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61~769'에서 오후 '752~757'로, 박스권 범위가 '갭 다운(Gap Down)'했다. 외인 순매도와 삼성전기 압수수색 영향이다. 780선에 이어 760선에서 갭을 또하나 만든 것으로, 반등시 무거운 짐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급조정때 지지력을 보여준 100일선(741)이 관심이 됐다.
24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53.65(-17.13p, 2.21%), 43.81(-1.86p, 4.06%)로 급락했다. 종합지수는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장중 순매도(-179억)로 전환, 수급선인 60일선(761)을 하회했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넘어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킨다.
'카드채 문제'와 '기업 비자금 등 불신 문제'라는 호랑이가 배회하면 곰이 기어나오고 황소가 도망친다. 그렇지만 경제가 꾸준히 나아지고 있어 지난 3월과는 황소의 골격이 다르다는 낙관론도 식지 않았다. 나스닥지수(1893)는 전저점(1841)까지 2.76%의 여유를 두고 있다.
삼성그룹주
LG홈쇼핑 수사 다음날 종합주가지수는 29.27포인트(-3.65%) 급락했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소환조사 다음 날 종합주가지수는 2.25포인트(-0.29%)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기 압수수색 소식으로 종합주가지수는 낙폭을 늘려 17.13포인트 급락했다.
악재에 투자자들의 귀가 엷여진 사이 비자금수사가 증시에 '또아리'를 틀었다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LG, 금호산업의 경우 급락 다음날엔 큰 반등이 있었다.
이날 삼성전기(-6.72%), 삼성전자(-2.74%), 삼성물산(-4.32%), 삼성화재(-5.29%), 삼성SDI(-2.53%), 삼성중공업(-5.44%), 삼성증권(-7.60%), 삼성엔지니어링(-4.48%), 삼성테크윈(-4.55%) 등 삼성그룹주는 급락했다.
은행주
국민은행(-2.52%)은 120일선(4만600원) 바로 밑(4만550원)으로 하락했다. 고점 대비 16.05% 낙폭이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2.74%)는 60일선(44만4000원) 바로 아래(44만3500원)이다. 은행주는 카드사 유동성 위기라는 악재의 직격탄을 맞고 더 큰 폭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LG카드 사태를 계기로 연체율 상승, 충당금 적립 등으로 연말 실적악화가 우려되면서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SK텔레콤
SK텔레콤(+1.35%)은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 중 유일하게 올랐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1위(+94억) 종목이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증권은 SK텔레콤에 대해 내년 1월 시행되는 번호이동성 제도 때문에 단기적으로 제한된 주가 움직임이 나타나겠지만 4~5월경 주식 소각 계획 및 높은 배당금 등 주가 촉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그룹으로부터 계열사 분리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평했다.
SK텔레콤은 조정기 이전 상승 랠리에서 소외되며 선조정을 받았다. 이날 저가(18만5000원)는 전저점(18만2000원) 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선(先)조정 받은 종목들
LG전자(-4.07%)는 9월말 저점 부근에서 최근 반등하고 있다. 외국인은 사흘째 순매수했다. 이날은 외국인 순매수 2위(+78억) 종목이다. 그러나 LG전자는 기업 비자금 수사 리스크에 약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저항선(5만6000원대)은 지난 19일 LG홈쇼핑 압수수색으로 갭하락했던 가격대이다.
LG(-6.77%) 역시 비자금 수사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9월 전저점에서 방어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고점 대비 22.72% 하락해 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3위(+53억)에 올랐다.
자동차
기아차(+39억)와 현대차(+16억)가 외국인 순매수 각각 5위, 11위에 랭크됐다. 수출 호조, 내수 회복 기대감에 이어 엔화 강세 수혜주라는 평을 받고 있다. 환율은 이날 1200원을 돌파, 수출 채산성 개선 기대감도 가세했다. 이덕청 L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겠지만 수출주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