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사후 발표작 !
“짧은 편지글에 담긴 두 여인의 팽팽한 힘겨루기와 매력적인 인물들의 섬세한 생동감! 오해와 갈등, 로맨스와 통쾌한 복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마흔 여 통의 편지글!”
『레이디 수잔』은 로맨스의 여왕 제인 오스틴의 완성작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초창기에 쓴 작품이라 그녀의 사후에도 한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기대 이상으로 작가의 대표작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제인 오스틴의 작품 세계에 생각보다 상당히 큰 영향력을 끼친 작품으로서, 그녀의 여섯 편의 장편소설과 비교해서 맥락과 인물묘사가 전혀 손색없다.
“십대시절에 끼적거린 미숙한 습작이라고?!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제인 오스틴의 모든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 인생의 출발선인 명작 중의 명작!”
18세기 말에 겨우 열여덟 살이었던 어린 소녀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에 어울리고, 또 이 시대가 추구하는 여성상을 만들어냈다는 그 당돌함에 새삼 놀라움을 숨길 수 없다. 다시 한 번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가 유년시절부터 발휘해온 천부적인 재능에 오히려 감탄하게 된다.
“로맨스의 대명사 제인 오스틴이 18세기 말에 그려낸 속물적이지만 당당한 21세기형 여성, 레이디 수잔”
순수한 여주인공의 결말은 바로 해피엔딩이라는 로맨스 공식을 완성한 제인 오스틴! 하지만 그녀 작품 속 최초의 여주인공은 전혀 도덕적이지 않은 팜므파탈이자, 공공의 적이었다.
책속으로
-레이디 수잔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가운데
“여자가 음악, 노래, 그림으로 소양을 쌓으면 찬사를 받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여자한테 반하는 남자가 많아지는 것도 아냐. 내 생각에는 품위와 예절이 가장 중요하거든.”
“내 언어 구사력이 뛰어나잖아. 재주 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난 주저 없이 화술을 고를 거야. 아름다움에 찬사가 뒤따르듯, 뛰어난 화술에도 존경과 명성이 확실하게 따라오니까 말이야.”
“드디어 드 쿠르시가 내 매력을 의식하게 만드는데 성공했어. 나를 싫어했던 그 사람을 굴복시켰다는 승리감에 기쁘단다.”
“나쁜 마음을 먹기만 하면, 어떤 복수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동서가 알게 된다면, 그동안 예의 바르고 겸손하게 행동한 내 태도에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눈치 채겠지.”
“내 딸의 마음이야 상당히 진지하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순진하고 어리석게 만들어 모든 남자들이 얕보게 만들고 있는 거야.”
“난 오만방자한 사람을 변화시키면 강렬한 희열이 느껴지지.”
“복수심에 불타는 남자가 나를 제멋대로 판단하게 놔두면 안 되니까. 그렇게 나쁜 인상을 주고 그를 떠나보내면 내 명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 말이야.”
“그렇게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것도 너 스스로 선택한 실수니까 감수 해야겠지! 아니 많지, 엄격하지, 통제 불능에다, 통풍까지! 안타깝지만 존슨 경은 활기차게 생활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죽기에는 너무 젊은가 봐.”
“지금도 가끔 그 결혼에 대해 의문이 들어. 드 쿠르시 공의 의지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내 자유로운 영혼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