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을 온몸 구석구석 전달하는 통로인 혈관. 사람의 혈관을 일직선으로 연결하면 10만 km로, 지구를 두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는 길이다.
혈관이 깨끗하지 못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할 수 없다. 이는 만병의 근원이다. 혈관질환의 가장 큰 적은 고밀도 저단백의 나쁜 콜레스테롤(불포화지방산·LDL)이다.
혈중 LDL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발생하는 질환이 고지혈증. 고지혈증은 혈중 LDL이 240ml/dl 이상, 중성지방이 20ml/dl 이상으로 지방양이 정상보다 많은 상태를 말한다. 비만 술 흡연 스트레스 등이 주된 원인. 그 자체로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동맥경화나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혈중 LDL이 혈관에 쌓인 채로 오랜 시간 방치되면 혈관 벽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는 경화현상이 일어난다. 이 증상이 바로 동맥경화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액이 온몸 구석구석 전달되지 않는다. 혈액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조직은 무감각해지거나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심장과 연결된 혈관에 나타나면 심장에 통증이 느껴지는 협심증이나 심장 근육이 손상된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또 동맥경화가 뇌혈관에 발생하면 뇌중풍이 일어나고, 말초신경에 생기면 팔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무뎌진다.
증상도 없이 시작돼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죽음의 문턱에 다가갈 수 있는 것. 혈관질환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 교수는 “혈중 LDL이 높다는 경고를 받으면 아프지 않아도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으로 LDL 수치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스타틴 패러독스’를 아시나요?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의 치료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때문에 혈관질환 환자들에게 LDL을 없애는 스타틴계 약물이 처방된다.
스타틴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약품으로, 이름이 모두 ‘∼statin’으로 끝나 스타틴계 약물이라고 불린다.
스타틴은 간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한다. 간은 콜레스테롤의 80%가 만들어지는 공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최근 영국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 심장질환 연구 책임자인 로저 보일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매일 스타틴을 복용하면 심장질환 발병률이 50% 낮아진다’고 보도했다. 연구는 평균 연령 57세인 성인 23만 명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5년간 스타틴 복용 효과를 조사한 것.
그러나 스타틴계 약물에는 중요한 패러독스(역설)가 존재한다. 심혈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스타틴계 약물을 복용하는데 이로 인해 심장의 중요한 효소인 ‘코엔자임Q10(코큐텐)’의 양이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스타틴 패러독스’다.
○ 미국, 일본에서는 비타민처럼 복용
코큐텐은 신체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물질로 특히 심장에 가장 많이 필요하다. 1985년 뉴욕심장학회(NYHA)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병이 심할수록 코큐텐의 결핍이 심했다.
대한노화방지연합회 이사장인 배철영 박사는 “코큐텐의 결핍이 심혈관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면서 “스타틴계 약물 복용 환자들은 코큐텐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스타틴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스타틴계 약물과 코큐텐을 함께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미국 일본에서는 정제형 코큐텐을 비타민처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는 대웅제약이 코큐텐의 원료합성에 최초로 성공해 특허출원했으며 코큐텐 고함량(100mg) 제품인 ‘대웅 코큐텐 VQ’를 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