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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30분 기상...호스텔에서 토스트와 토마토+에그(요리 이름을 모르겠음)를 시켜 먹었다.
뚱뚱한 할매가 가져다 주시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다...
목적지인 차점자버스터미널로 향한다.
호스텔에서 터미널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는 것 같다.
버스 정류소 버스 노선표를 보고 대충 동선을 때려 잡아본다.
최대한 터미널 가까이 가보고 안되면 그 근처에서 택시를 이요하기로 한다.
시내버스 4번을 타고 인민중로 근처에서 내려 그곳 버스정류소 노선도를 보니
98번 버스에 차점자버스터미널이라고 눈에 팍팍 들어온다.
터미널이 종점이다.
차점자버스터미널에서 오늘 목적지인 세계문화유산 도강언(都江堰)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낡았다...자리는 심히 골라 앉아야 할 만큼 상태 제대로다...
바닥은 침, 가래...과자봉지...휴지...각종 인간문화유산들이 널브러져 있다.
이 버스 역시 내가 그토록 힘들어 하는 자리 다 차야만 출발하는 버스였다...
이 땐 늘 이어폰을 꽂고 7080 음악을 들으며 성질을 달랜다.^^
오늘도 여지없이...버스 기사 멀티 크락션을 넘어서 트리플 크락션 작렬하신다.
앞에 접촉 사고가 나서 모두들 못가고 있는데도 연신 트리틀 크락션 집중 포화...
우리날라 덤프트럭 크락션처럼 소리도 매우 우렁차다...
"뽜방~ 뽜바-방~ 뽜방~ 뽜바-방~ 뽜방~ 뽜바-방~"
중간에 지루할까봐 비트 한 방 넣어주신다.
"쿠에에엑! 퇴이!"
게다가 중간중간 담배 한 대도 태워주신다.
많은 황당시츄에이션 기사님 보았지만 이분 지존이시다...
도강언에 도착하니 시내에 흐르는 개천의 물 규모가 엄청나다.
유속도 장난이 아닌다...급류 물 흐르듯...
시내 개천의 폭이 20여 미터 되는데 굵직한 물들이 파도를 일렁이며 흘러간다.
수리시설 세계문화유산이라더니 들어서자마자 맛보기 보여주신다.
밤에 빼갈 한 잔 잘못 걸치고 비틀비틀하다 저기서 굴렀다하면 제대로 안녕갑쇼다.
개천 옆으로 안전장치도 허술하다...도강언에 대한 이해는 안적으려고 한다.
말이 길어질 것 같다...아무튼 똑똑한 한 사람이 백성을 구한다...
지금도 그 옛날에 만든 수리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도강언 버스 터미널에서 도강언 풍경구 입구까지 약간 거리가 있어
4번 버스를 타고 도강언 풍경구 입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청두가는 막차 시간을 보니 5시라고 낡은 벽에 적혀있어 서둘러야 했다.
오후에 청성산까지 가야해서 시간이 촉박한 것 같다.
터미널 앞에는 오토릭샤들이 넉넉히 대기하고 있다.
바로 오토릭샤 8원주고 풍경구 입구까지 매연 먼지 제대로 마셔주며 달린다.
도강언에 들어서니 안에 많은 사원들이 공사중이다...
지붕 자태를 보니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듯 한데 몇 군데를 제외하곤
모조리 쇠 골조 기둥 세우고 모기장 쳐 놓은 채 공사중이시다.
도강언의 물의 규모는 상상을 넘어섰다...물 흐르는 소리가 마치 근처에 폭포가 있는 듯...
도강언에는 유람 전기차가 있던데 그냥 도보로 돌아보니 2시간이면 충분할 듯 하다.
특히 마지막으로 출구로 나가기 전에 만나는 이 건축물의 지붕은 압권이다.
서둘러 보고 도강언 입구 버스 정류소에서 바로 청성산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 요금을 몰라...버스에 올라 안내양...(안내양이라고 하기엔 좀 민망하네...50살은 되어 보이시던데)
버스 안내할매양에게 버스요금을 물어보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대충 느낌에 10원이라고 하는 듯 하여 5원짜리 2개를 드렸더니...화들짝 놀라며...
7.5원을 돌려주신다...2.5이구나...우리 할매 정직하시네...그리고 할매에게
청성산 전산(前山) 앞에 내려달라고 한자를 보여드리며 액션으로 얘기를 하니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그려주신다.
청성산은 세계문화유산인 도교의 성지이다. 산 속에 많은 도교사원들이 들어서 있다.
전산과 후산이 있는데 대부분 볼거리는 전산에 들어서 있고,
후산은 순수한 자연풍광과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있다.
