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구에서 서품을 받으면 새 사제 첫 미사를 합니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일정기간 수도회나 여러 곳에서 미사를 하지요.
서울 교구 신부로 꼭 가서 미사를 해야 하는 수도회가 있습니다.
수유동에 있는 가르멜 봉쇄 수녀원입니다.
이는 신학생들과,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 주신 수녀님들께 감사의 의미입니다.
저도 서품을 받고 가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세상과 떨어져 평생 수녀원에 살면서 기도하시는 분들. 답답하지 않으실까?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곳 수녀님들의 얼굴은 참 해맑았습니다.
시덥지 않은 농담에도 밝게 웃으시고, 별 이야기도 아닌데 귀기울여 주시던 모습.
아직도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늘 축일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이 가르멜회를 새롭게 창설하신 분입니다.
‘완덕(完德)의 길’ 성녀의 대표적인 저서입니다.
온전히 하느님과 하나되기 위해 수련하고 극기하고,
세상과 떨어져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하는 기도. 그래서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렇게 발버둥 치는 가르멜 수녀님들의 삶이,
사제들을 지켜주고, 교회를 지켜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나의 삶도 누군가의 기도로 지탱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미사 중에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