글랜드와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요.. 한국이 과연 대회때마다 8강 근처에서 좌절하는 잉글랜드를 맞아 다시한번 좌절시킬 수 있을지...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듀어든님의 솔직한 마음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유화정)
월드컵과 관련해서는 잉글랜드에 대해 큰 애정은 없다. 아마도 잉글랜드 극성팬들이 매번 월드컵 기간 동안 사고를 치다보니 월드컵에 대해 안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다. 한국과 잉글랜드가 붙는다면 누가 이기든 큰 상관은 없다.
▶잉글랜드 쪽에서 한국팀에 대한 정보를 요청해온다면 그때는 뭐라고 해줄건가?(네이트)
요즘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조심하라고 얘기해 줄 것이다. 특히 8강에서 만난다면(웃음)
(하지만 한국과 잉글랜드는 아쉽게도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나란히 8강에 올라가더라도 만날 수는 없는 대진이었다.)
듀어든은 곤란한 질문도 넘기는 법 없이 모두 답변하는 성의를 보였다.
▶머리 길러볼 생각은 없으세요? (심형수) 길거리에 대머리 외국인이 보이면 모두 다 듀어든씨 같아요. 저는 어쩜 좋죠? (이용주)
(단호하게)없다.
듀어든은 헤어스타일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팬들이 길거리에서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외국인을 보고 자신과 착각해서 '듀어든을 어디서 봤는데 이렇더라'라는 댓글에 대해 자신이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령, 듀어든이 캐러비안 베이에서 여자에게 작업을 걸었다는 둥, 상암경기장 근처에서 줄넘기를 했다는 둥 네티즌들의 고발성 폭로에 대해 절대 자신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모두 머리가 벗겨진 백인 남성을 듀어든으로 오해해서 빚어진 일들이라고. 듀어든은 아직까지 캐러비안 베이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무릎이 아파서 줄넘기도 할 수가 없다고.
닮은 꼴 이야기가 나온 김에 듀어든과 미국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이 닮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고 했더니 관심을 보였다. 직접 스마트폰으로 데이나 화이트 회장의 사진을 찾아서 보여줬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생각했을 때 누구와 가장 닮았다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국가대표 골키퍼였고 울버햄튼 골키퍼인 마커스 하네만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자신과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와 닮지 않았냐고 되물어왔다. 옆에 있는 조건호씨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고 해맑은 표정으로 해명했다.
▶길거리를 가면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편인가? 또 팬들이 아는 척을 해주면 좋은가? (네이트)
경기장에서는 알아봐주는 분들은 많다. 칼럼 잘 보고 있다고 악수도 하고 격려를 해준다. 홍대 같은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지만 다른 동네에서는 그다지 없는 편이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저를 보고 자기들끼리 '듀어든 맞지?'라고 소근거리면서 머뭇거리고 있는 적이 많은데 제가 어떻게 해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저 듀어든 맞아요'라고 내가 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먼저 건내면 당연히 좋다. 사인도 해줄 용의가 있다.
▶블랙번 팬으로서 시어러에 대한 감정은? (박민관)
시어러의 전성기 때는 그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 블랙번 스타였으니 두 말 할 것이 있나. 시어러가 찬스에서 공을 잡으면 놓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실제로 놓친 적도 없었다. 블랙번을 떠나고 나서는 무척 싫어했는데 다 지나간 일이고 이제는 좋은 기억만 남아있다.
(블랙번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이끌어낸 시어러는 96년 세계 이적료 기록인 1,500만 파운드를 받고 뉴캐슬로 이적해 블랙번 팬들을 실망시켰다.)
▶블랙번의 열혈팬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블랙번 축구를 좋아하고 지금까지 블랙번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선수들중에서 어떤 선수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best 3 를 뽑아주세요. 그리고 듀어든씨가 블랙번의 스카우터라면 블랙번 단장 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한국인 선수는 누구인가요? (허정우)
당연히 앨런 시어러. (선수 한명을 작게 이야기했다가 한국 팬들이 잘 모를 것 같다고 혼자 이야기를 하다가) 대미안 더프, 콜린 핸드리. (아까 말을 꺼내다 만 선수의 이름을 되묻자) 나에게는 캐빈 갤러거가 최고다.
▶캐빈 갤러거? 처음 듣는 선수인데?(네이트)
92년부터 99년까지 블랙번에서 뛴 선수인데 아마도 한국 팬들은 잘 모르실 것이다.
▶듀어든에게 김밥나라란? (이상우) 평소 칼럼에서 김밥천국을 가지고 비유를 하시는데 실제 김밥천국은 어느 정도 가시는지, 또 거기서 추천할만한 메뉴는?(네이트)
육개장을 많이 먹는 편이다. 김밥 가격이 1,500원으로 올랐고 참치김밥은 2,500원이나 된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참치가 너무 조금 들어있어 불만이다.(웃음)
▶듀어든씨에게 소녀시대란? (최선일)
그들의 아주 진정한 팬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좋은 팝 음악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다른 그룹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9명 각자가 발산하는 에너지가 특이하고 매력이 있다보니 잉글랜드에서도 관심을 끌 수 있지지 않을까.