시간상 케이블카를 이용한 전산만 올라보기로 한다.
안내할매양, 버스가 서더니 나보고 내리라고 한다. 버스 종점이 전산 매표소 밑이었다.
15분쯤 오르막 계단이 계속이어진다. 땀이 살짝 나기 시작한다.
1차 한계가 오기 시작할 무렵...계단이 끝이난다...착한 녀석...^^
입구에서 오를 때 산의 영험함이 느껴진다.
산 중턱에 갑자기 호수가 나타난다. 배로 건너주는데 5원이다.
그런데 배가 반대편에 정박중이다.
배표를 구입하려고 하니 그냥 왼쪽으로 걸어가도 된다고 한다...배가 반대편에 있으니 걸어가라고 한다.
허허...걸어갔다...10분만에 간다...굳이 배를 이용하지 않아도 나무 산책길로 잘 닦아놓았다.
호수 반대편에 가니 케이블카가 마중 나오신다...왕복 60원...오를까 말까 고민하다가
언제 또 오겠냐며 올라본다...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엄청난 광경을 목격한다.
말때들 십여 마리가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말들도 갸날프고 어린 말들이다...등에는 소금주머니 같은 주머니를 여러 개 싣고 숨을 헐떡이며 오른다.
말들도 힘이 든지 안오르려고 자꾸 옆으로 옆으로 새려고 한다.
말주인이 여지 없이 큰소리로 고삐를 잡아채며 오르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말들이 애처롭기 그지 없어 보였다.
한 말은 뒷다리가 주저 앉아 버린다...억지로 일으켜 세우며 때려 올려보낸다...
여기가 마지막 계단인가 보다.
끝까지 오른 말들 중 몇 마리가 다리가 풀려 디딜때마다 다리가 후덜덜, 휘청휘청거린다.
해발 1000미터가 넘은 이 높은 곳 까지 저녀석들이 짊어지고 온 것은 무엇일까?
사원의 청색 승복같은 옷을 입고 머리끝을 칭칭동여맨 그리고 수염자락 길게 뽑아주신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사원 벽을 보수하기 위한 건축재료라고 한다...대충 느낌에 회벽에 칠할 시멘트 비슷한 것 같았다.
사원 공사를 위해 매일 저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아래서 이곳 1000미터가 넘는 정상까지 산길을 오르는 듯 하다.
어린 말들이 안스럽다. 그냥 케이블카로 실어나르지...
이런저런 생각에 버스 막차 시간이 임박하여 산을 뛰듯 덜거덕덜거덕^^ 리듬으로 내려왔다.
도강언으로 가기 위해 썩어빠진 버스를 탄 시간이 4시 20분...30분 정도면 가니까 막차 탈 시간은 확보될 듯 하다.
그런데 이 놈의 버스가 두 정거장 가더니 시동을 끄고 손님을 10분이나 기다린다.
약간 조바심이 생긴다...
될거야...갈 수 있을거야...그 곳도 버스가 자리가 다 차야 가니까...다섯 시 넘어도 버스가 안가고 있을거야...
생각처럼 버스가 달려주질 않는다...도강언 풍경구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시계는 5시 5분...
순간 머리속으로는 막차를 놓쳤을 때 내가 취해야 할 액션들을 머리 속에 두 세가지 그려본다.
그냥 그림만 그려본다...갈아타든지 해서라도 어떻게든 갈 수는 있을거야...그 큰 도시 청두인데...
겨우 한 시간 걸리는데...
도강언 풍경구에 도착해서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터미널까지 다시 오토릭샤를 타본다.
쿠헤헤헤헤^^
오토릭샤에서 내리자마자...내 귀에 또렷이 꽂히는 한마디...
"청두~ 청두~ 뭐시라뭐시라...청두~"
청두가는 안씻은 버스^^가 바로 옆에 있고 신나게 승객 모집중이다...
나의 예상이 맞았다...좌석채워야 출발하는 이 놈...연신 욕을 했더니 내게 유익할 때도 있구나...
그래...역지사지...남의 입장에서 생각도 해보자...
다시 청두의 차점자버스종점에 내렸다.
그런데 낮에 내가 탄 위치가 아니다...낯설다...
그런데 시내버스 안내판에는 여기가 차점자버스터미널점이라고 적혀 있다...일단 되었다.
오전에 왔던 동선 반대로 버스를 타고 청두의 마지막 밤을 최고 번화가에 진출해 보내보기로 한다.
청두의 최고 번화가...번화가라고 할 만 하다...그런데 생각보다 오가는 사람들은 적다...
거리에 휴지 하나 없이 깨끗한 그야말로 번화가로다...
