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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병일기:
1. 진단
건강검진에서 왼쪽 갑상선에 혹이 있다고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지에 혹의 크기가 3cm가까이 되더군요. 이상해서 병원을 찾아 조직 검사를 했습니다. 암세포가 나왔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한숨만 나왔습니다. 남의 일인줄만 알았던 암이 나에게 찾아오다니.....
2. 입원
수술을 위하여 15일 기독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수술전 초음파로 다시 한번 갑상선을 관찰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아마도 양쪽을 다 절제해야 할 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내심 왼쪽은 혹이커서 절제하지만 오른쪽은 아니기를 바랬습니다. 양쪽 모두 암세포가 나왔다고 하더군요.실망한 기색이 그대로 얼굴 표정으로 드러났습니다. 전 감정을 잘 감추지 못하거든요. 수술 전 동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인지 무서운 이야기만 하더군요. 수술은 오전 10시 인데 변경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검사의 실망감과 수술의 두려움으로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3. 수술
D-Day. 아침에 눈을 떳습니다.몸은 무거웠지만 정신을 쌩쌩했습니다. 7시. 10시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7시 30분 갑자기 간호사의 호출입니다. 수술 순서가 바뀌어 제가 첫 번째로 수술한다 했습니다. 앞의 환자가 지병이 있어서 제가 먼저 한다 했습니다. 오히려 잘됐다 싶었습니다. 속옷과 상의을 벗고 수술 침대로 옮겨 누어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맥박이 빨라져 옵니다. 수술실 앞에서 와이프가 눈물을 보입니다. 새삼스럽게 왜그래? 제가 어제 저녁에 감정을 너무 드러내서 인지 제가 걱정되는 모양입니다. 괜히 그랬나 봅니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 와이프 손을 꼭 잡고 이빨이 드러나보이도록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들어갔습니다.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준비를 합니다. 막상 수술실에 들어서니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마취들어갑니다. 어느새 정신이 몽롱해집니다........
4. 회복
눈을 뜨니 김성철 선생님이 보입니다. 회복실입니다. 수술 잘 됐습니다. 마스크로 입이 가려져 있지만 그는 미소를 띄고 있습니다. 희미한 정신에 질문했습니다. 양쪽다 떼어냈습니까? 그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목소리가 나옵니다. 회복실에서 부터 목소리가 나오다니 정말 수술이 잘되었나 봅니다. 신기했습니다. 최소 3일 정도는 말도 못할 줄 알았습니다. 또 한분이 저에게 말을 겁니다. 괜찮아? 강성준 교수님입니다. 농담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술은 언제 먹어도 되나요? 교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이 친구 아직 마취 덜 깼구만. 웃으시며 다음 수술방으로 들어가십니다. 시계를 보니 11시 45분입니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와이프가 아직도 울고 있습니다. 제 손을 꼭 붙잡습니다. 나 괜찮아 수술 잘 됐데. 그제서야 와이프가 안심이 되는지 억지 미소를 띕니다.
5. 병실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뒷목과 뒷머리가 뻐근하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마취가 완전히 덜 깬 탓이겠지요. 무통주사를 맞아서 인지 수술부위 통증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환자와 다르게 점심 미음을 바로 주더군요. 한 그릇을 다 먹었습니다. 그걸 다 먹냐? 남으면 내가 좀 먹으려 했더니마 와이프가 말합니다. 식성이 좋은 편이라 입맛은 없어도 웬만하면 밥은 남기지 않습니다. 밥을 삼키는 데 거북합니다. 통증도 약간 있습니다. 하지만 참을 만합니다. 목소리가 나온다 신기하지? 어 그러네. 아픈데 없어? 응 하나도 안 아퍼. 괜히 겁 먹었나봐. 간호사가 지나가다 말합니다. 환자분 말씀하시면 안돼요. 기침도 하면 안되구요. 저녁도 다 먹었습니다. 환자 같지 않아. 와이프가 이야기 합니다. 옆에 대장암, 위암 수술 받으신 분들에 비하면 환자 같지도 않습니다. 다른분들은 팔에 꼽은 것도 많은데 무통주사 끝나고 나니 팔에 주사도 뽑습니다. 목에 심지만 남았습니다. 약도 안 줍니다. 아침에 피 뽑아서 칼슘 수치 재는 거 빼고는 하는게 없잖아. 진짜 나 환자 맞니?
