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거창제일교회에 갔다.
“집사님, 여기 성요 씨랑 함께하는 실습생이에요.”
“어머, 안녕하세요. 지금 대학생인 거예요?”
유리애 사모님이 성도들에게 나와 민서를 소개해준다.
둘레 사람이 둘레 사람에게 우리를 소개해준다니.
새롭다.
“아, 네. 대학생이고, 4학년입니다.”
“반가워요.”
어색하고 정신없는 사이, 유리애 사모님 덕분에 김성요 씨의 둘레 사람들과 인사나눴다.
식당이 잠잠해진 후 유리애 사모님에게 김성요 씨와 만든 초대장을 건넸다.
“이거 진짜 성요 씨가 만든 거예요?”
“예! 제가 만든 거예요!”
김성요 씨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김성요 씨의 표정과 목소리 속에서 뿌듯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다른 분들에게 초대장을 드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김성요 씨 둘레 사람의 얼굴을 모른다.
김성요 씨도 헷갈린다고 한다.
유리애 사모님께서 초대장에 적힌 이름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유지현 집사님은 저기 계시고, 이경아 집사님은 안 오셨고, 한혜진 집사님은 예배 끝나자마자 가셨어요. 먼저 계시는 분들에게 초대장 드립시다. 유지현 집사님!”
유리애 사모님이 눈앞에 보이는 유지현 집사님을 부른다.
김성요 씨가 직접 유지현 집사님에게 초대장을 건넨다.
“우와 이거 성요 씨가 한 거야?”
“예. 제가 했어요.”
“시간이 언젠데?”
집들이 시간이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었다.
성요 씨도 그 대답에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번에 전화했을 때 점심시간이 좋다고 하셔서 금요일 1시로 생각하고 있어요.”
“아, 금요일 1시요? 우리 여전도회가 대부분 주부고, 공무원이라 11시 30분부터 하면 좋겠는데.”
“아직 시간이 확실히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그 시간이 편하면 11시 30분부터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내가 여전도회 회원들에게 광고해 놓을게요. 음식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성요 씨, 우리가 먹을 음식만 가져가면 될까?”
유리애 사모님이 김성요 씨를 대신해서 각자 사 오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성요 씨가 통닭 먹고 싶다고 했는데, 그 시간대면 치킨집이 문이 닫혀있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리애 사모님이 말한다.
김성요 씨에게 통닭 다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봤다.
떡볶이라고 한다.
유리애 사모님이 치킨집 문이 닫혀있으면 떡볶이 사 오겠다고 김성요 씨와 약속했다.
“아, 성요 씨 수제비 잘하는데.”
“정말요? 성요 씨, 집들이할 때 수제비 해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건 어떨까요?”
“좋아.”
“성요 씨, 저기 손부익 목사님 있는데, 초대장 건네주고 와요.”
김성요 씨가 환하게 웃으며 손부익 목사님에게 초대장 건넸다.
거창제일교회에 아는 얼굴이 한 명도 없어서 어떻게 초대장을 드릴지 고민했다.
오늘 유리애 사모님 덕분에 어려움 없이 초대장을 교회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는데도, 그 순간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2023년 7월 16일 일요일, 정혜진
첫댓글 기다리는 거, 지켜보는 게 가장어려운 일이지요.
성요 씨와 오랜 관계를 이어오는 분들이라 어떻게 도울지를 잘 아네요.
이렇게 사회사업가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순간, 지켜보기만 해도 일이 이루어지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 내내 애썼지요. 둘레 사람 한 분 한 분 연락드리며 김성요 씨 자취 소식, 집들이 준비 소식 전하고, 필요한 살림 장만하고, 집들이 어떻게 할지 의논하고, 남동현 국장님께 부탁해 초대장 만들었고요. 정혜진 김민서 선생님이 지난주 내내 성실히 준비했기에 오늘처럼 의미 있는 순간을 볼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집들이 초대장 잘 전할 수 있게 도와준 유리애 사모님 감사합니다. 초대장 전하는 김성요 씨 표정이 행복해 보입니다.
당사자와 둘레 사람이 빛납니다. 김성요 씨와 둘레 사람이 집들이할 수 있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이 일지에 잘 드러나 있네요. 초대장 전달하며 집들이 시간, 방법이 하나씩 구체화되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7.21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