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케렌시아 (Querencia)의 뜻은
피난처, 귀소본능, 안식처라고 한다.
투우장에서 소와 투우사가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소가 잠시
안정을 취하면서 숨 고르기를 하는 공간.
소가 케렌시아에 있는 동안에는 투우사는
방해나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단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케렌시아" 란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잊지 않으려고 메모를 해 두었다.
먹는 것 , 입는 것 , 듣는 것 , 보는 것.... 등등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있듯이 숫자나 혹은 단어도
맘에 드는 것이 있다.
<케렌시아>
나의 케렌시아는 어디일까?
그 무렵 그 생각을 했을 때 자주 가는 화원이 떠 올랐다.
집에서 차로 가면 5분 남짓 거리의 그곳이
나의 피난처, 안식처, 휴식처였다.
새로운 환경과 낯선 도시에서 굳건히 살아보자 했을 때
나 스스로 찾아낸 곳이 암스트롱 화원이었다.
기분이 많이 가라앉은 날, 내가 나를 위로하고 싶은 날,
혼자서 놀고 싶은 날, 낮잠을 자고 싶은 유혹이 있는 날...
그곳에 가면 꽃마음이 되고 나무기분이 되었다.
이것은 햇볕을 좋아하는구나.
저것은 그늘을 좋아하는구나.
어떤 것은 그 중간을 좋아하는구나.
꽃 이름도 알아보고 향도 맡아보고
값도 들춰 보다보면 두어시간 충분한
나의 놀이터가 되었다.
어떤 날은 구경만 하다 오고
어떤 날은 화분 몇 개 사 오고
다음에 와서 살 것도 정해 놓고 간다.
아주 가끔 무리하게 지출을 한 날은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
내가 나에게 변명도 하였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나의 케렌시아를 잃어버린다.
그 화원이 문을 닫는다는 이메일과 전단지가
우편으로 왔다.
moVing Sale로 품목별 몇 % , 몇%
나는 5월 중에 벌써 세 번이나 들렸었다.
가보면 내가 샀던 화초가 가격이 더 내려 있어서
좀 더 늦게 살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지나간 일은 어떤 이유를 붙여
내 맘을 편하게 만든다.
6월 중순에 문을 닫는다 했는데
요즘 바빠서 통 못 들렸다.
내일쯤 나의 케렌시아가 없어지기 전에
한번 더 가봐야겠다.
이제 나의 케렌시아는 어디로 할까?
제2의 케렌시아가 있긴 하다.
집 근처 호숫가 산책로의 키가 큰 나무옆의 의자와
물 가까이 넓적한 바위와도 친하다.
그런데 호숫가는 화원보다는 좀 지루하지만
그런대로 그곳도 나쁘지는 않겠다.
그러다 더 맘에 드는 케렌시아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영원한 케렌시아를 찾아가겠지 ,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귀소본능, 회귀본능이 완성될 테지 .
그 어느 날엔....
첫댓글 아직 까지는
귀소본능, 회귀본능..
훍으로 는 슬퍼요!
마음에 준비로 줄여야지...
생각은 자주 하고요 ㅎㅎ
카렌시아....꽃들
다른데도 많으니
관리 할만큼만....❤️❤️🤗💐🌹🙆💯
꽃이 주는 즐거움을
미리 끊기는
슬프지 않을까요?!!...😭
폰으로 들어오니
첫글이라
반가움에 인사 드려요..!
주무실 시간일것 같아 아침에 일어나 답글 드려요..
홈디포나 로우스 같은데도 가끔 가는데 그 꽃집만큼
정이 들지는 않더군요.
맞아요 .
벌써 영원의 케렌시아를 생각하기엔 좀 이르고
슬퍼지고 해요.
해외방에 관심은 있지만 성의를 표시 못하니
수샨님께 고맙고 또 죄송한 마음입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참으로 글을...
커렌시아의 글을 잘 쓰십니다.
거창하게도
그렇다고 내리깔면서도 아닌
그런 글을
수수하게 와 닿는
그런 글을 잘 표현해 내십니다.
나의 둥지,
나의 커렌시아~
고맙습니다
평안하게 읽어주시니 감사 합니다 .
글 올리고 일 좀 보고 와서 다시 읽어보니
틀린곳이 너무 많아 깜짝 놀라며
고쳤습니다 .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손도 둔해져서 자판도
엉뚱하게 쳐 집니다 .
고쳐가며 읽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
케렌시아가 그런 깊은 뜻이 있는 단어군요.
나의 케렌시아는 숲속 길입니다.
어디든 상관 없는데 조용하면 더 좋습니다.
아녜스님 글에 댓글을 달고 방학에 들어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저도 숲속 길을 좋아 합니다 .
명상을 할때 늘 그 풍경이 그려지곤 합니다 .
앵커리지님도 하안거에 들어 가시는지요?
방학이 짧다면 좋을텐데요.
감사 합니다
앵커리지님
영원한 케렌시아를 찾아서 먼 길 떠날 때까지
나의 케렌시아는 북한산 백운대가 멀리 보이는
북한산성 근방에 있는 예쁜 브런치 카페와
포천에 있는 산정호수랍니다
그 두곳에 가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그런데
아녜스님의 화원이 문을 닫으면 어떡해요?
