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는 점수를 깔고 가는 영역이라고들 합니다. 실제로 수능 영어 듣기 17문항의 정답률은 대부분 90%대입니다.
그런데 하나만 예외처럼 움직이는 번호가 있습니다. 15번입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최근 3개년 수능에서 15번 정답률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입시업체가 공개한 채점 통계 기준)
2026학년도 수능 87%
2025학년도 수능 54%
2024학년도 수능 87%
3개년 평균 76%. 듣기 17문항 중 가장 낮습니다.
특히 2025학년도에는 절반 가까운 학생이 틀렸습니다. 듣기에서 이런 숫자는 이 번호에서만 나옵니다.
15번은 어떤 문제인가
발문은 매번 같은 틀입니다.
"다음 상황 설명을 듣고, ○○가 △△에게 할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다른 듣기 문제와 구조가 다릅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아니라, 한 사람이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합니다. 등장인물이 둘 나오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지점까지 이야기가 쌓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묻습니다. 이 상황에서 그 사람이 뭐라고 말하겠느냐고.
답은 시험지에 인쇄된 영어 문장 다섯 개 중에 있습니다.
왜 유독 여기서 틀리나
세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설명이 깁니다. 1분 가까이 한 사람이 계속 말합니다. 중간에 흐름을 놓치면 되돌아올 방법이 없습니다.
둘째, 오답이 전부 "들렸던 단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설명에 나온 단어가 그대로 박힌 보기가 네 개 깔려 있고, 정답은 그중 하나뿐입니다. 들리는 단어만 따라가면 그대로 오답에 걸립니다.
셋째, 결정적인 문장이 맨 뒤에 나옵니다. 상황 설명의 마지막 한두 문장이 "그래서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다"를 정해 줍니다. 앞부분을 아무리 잘 들었어도 이 문장을 놓치면 미끼 보기 네 개만 남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대비하나
크게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하나, 설명이 나오기 전에 보기 다섯 개를 먼저 읽어 둡니다. 15번은 보기가 전부 문장이라 미리 읽어 두면 듣는 동안 비교가 됩니다.
둘, 등장인물 두 명의 이름과 입장을 잡고 듣습니다. 누가 말하는 쪽이고 누가 듣는 쪽인지가 흔들리면 화자가 뒤바뀐 보기에 걸립니다.
셋, 마지막 문장에 집중합니다. 답을 정해 주는 문장은 거의 항상 맨 뒤에 나옵니다.
한 번 이해하면 오히려 안정적으로 맞히는 유형입니다. 다만 연습 없이 처음 만나면 54%라는 숫자가 왜 나왔는지 몸으로 알게 됩니다. 실전과 같은 음원으로 몇 번 겪어 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정리
듣기 17문항 중 정답률이 가장 낮은 번호는 15번입니다.
길게 듣고, 들린 단어의 미끼를 피해서, 마지막 결정 문장으로 답을 골라야 합니다.
"듣기는 다 쉽다"는 말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자리이니, 모의고사에서 15번을 틀렸다면 우연이 아닙니다. 유형째 연습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