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베네치아로 만들겠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강
남은 물에 잠겼고, 올림픽대로는 앞으로도 뒤로도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이 너쳐나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 도심은 도시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상황, 침수피해를 입은 대부분이 반지하주택이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역시나 서민살리기는 눈꼽만큼도 관심없는 정부의 졸속행정에
치가 떨립니다. 어쩌면 하나같이 전시행정만 하려는지, 알고보면 이번 서울 물난리도 전시행정때문이라는 비밀, 아셨나요?
전시행정은 이미 지난 2007년 발표한 수방시설능력 향상 4개년 개획을 모방한 오세훈 시장의 중장기 수방대책에 있었습니다. 이
것은 서울시가 3년전 만든 대책이지만 이것을 실행하지 않았던 것인데요, 부랴부랴 이제서야 시작한다는 것이 그때에 뒤엎은 수해방지
대책이었습니다. 당시의 계획들이 그대로 추진되었다면 재난을 대부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은 오세훈시장이 책임을 지고 시민 앞엣
사과해야하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무엇보다도 당시의 수해방지대책과 관련해서 전시행정이라며 중단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4년간, 홍수 관리를 위한 예산은 하나도 없었으며, 2006년 이후 서울에 빗물펌프장이 단 한곳도 건설되지 않았고, 하수관로에 투자된 비용도 없었습니다. 무
엇보다도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중장기 대책 예산은 2007년 당시 계획되었던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하수관거 등을 위한
계획이 없어 졸속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습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불편함이나 재난에 대한 방재는 전혀 관심도 없이 눈에 보이는
전시행정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원인 말고 실질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모두들 알지만 말 못하는 그것
말이죠.
모두가 잘 알겠지만 4대강 공사의 가장 큰 목적은 수해방지입니다. 그
동안 수해를 입던 지역이 많으니 범지구적으로 전국적인 공사를 시행해서 물난리를 막아보고, 또한 추가적인 효과로 물을 안정적으로
보급하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폭우에 너무나 잠잠한 4대강 현장은 비단 문제가 없기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있으나 덮고,
추가비용과 지출은 있으나 말을 아끼는 것입니다. 고용에 도움이 된다던 새빨간 거짓말은 군장병 인력을 동원하면서 스스로 거짓임을
드러냈고, 태풍에도 끄떡없던 호국의 다리는 맥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4대강 공사의 문제점은 이런 문제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4대강 공사가 아니었다면 4대강에 이처럼 많은 예산이 몰리지도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거의 국가적인 차원에서 물량공세를 하는
것입니다.
각종 예산이 삭감되고 폐기되었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도, 노인들을 위한 지원금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비단 이런 예산만 삭감된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곳에서
조금씩, 또는 전반적인 예산이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갔습니다. 이렇게 빠져나간돈은 '수해방지'를 외치는 4대강으로 흘러들어갔고,
오늘밤도 4대강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4대강 전체에서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비용은 단기간에 몰릴수밖에 없고, 이러한 비용은
모두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외면당한 도심은 수해지역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기습
폭우'라는 말로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번 폭우를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103년만으로, 불과
3시간만에 261mm가 내린 강서 지역의 경우 500년 빈도로 역사상 최대 기록이라며 천재라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9월
하순을 기준으로 한 결과입니다.
하루 최대 강수량은 2002년 있었던 태풍 루사때 강원도 강릉에서 기록되었던 871mm이며 시간당 최대 강수량으로는 1998년 있었던 145mm입니다. 그
러나 서울시는 100년만의 폭우라면서 자신들도 어쩔 수 없었던 천재라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죠. 이렇게 사실을 덮으려는 모습을
보니, 전국을 기준으로 하는 4대강 공사와 관련해서는 얼마나 많은 거짓을 말하는지 말안해도 알만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4대강
공사가 완공될 경우 수해는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던 말은 또 어디로 사라졌구요, 이번 물난리가 알려주는 진실은, 실제 수해예방은
도심이나 사람이 많은 곳을 기준으로, 그리고 매년 발생하는 수해지역을 기준으로 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정부가 그토록 국민의
안전에 관심이 있다면 말이죠.