또 다른 화원을 찾아야 하나요? ㅠ
오늘 아녜스님 덕분에 하나 더 배웁니다
루루님의 케렌시아는 루루님과 잘 어울릴듯 해요.
언제 가도 마음이 편한곳이 있지요?
그러게요 , 저의 케렌시아는 어디 일까요?
혹시 찾게 되면 루루님께 알려 드릴게요.
나만의 안식처, 평안을 얻는 곳.
누구에게나 있을터이고
언제나 그냥 그대로 영원한 곳일 수도,
또 더한 곳으로 마음이 옮겨갈 수도 있겠지요.
또 다른 평안의 쉼터.
케렌시아가 아녜스님에게 머물길 바랄게요.
항상, 꽃 같이 고운 향내나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린하님 어디에서도 린하님 이름이 보이면 반갑습니다 .
편안함을 주는 장소가 있고 또 사람도있는데
린하님이 그런분일것 같아서요.
제 성격이 잘 옮겨 다니는것을 못하는데
우연히 또 다른 케렌시아를 발견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좋은 나날 되세요.
나만을 위한 안식처를 찾는 노력이 보기 좋습니다. 나도 나름대로 케렌시아를 찾아 보겠습니다. 근데 저는 집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집사람이 몇년전 일을 저질러 포항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엊그제 2박3일 포항을 다녀왔습니다. 영일대근처 호텔서 지내며 아파트 입주일을 처리하고 왔습니다. 낯설고 물설은 포항서 오니 세상 내집이 바로 케렌시아였습니다.
언덕저편1님의 말씀대로 집이 제일 편하고 좋은것 인정합니다 .
저도 어디가면 빨리 집으로 오고 싶어 하거든요.
근데 집에 오면 눕고도 싶고 , 먼지도 보이고 , 티비도 봐야 하고
마음은 괜히 분주 합니다 .
언덕저편 1님의 집 이외의 케렌시아를 기대 해 봅니다 .
케렌시아를 화원으로 정하신건 탁월한 선택인것 같아요.
그러게요 정들었던 곳이 없어지는 허전함은
뭐라 표현하기 힘드시죠.
살다보면 또 나만의 케렌시아가 생길거예요.
그게 우리네 인생사 아닌가싶어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친절하고 좋았답니다 .
거칠고 땀나는 일인데도 늘 웃음짓는 얼굴을 보며
꽃과 나무가 좋아 그 직업을 택하지 않았을까
짐작도 해 보았지요..
나무랑님이 나무를 좋아하는것 처럼요 .
저는 내일 홈리스 봉사를 가는 날입니다 .
후기 한번 올려 볼까 합니다 .
암스트롱 화원 오래오래 아녜스님께 행복을 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하지만 제2의 케렌시아 호숫가 의자는
아녜스님께서 떠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그 자리에 있을테니 다행입니다.
케렌시아 저도 기억해두고 싶은 단어인데 외울 자신이 없어 잘 적어두려 합니다.
기억에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알게 되는 즐거움이 좋습니다.
암스트롱 화원이 체인점인데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
대형 매장에도 가든의 꽃과 나무 , 화분이며 용품을
다 팔고 있으니 아마 운영이 어려워 지는가 봅니다 .
저도 요즘 왜 이럴까 할 정도로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
해도네님 글을 읽고 저도 위로를 받았다니까요.ㅎㅎ
어떤때는 굳이 기억해 내려고도 안 해요 .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하면서요 , 유행가 가사네요 .
나의 케렌시아...제목을 읽고 내가 모르는 꽃이름이구나....
생각하였어요.
화원이 사라져도 가까이 호수가 있다니 그곳이 더 좋은 안식처가 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 꽃 이름 같기는 하네요 .
집 가까이 호수가 있어 산책하기 좋습니다 .
인공호수라 그리 넓은 호수는 아니어서 좀
아쉽기는 합니다 .
그곳에서도 평안을 얻어 오지요.
저도 꽃이름인가 했습니다.
꽃아줌마란 생각에서.
안식을 주던 게 사라지면
허전하지요.
대신 호숫가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으시는 모습을 연상해 봅니다.
그렇게 자기를 잔잔하게
다스리시구나 하면서요.^^
사실 꽃도 아는게 별로 없어요.
어쩌다 제가 이 카페에서 그렇게 되었나
생각을 해 보고 웃습니다 .
제가 걷는것을 좋아하다보니
집에 있는 날은 산책을 늘 나갑니다 .
근처에 산은 없고 호수와 공원이 있는데
저는 호수가 더 가깝거든요.
저 스스로를 잘 다스리는 편은 맞는것 같아요.
길위에서 만나는 풍경들이
저에겐 저의 카렌시아가 됩니다.
지금 트레일러 타이어가 플랫되어
I-40 어느 노견에 멈추어 있는데
저의 카렌시아는 어김없이 제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ㅎ
꽃의 마음 나무의 기분... 표현이
참 좋습니다.
지금쯤 타이어는 교체 되셨겠지요?
길위에서 만나는 자연이 마음자리님의
케렌시아라는것 저도 공감이 됩니다 .
예전에 북캘리에 혼자서 운전하여 다녀 볼때
좀 두렵긴 했어도 자연을 보면서 평화를
느끼곤 했습니다 .
사진이 엉겅퀴 꽃같네요 .
미국은 다 크죠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