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관문 양재역. 조선시대 한양에 들어가기 위해 이곳을 거쳐야 했고 말을 먹이는 곳이라고 해 ‘말죽거리’라 불렸다. 지금도 경기도 성남, 용인, 수원 등지에서 강남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자가용이나 버스·지하철 등을 이용, 이곳을 지나간다.
따라서 경부고속도로 양재 IC에서 빠져나와 염곡사거리에서 부터 교육개발원입구 사거리와 양재역 그리고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강남대로는 차량들로 북적인다. 게다가 서울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이 만나는 양재역은 늘 유동인구가 많다.
또한 양재역 인근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어 상주인구 역시 많다. 양재역이 대형 번화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신분당선 개통으로 새로 생긴 양재시민의 숲 역세권 역시 인근 직장인들과 주거민 그리고 가족단위나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끌면서 독특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거리상 양재역과 양재시민의 숲 중간쯤에 위치한 교육개발원입구 사거리는 강남대로를 따라 위치해 있고 강남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지만 이들 두 지역과 비교해 상권이 잠잠한 편이다.
북쪽으로는 말죽거리공원, 남쪽으로는 양재천으로 가로막혀 이들 두 지역 상권과 맞닿아 있지 못하고 인근 직장인과 상주인구 등을 대상으로 한 독자적인 생활상권이 형성돼 있다.
강남대로 라인이지만 인근 직장인 중심 폐쇄 상권
세 곳중 가장 번화한 양재역 상권은 양재법원 청사까지 입주하면서 서초동 법조타운 처럼 ‘제2의 법조타운’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법원청사 입주와 함께 변호사 사무실이 속속 모여들면서 전문 법조타운이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양재역 인근 오피스 빌딩에는 변호사 사무실 등 법조 관련 사무실이 들어 설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거 생활상권과 먹자골목이 혼재돼 있는 양재역 상권이 새롭게 대형상권으로 확장될 호재를 안고 있는 셈이다.
또 양재IC를 빠져나와 강남으로 오기 위해 처음 만나는 염곡사거리에서 양재시민의 숲역까지의 강남대로변과 이면 곳곳도 2011년 신분당선 개통과 함께 활기를 띠면서 특징있는 상권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중교통이 여의치 않아 자가용을 이용한 유동인구가 많았고 강남대로변을 따라 주변 상가들이 띄엄띄엄 형성돼 있던 곳이었지만,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밀집된 염곡사거리에서 지하철 역까지 강남대로변을 따라 직장인과 주거민들뿐 만 아니라 가족단위 고객과 연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가들이 속속 들어섰다.
특히 도로변을 따라 넓은 보행도로에 각 상점마다 테라스처럼 시설물을 설치해 외부에서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고즈넉한 상권이 특징이다.
하지만 교육개발원입구 사거리 상권은 이들 두 지역과 비교해 특징을 찾기 어렵다.
1972년 정부 출연금으로 설립한 교육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이 인근에 있어 교육개발원입구 사거리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시끄럽거나 번잡하지 않다. 지하철 역세권은 아니지만 버스 등 대중교통이 많아 접근성도 우수한 편이다.
지리적 여건 불리, 상권 연계·확장 한계
그러나 북쪽으로는 말죽거리공원, 남쪽으로 양재천이 가로막고 있어 두 상권을 잇기에는 한계가 있다. 양재역과 양재시민의 숲에 낀 교육개발원입구 사거리 상권은 인근의 직장인과 주거민을 대상으로 한 독자상권인 것이다.
그러나 폐쇄적이지만 안정적인 상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서쪽으로는 말죽거리공원이 가로막아 양재역 상권과 이어지지 않지만 북동쪽 방면은 양재역 상권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곳에는 다양한 먹거리 문화가 발전해 있다. 카페, 호프집, 중국집, 노래방에서부터 이면 곳곳에 낙지, 간장게장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들어서 인근 직장인들을 흡수하고 있다.
사거리 북서쪽은 일동제약, JVM 등 기업체 건물들이 대로변에 들어 차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식당가가 이면에 형성돼 있다. 일동제약 건물 뒤편으로 부담없는 가정식 백반집에서부터 칼국수, 한식, 일식 등 종류도 다양한 음식점이 10여곳 자리잡아 건물내에 구내식당이 있는 업체들도 많지만 점심시간때면 인근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북서쪽 일동제약 뒤편 식당가를 지나가면 말죽거리공원, 방아다리공원 등 근린공원과 함께 고급 빌라촌도 있어 배후수요가 탄탄하다.
남쪽은 양재천이 흘러 양재시민의 숲 상권과 이어지지 못했다.
남서쪽은 단독·다세대 주택지역으로 골목 골목안에 식당들이 적잖이 20여곳은 넘어 보인다. 주택지역인 만큼 마트, 식재료 상가들이 도로변에 들어서 있다.
남동쪽은 강남대로변을 따라 자리잡은 10층 안팎의 빌딩들이 먼저 눈에 띈다. 테헤란로나 강남역 주변 강남대로처럼 마천루 같은 건물들은 아니지만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특히 이면도로에도 5층 안팎의 건물들이 가득해 사거리에서 소규모 기업체들이 가장 많이 입주해 있는 곳이다.
이곳 대로변에는 양재시민의 숲역에서 볼 수 있는 주점형태가 먼저 눈에 들어 온다. 널찍한 보행도로를 따라 테라스처럼 외부시설을 만들어 밖에서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술집들이 대로변에 있다. 또 이면에도 젊은 취향의 퓨전음식점과 주점 등이 위치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성업중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사거리를 따라 형성된 대로변에 있는 상가의 경우 권리금부터가 천차만별이다. 위치 등에 따라 차이가 커 99.17㎡(실평 30평 규모)의 경우 최소 2000만원에서 1억원을 넘어서는 곳도 있다고 소개했다. 보증금은 5000만~7000만원, 월세는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이면도로의 경우는 같은 규모가 권리금 2500만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200만~250만원선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식당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고 또 주말에는 직장인들이 빠져 나가 주말 장사는 포기해야 한다”며 “한정된 수요층을 대상으로 경쟁을 벌이다 보니 상권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