4대강 공사 졸속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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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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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폭우에 물난리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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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과 해결에 막대한 비용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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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수해
만약 4대강 공사가 아닌, 도심 수해예방 공사를 진행했다면 어땠을까요,
이미 계획이 수립되었던 2006년부터 공사에 들어갔다면 2011년 현재, 서울의 수해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한강을
정비해서 배수시설을 확장해서 잠수교가 잠기는 일도 사라질 것이고, 강남이 물에 잠겨서 반지하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의 집이 폐허가
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한번에 많은 인명피해를 내는 곳 역시 전문가들의 사전조사와 함께 산사태를
예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방치되는 산사태 지역과 도심을 보자니,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전시행정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서울시는 하수관 교체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8000억원~9000억원 가량 된다며 당장 교체하기도 힘들다고 말하지만, 4대강
공사는 수십조원도 쉽게 사용하는 것은 또 무슨 아이러니인가요.
서울시는 9000억원을 아껴서 좋을지 몰라도, 시민들은 사회적 비용을 모두 떠안고 있습니다. 이
번 폭우로 차량 4천대가량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많은 곳에서 제대로 영업을 못하면서 2차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차량이
필수적인 업무에서,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는 만큼의 피해는 모두 시민들이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나마 보험을 들어서 차량 보상을
받았다 하더라도, 반지하라서 잠긴 곳들, 보험을 들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수해를 뼈아픈 교훈삼아 보다 더 체계적인 수해예방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서울 도심의 90%를 뒤덮은 아스팔트와 산지를 중심으로 들어선 아파트들은 갑자기 내린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고, 이것은 모두 인재로 돌아왔습니다. 이
번 기습폭우로 인한 물난리는 분명히 인재가 맞습니다. 자연지반이 없어 빗물이 한꺼번에 하수도로 흐르게 만들어진 구조는 역류하는
하수도의 원인일 것이고, 지면을 모두 덮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은 직간접적인 원인이 아닐까요. 서울시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물이
흡수되지 않는 불투수 아스팔트를 선택했습니다. 물이 흡수되는 투수 아스팔트는 가격이 2~3배 비싸다는 이유로 선택되지 못했는데,
매번 갈아엎고 물난리가 난 이후 다시 설치하는 비용보다는 확실한 예방이 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이것도 해답은 아닙니다. 지
금, 한국은 기형적인 집중투자로 분산투자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예산삭감이라는 말은 '그곳에는 관심이 없습니다'라는 정부의
표현이기도 하고, 예산이 몰려간 4대강은 또다른 문제를 만든다는 사실을 보자니, 아무리 좋은 기획안도 예산이 부족해 집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오세훈 시장의 전시행정도 문제겠지만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환경파괴 4대강 공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지만 말은 못하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제쯤이면 언론이 허심탄회하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문화의 도시,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로서 서울의 현재는 오늘 보았던 물난리와 같습니다. 전시행정이 가져온 결과이자
4대강이 만든 가장 큰 피해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정부는 눈을 가리고 입을 막고 있습니다. 본
것을 못본 체 하고, 들은 것을 못들은 체 하는 것입니다. 광화문 광장이 침수되었음에도 이번 수해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하나 없었고,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이유로 수해를 직접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시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4대강 공사를
하더라도 조금만 천천히 했다면 예산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고, 실질적인 수해대책을 할 수 있었겠지요. 지금 정부는
자신들의 목적은 올바른 것이라 말하지만 그 방법과 과정에 있어서는 스스로 틀렸다고 자백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과정이 나쁘다면 그것은 이미 틀렸습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수해방지가 잘되어 도심홍수는 찾아볼 수 없는 선진국 도시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싶습니다.
원문 보기 : http://tripleaccel.tistory.com/61
첫댓글 좋은글이라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