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9.29~10. 2로 계획되었던 구미-을숙도 5구간 종주가 18호 태풍 차바 영향으로 기간중 경상도 지방에 비 예보가 있어 10.28~30으로 연기하고, 대신에 가을소풍 삼아 최근 개통한 경강선을 타고 여주 인근의 강천섬, 거돈사지를 둘러 볼 요량으로 황장군이 대장이 되어 하해무돌도 여섯 장수가 10시경 이매역에 모였다.
판교를 출발해 오며 이미 잔차 몇대 실렸고 이매역에서 와르르 실려, 다음역에서 서너 대는 비집고 들어 오는데 애를 먹는다.
11시 못 되어 여주역 개찰구를 나서며 핸펀을 단말기에 갖다 대도 소리가 나질 않는다. 커버를 열어 보니 교통카드가 없다. 있을 만한 데를 다 뒤져도 없다. 서 있던 역무원에게 사정을 예기하니 걍 나가란다... 하장군이 기차로 카드 찾으러 간 새, 밖에 나와 분실 신고 한다는 게 엉뚱한 은행에 엉뚱한 카드를 분실 신고해 버렸다. 도다리~~
다시 제대로 신고하고, 황대장 인솔하에 남한강 잔차길 따라 내려가다 커피 한잔 하고 맥주와 안주를 챙겨 강천섬으로 달린다. 구름이 끼었다만 가을 향기는 이미 깊숙히 들판을 점령해 버렸다. 나락은 노란 알곡을 빼곡히 이고 고개 숙였다. 강변 캐프장에는 집채만한 텐트 안에 소형 텐트까지 쳐 옛 생각하면 호화 캠핑이라 할만 하다. 연휴라 제대로 쉬고 갈 생각인가 보다.
강천섬 중간쯤 강변 덱그 쉼터에 퍼질러 앉아 맥주 한잔 하며 가을 소풍 기분을 느낀다.
강천섬 흙길 따라 올라 섬강교를 건너 남한강변을 따라 부론면으로 향한다. 달래네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문을 닫았다. 인근 칼만두국집에서 막걸리 한잔에 찐빵과 칼만두국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경사 8°정도의 제법 긴 자작고개를 넘어 부론면 깊숙한 곳에 숨겨진 거돈사지다. 통일신라 말에 창건했다는 거돈사는 목조 건물은 온데간데 흔적도 없고, 곳곳에 화강암 주춧돌과 3층석탑, 원공국사승묘탑이 남아 있긴 하다. 계단 왼쪽 모퉁이에 선 천년 된 느티나무가 지금은 텅 빈 고찰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4시경, 왔던 길을 되돌아 여주로 가면 또 고갯길 두개를 넘어야 되니, 편하게 남쪽으로 돌아 올라 오자는 황대장의 제의에 그게 낫겠다 하고 따라 오다보니, 우회길이 엄청 내려 와 목계나루에서 강을 건너 올라 가는 코스다. 고개 두개 넘어 7키로면 되는데, 목계나루 돌아오면 45키로다. 그것도 모르고 편한 우회길에 속아(?) 목계나루 10키로 전에서야 사태를 파악, 결국 가까운 충주로 가서 고속버스를 타기로 했다.
조정지댐 휴게소에서 월드콘 하나씩 까고, 댐을 건너지 않고 직진하여 조정경기장쪽으로 가기로 했다. 언덕을 두개 넘고 거리도 7키로 먼 저쪽 길 보다 평이한 길을 택한 것이다.
조정경기장 직전 파출소 앞, 황해가 어둠 속을 앞서 가고 무와 함께 바로 뒤따라 오던 하를 기다리는데, 웬일인지 소식이 없다, 뒤쳐진 돌을 기다리나...? 무가 하와 통화 결과, 돌 다리 쥐가 났다며 같이 올거란다. 10분, 20분이 지나도 이쪽으로 오는 불빛이 없다. 한참 앞서갔던 황대장이 되돌아와 하한테 갔다가 돌은 없이 하만 데려 와서는, '돌은 야간 라이트 챙기느라 조정지댐 휴게소에 약간 늦게 출발해서는 암 생각 없이 댐 건너 저쪽 길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핸펀 밧데리도 거의 다 됐다는데...
오늘 바로 올라 갈까? 하루밤 자고 갈까? 하던 갈등에 쐐기를 박는다.
탄금교 지나 탄금대교 야경 사진 찍고 뒤따르다 본대를 잠시 놓쳐 밤길을 헤매다가, 황대장이 마중나와 만나 충주터미널에 닿으니 저녁 7시35분.
돌은 어디서 어떻게 헤매고 있는지 알길이 없다. 핸펀이 꺼져 있으니 연락도 안된다. 마냥 기다릴 수 밖에...
10여분을 기다리니 예상했던 것과 반대쪽에서 돌장군이 늠름하게 등장한다. 혼자 밤길을 긴장 해서 오다보니 다리 쥐 난 것도 깨끗이 나았단다.
종로회관에서 추가로 시킨 삼겹살을 절반 남기고 잔차를 맡겨둔 채 인근 방앗간에서 두시간 굴렸다.
12시 1차전 종료. 하쟁무투에서 하의 확실한 승리...
여관방 잡고, 밤샘 하잔다.
이튿날 아침에 들어 보니, 황무하 셋이 새벽 4시반까지 굴리다가 하는 하나님 부름에 새벽 6.05 고속으로 상경했단다. 2차전은 무 압승!
뜻하지 않았던 1박(?)2일 잔차여행.
편한 우회길로 간다는 게 먼 1박이 되어버린 장고 끝 악수(?), 새옹지마?
아무런 준비 없던 1박 이었지만 모두 맘 편히 흔쾌히 지낼 수 있어 기분 좋았슴다.
첫댓글 걍 따라 나서기만 하면 만사 형통...ㅎ~
세상에 이런 일도...
우리 사이엔 부지기수...ㅋ~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벌써 생각만 해도 입가엔 미소가...
다들 수고& 감사!!!
ㅎㅎㅎ 당구치러 1박2일 혔네
장고끝에 악수가 아니라
원래 계획대로 가다가 밤 늦어 충주로 갔다.비내섬도 들렀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외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