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정치판을 보면 고령화에 장기집권이 대 유행입니다. 예전 왕조시대를 연상케 합니다. 한번 정권을 잡으면 도대체 내려 놓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장기집권이 법으로 금지된 민주주의국가를 제외하면 상당수의 나라에서 장기집권이 횡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대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러시아 중국 북한 시리아 그리고 이집트 등에서 장기집권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공산독재국가에서도 오랜 일인통치의 폐단을 우려해서 일정기간 이상 집권을 못하도록 제도화했지만 교묘한 방법을 동원해 그런 법을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 해당 국가에 사는 국민들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으니 장기집권과 독재강압정치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러시아입니다. 현대판 차르(황제)라고 일컷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5선에 성공했습니다.지난 2000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푸틴은 4년동안 실권자 총리로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 줄곳 러시아의 대통령으로 군림했습니다. 총리때도 실권을 가졌으니 2000년이래 지금까지 통치를 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5선에 성공했으니 이제 장기집권은 현실화된 것입니다. 그것도 90%에 가까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으니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앞으로 10년이상 그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러시아를 통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이 72살이니 그의 나이 82살때까지입니다. 하긴 지금도 82살의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또 다시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푸틴도 그의 통치기간을 더욱 길게 그러니까 90살 정도까지로 잡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푸틴이 이렇게 장기집권이 가능한 것은 그의 독특한 정치력때문입니다. 그는 그 유명한 소련 정보부 KGB 출신입니다. 전세계 정보를 꿰뚫고 있으며 그런 정보에 따른 치밀한 정치술로 러시아는 물론이고 동유럽 나아가 유럽전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하고 나라를 전쟁속으로 몰아넣어도 지지율이 높은 것은 바로 러시아국민들의 배를 부르게 하고 등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전임 대통령이었던 사람들의 경우 식량배급을 하는 등 배고팠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래도 푸틴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대한 러시아를 내걸고 옛 소련의 영광을 다시 찾겠다고 주장하는데 러시아 국민들은 환호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주석 시진핑의 장기집권 시나리오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2012년에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 자리에 등극한 시진핑은 이듬해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이후 2018년 재선에 이어 지난해 모택동이후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당초 중국은 일인 장기집권으로 인해 문제점을 우려해서 연임이상은 불가했지만 시진핑은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임기 제한 규정을 없애 버렸습니다.15년 장기집권 나아가 종신집권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시진핑은 중국의 역사이래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전체 중국의 통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곳이 바로 대만입니다. 전대미문의 중국 대통일입니다. 시진핑의 뇌리에는 두가지 확실한 목표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만을 흡수해 완전무결한 대중국을 성립시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강국이 되는 것입니다. 대만 흡수는 미국의 변수가 있지만 그다지 어려워보이지 않지만 미국을 누를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상황은 그다지 편해보이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정권연장과 세계 제패를 획책하다가 점차 요상한 상황으로 접어드는 모양입니다. 자칫 역사상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다 그냥 백일몽으로 끝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지 벌써 13년이 지났습니다. 김정은 나이는 지금 40살입니다.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이 69살까지 통치했으니 김정은이 그때까지 권력을 쥐고 있다면 42년 철권을 휘두르는 셈입니다. 그야말로 역대급 통치기간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강압정치가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의 딸을 계속 데리고 등장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딸에게 권력을 넘겨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의 대통령인 바샤르 알 아사드도 통치기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2000년에 집권했으니 벌써 24년입니다. 35살에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았습니다. 아직 59살이니 앞으로 몇십년 더 시리아를 장악할 지 알 수 없습니다. 시리아의 대통령 아사드도 철권통치와 공포정치를 펴는 인물로 악명 높습니다. 이집트 대통령인 엘시시도 만만치 않습니다.아랍의 봄을 틈타 정권을 차지한 엘시시는 권위적 통치를 앞세우고 장기집권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년 집권했고 앞으로 2030년까지 6년을 더해 16년 통치가 가능해졌고 그 이후는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장기집권이 가능한 나라는 모두 공산독재 시스템속에 있거나 종교적으로 무장된 나라들입니다. 국민들이 정상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지 못할 그런 체제속에 놓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들 나라에서 독재정치에 불복해 국민들이 대규모 봉기를 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모든 행동을 제약하고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정보력과 군사력으로 국민들을 옥죄고 있으니 독재체제를 넘어뜨릴 방도가 현재로서는 그다지 보이지 않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래도 국민들에게 먹을 것을 제대로 주고 있지만 북한이나 시리아같은 나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국민들은 고픈 배를 부여잡고 하루하루를 험하고 고통스럽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집권을 획책하는 독재자들은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세상이 과연 그럴지 너무도 의문스럽고 우려스럽습니다.
2024년 3월 1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