깨끗하니 걷는데 기분도 상쾌하다...^^
한 20여 분을 걸으며 번화가 감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그런데...그런데...
믿을 수가 없다...^^ 내 앞에 한국식당이란 간판이 들어온다...
고기구이집이란 간판...금복궁이다...
그래...이쯤이면 이제 한국 음식 한 번 보충해 줄 시기이다...때맞추어 제공해주신 하나님...역시...
입구에 들어서니 입구에 벌써 주메뉴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들어서서 김치+쇠고기+고추장 비빔밥(돌솥에 뜨겁게), 삽겹살 1인분을 시켰다.
반찬으로 깍두기 4조각, 백김치 조금...쌈장, 때깔 좋은 상추 수북히...
입에 밥이 들어서는 순간...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머리를 벅벅 긁으며...진한 감동을 표현한다.
눈물이 핑 돌려한다...ㅎㅎ
맛있게 먹었다...처음으로 평소처럼 익숙한 포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혼자 고기 구워먹는 어색한 분위기...그것도 새롭다.
배 든든히 먹고 다시 나온 번화가...두려울 것도 부러울 것도 없이 당당하다...역시 밥이 중요하다...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 역에 내렸는데 어두워서 그런지 또 낯설다...호스텔이 있는 길이 아니다.
일단 조금 걸어서 사거리로 나가 길을 물어보았는데 횡단보도 건너가면 양시가라고 한다.
고맙다하고 건너갔는데 어랍쇼?
도로 표지판은 양식가가 아니고 동문...어쩌구저쩌구...다른 길이다...이상하다 싶어 지도를 펴고
손전등으로 도로 꼬라지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는데 아까 길을 가르쳐주었던 처자...
뛰어 오면서 "Not!" 이라고 한다. 길을 잘 못 가르쳐 주었나보다.
미안하다며 다시 가르쳐준다. 자기가 가르쳐 주고 가다보니 잘못 알려준 줄 알고
날 찾아 횡단보도 건너 뛰어왔던 것이었다.
다행이 내가 길이 이상해서 멈추어선 후 지도를 확인하는 사이에 체포되었다.
참 고마운 처자로다...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횡단보도를 같이 건너 잘가라며 서로 손 흔들며 인사를 한다.
여느 때 처럼 생수 두 통 사서 숙소로 들어왔다.
그리고 호스텔에서 첫 날에 준 커피 한 잔 무표쿠폰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며 와이파이 존에서 놀고 있다.
내일은 구채구로 이동한다...구채구에서 3일을 머문다...여유있게...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공자와 함께 하는 곤명팀의 소식이 잘 안보이니 좀 답답하다...
오늘은 푹 자려고 했는데 벌써 12시 40분이다...씻고 정리하고 하면 또 두 시나 되어 잘 듯...
내일 비행기는 오후 2시 넘어서 있으니 조금 더 자보자...
어슬프게 오전에 한 코스 더 돌아다니려고 하다 식겁한 적이 있어...무모한 게임은 사양한다...
까페 회원 여러분도...모두들...굿나잇입니다...
그나저나 시우담 형님...구채구에서 저녁에 뭘하고 놀아야하죠?
또 인터넷 놀이만 해야하남요?
첫댓글 벌써 9번째 글인가요???? 연재 소설을 읽듯 매일 습관적으로 들어와서 정독을 합니다.
참 글도 맛갈나게 쓰시고, 내가 마치 여행자가 된 듯한 느낌을 만들어 주십니다.
벌써 구채구 여행기가 기다려 지는 군요....
부디 어디 아프지 마시고, 계획하신 일정 모두 건강하게 다녀오시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님 글과 곤명팀 글을 읽는 재미로 삽니다.
부러움 반, 기다림 반,.....
저도 쓰면서 연재소설 쓴다는 느낌이 조금 들었습니다...그러다 보니 자꾸 별 내용없이 길어집니다...ㅎㅎ
I'll call you at night.
밤에...왜 불러...추워죽겠는데...^^ 비싼 전화 왜 해...그냥 글 남기면 되지...^^
저는 어제밤에 사진을 올린다고 첨부를 하는데 첨부하는 사이에 잠들어버려서 오늘 아침에야 등록 버튼을 눌렀네요~ 일단 30장정도 올렸고 글은 나중에 다른 분이 올릴겁니다. 우리는 11일날 오전에 곤명에 도착합니다.
크크...기 상태 잘 압니다...저도 어제 새벽 늦게까지 접속했더니 오늘은 수면부족으로 머리가 띵...저는 곤명에 10일 밤 8시 공항도착입니다. 그리고 12일에 다리로 넘어갑니다.
나 오늘 2시에 계림으로 가는데... 남은 여행 잘 하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