소녀시대는 각 멤버들이 모두 한파트 씩이라도 노래를 하고 참여하는게 좋은 영향을 줬던 거 같다. 다만 최근에 광고를 너무 많이 찍어서 걱정된다.
▶소녀 시대 멤버중에 누가 젤 좋나요? 힘들겠지만 딱 한명만 고르라면. (윤근)
유리(단 한번의 주저함도 없었다.)
▶이번 원더걸스앨범에 대해 혹평을 주셨는데... 소시 빠라서 그런건가요 아니면 팬으로서 진심어린 비판이었나요. (강상욱)
원더걸스 노래 중 '소 핫'은 좋았다. '노바디' 보통이었고 최근에 발표한 노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원더걸스의 팬은 아닌 것 같다.(웃음)
듀어든은 TV에서 음악프로도 곧잘 본다고 한다. 다만 축구에 대한 비유를 하기 위해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를 거론 한 것일 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걸그룹들 멤버들을 구분하냐는 질문에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멤버는 이름과 얼굴을 구분하지만 다른 걸그룹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요즘에는 카라가 대세라는 말에 앞으로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듀어든은 확실히 외국인이었다. 손에는 한국 신문 대신 영자 신문을 들고 있었다.^^
▶듀어든에게 최원창이란? (이광호)
축구장에서 몇번 만나본 적은 있다. 만날 때마다 저에게 잘해주시는데 특별히 더 할 말은 없다.
▶듀어든에게 삼겹살이란? 그리고 위닝 잘하신다고 하던데 주로 무슨 팀을 고르시나요... 듀어든씨도 상대방과 할때 레알고르기 없기하는지요. (김용재)
삼겹살? 항상 괜찮다. 지금까지 맛없는 삼겹살은 없었던 것 같았다. 불판에 고기와 함께 마늘, 상추, 김치를 같이 넣어서 구워먹는 분위기가 좋다.
내 글을 번역해주는 조건호가 호주로 간 뒤 부터는 위닝을 할 기회가 없었다. 우리는 항상 2년 전 버전으로 경기를 한다. 한국, 블랙번, 잉글랜드를 주로 고르는데 레알, 바르셀로나는 서로 고르지 않는다. 내가 잉글랜드를 선택하면 숀 라잇 필립스로 매번 조건호를 이겨왔다. 2년 전 위닝 버전에서는 숀 라잇 필립스가 최고인 것 같다.
▶평소 즐겨먹는 한국 음식은?(네이트)
김치찌개, 부대찌게, 감자탕, 육개장. 아! 회덮밥도 좋아한다. 회도 물론 좋아하고.
▶맵고 짠 한국음식이 처음 도전했을때 어려움은 없었나?(네이트)
전혀. 이상하게도 한국음식이 처음부터 내 입맛에 잘 맞았다. 한국 음식 중 못 먹는 음식은 없는 것 같다.
▶팬들이 듀어든과 삼겹살 파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할 의향이 있나?(네이트)
물론 좋다. 하지만 독자들이 실제로 나와 만나면 생각보다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까봐 그것이 걱정이 된다.
▶듀어든님의 솔직힌 축구 실력은 어느 정도 인가요? 조기축구정도? 아님 선수급.... (안상수)
영국에 있을 때는 화요일 밤, 일요일 오전에 동네에서 정기적으로 축구를 했다. 포지션은 중앙수비수. 축구는 고등학교, 대학교에서도 뛰었는데 느리긴 하지만 수비력은 있었다. 지금은 무릎이 아파서 못 뛴다.
▶국내리그나 국대 감독직 맡을 생각은 있으신지? (송혁진)
그런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코치나 감독이 되서 선수를 가르치는 방법도 잘 모르고 잘 할거라는 생각도 안든다. 하지만 아마추어 팀이나 유소년 팀에서는 선수 겸 감독으로 뛰고 싶기도 하다.
▶k리그에서 가장 좋아하는 팀은? 올시즌 우승할 것 같은 팀은 어딘가요? (김호준)
좋아하는 팀은 있지만 밝힐 수 없는 점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올시즌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리그만 집중할 수 있는 FC서울. K리그의 경우 플레이오프 제도가 있어 우승팀을 예측하기가 참 힘든 것 같다.
▶한국에서의 더 해 보고 싶은 부분은?(네이트)
일단 월드컵 시즌이니까 집중해서 취재해야 한다. 책도 쓸 계획이다. 아시아축구에 관련된 축구 비즈니스 일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구상하고 있는데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칼럼에서 몇 번씩은 거론했고 다른 매체에서도 수많은 질문을 받았던 주제를 또 물어봤다.
▶K리그가 더 성장하려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네이트)
축구경기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2만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으로 가야한다. 승강제가 시행되면 나아질 건 당연하고, 리그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야하고. 여기서 다 대답하기에는 참 어려운 질문이다. 어쨌든 상황은 나아지고 있고 점점 더 프로페셜널화 되고 있으니까 희망은 있다.
앞으로도 듀어든 칼럼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질문 수준이 이게 뭐야
제목보고 설레이네
축구협회에서 제의 할일은 없을듯. 말 잘 안들을것 같은 타입.
축협은 이런 사람은 관심 없음. 말 잘듣고 충성을 다하는 사람만 데리고 가지..
듀어든에게 최원창이란? (이광호)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