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송원근 감독, 한국, 다큐멘터리, 101분, 2019년.
김복동 할머니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할머니가 부산으로 돌아가셨다가 12년 뒤 커다란 결심을 하고
다시 돌아온 2010년부터 2015년 유럽순방과 함께 펼쳐진 일본군 위안부 세계적 관심과 일본의 위기의식,
그에 따른 박근혜 정부와 아베의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
그리고 정권 교체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윤미향 대표에 대한 검찰과 언론의 마녀사냥에 의한
위안부 운동진영의 분열까지의 흐름이 이해된다.
한 마디로 일본과 친일파의 공조가 진보진영을 공격하는 방식에 의해 정의기억연대를 범죄집단으로 만들고
위안부 운동을 와해시키려는 음모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냈다고 봐야할 것이다.
조선일보라는 스피커는 검찰과 하나가 되어 정의기억연대를 악마화하고 범죄화하는데 앞장셨다.
바로 이런 맥락을 읽기 위해서라도 이 <김복동> 다큐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머니의 다대포 12년은 마치 전태일 열사가 도봉산 기도원 공사장으로 떠나 있었던 때를 생각케 한다.
만약 김복동 할머니가 살아계셨라면 길원옥 할머니을 내세워 윤미향 대표를 고발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국힘이 이용수 할머니를 내세워 수요시위를 부정하도록 하는 일도 막았을 것이다.
사람의 문제를 사람이 해결하지 않고 정치검찰과 법정에 내맡겨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어리석은 일을...
그래서 더 김복동 할머니의 삶과 의미가 중요하게 느껴졌다.
한일위안부합의에 따른 화해치유재단 회견장에서 외친 평화나비 네크워크의 청년들의 결의는 이랬다.
'할머님들이 돌아가셔도 끝까지 기억하고 싸우겠습니다.'
김복동 할머니의 "열심히 싸워주세요. 우리도 싸우다 가겠습니다.' 말씀처럼.
영화의 마지막은 노령으로 최근 기억부터 빠르게 상실되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오고,
나레이션의 마지막 질문이 나온다.
'고통과 분노를 곱씹어 평화의 길을 열어내는 나이든 94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어주시겠습니까?'
우리도 함께 평화나비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