6. 퇴원
19일 월요일 아침 강성준 교수님 회진합니다. 아픈데 없지? 너 나한테 회복실에서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네! 미소를 지으시며 심지 빼고 내일 퇴원해. 벌써? 교수님 가시고 강성철 선생님께 묻습니다. 벌써 퇴원해도 돼요. 상황좀 안 지켜봐도 돼요? 더 있고 싶으면 있으라 합니다. 결국 이틀 더 있다가 오늘(22일) 퇴원했습니다. 와이프는 보험료 많이 나오는데 더 있어! 했지만 아픈데도 별루 없는데 환자복 입고 누워 있는 것도 힘들더군요. 하는 거 없이 주는 밥 다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몸이 피곤합니다. 환자복만 입어도 아픈가 봅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봅니다. 이쁜 것들. 아이들이 오랜만에 아빠 목을 안습니다. 헉 목은 만지지마.
7. 후기
처음에 수술 병원을 결정할 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말합니다. 야 서울로가. 왜 기독병원에서 수술해. 거기 의사들 별루야. 강성준 교수님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이 믿지를 않습니다. 그래두 서울이 나아. 하지만 서울은 수술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된대요. 그거 임마 다 방법이 있지. 방법을 이야기 해 줍니다. 하지만 더욱 그러기 싫습니다. 줄서서 기다린 사람들 제치고 새치기 하여 수술 받기 싫었고 수발들 가족을 생각하여 원주에서 수술을 강행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정말 잘 한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 합니다. 병이 크면 무조건 서울로 가야 한다고. 지방병원에서 수술해서 죽은 사람이 과연 서울에서 수술했다면 살까요? 반대로 서울에서 수술해서 산다면 지방에서 하면 죽을까요? 지방병원에도 훌륭한 의사 많습니다. 잘 찾아보시고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 받길 권합니다. 정말 의사가 없거나 본인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8. 향후
다음주 외래가 잡혀 있습니다. 최종 검사 결과와 다음에 치료 일정을 논의합니다. 3개월 후 전신스캔을 한여 그 결과를 보고 방사선 치료양을 결정한다고 하더군요. 이제 5부 능선쯤 왔나 봅니다. 다음에 있을 치료도 잘하여 완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힘내시구요 방사선 치료받으면 후기 또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언제 부터 술먹어도 되는지요? ㅋㅋ ^,.^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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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술 잘 되었다니 축하드려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몸조리 잘하시고 다음에도 글 올려주세요~ 11월초에 수술있는데 자꾸 도망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수술을 연기할까 싶기도 하고요......
막상 해보니 수술은 별거 아니더군요. 힘내십시오.
정말 수술잘되어서 축하드려요. 저도 30일 수술날 잡혀있는데 걱정이 앞서네요. 좋은후기 읽고 힘내고 있어요
잘되실 거에요. 저두 걱정 많이 했는데.. 힘 내십시오
수술잘되신거 같고 회복도 빠르신거 같네요.....축하드려요....남자분이라 그러신지 씩씩하셔서 읽는 사람이 다 편안합니다.....저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예요....수술 기다리는게 좀 답답하긴하네요.....술을 좋아하시나봐요....그래도 건강생각하셔서 조금씩만 드세요......ㅎㅎㅎ
네 감사합니다. 술은 시기상조겠지요?
수술 잘하셔서 축하합니다....많이 도움되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힘내요... 계속 진행사항을 올려 주세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계속되는 진행사항 올리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세요..ㅎㅎ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세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감사하니다. 암 꼭 이겨내겠습니다.
힘든날 잘보내셨군요!!...원주기독병원에도 유명한 선생님이 계시죠....지방 병원이긴 하지만 좋은 의사들이 많더군요!!몸관리 잘하시구요,맛난거 많드세요!!저는 먹어도 살이안쪄요...수술후 3키로 빠졌구요....잘먹어야 된답니다
저두 교수님 의심한거에 대해 후회 많이 하고 있습니다. 빠진 몸무게 얼른 회복 해야죠.
너무 너무 씩씩하게 수술을 잘 하셨네요...이제 관리에 들어가셔야죠..저두 수술한지 일주일 되는데 아무렇지도 않아요,,조금 당기는 느낌빼고는 밥도 잘먹어요...님 힘내세요!!
네 밥 잘먹고 조금씩 움직이고 있습니다. 님도 힘 내십시오,
수술 잘되신것 축하드리구요.목소리가 잘나오는것 도 축하드리구요.그런데 술은 좀 .......
네 술은 자제해야겠죠. 수술잘되어 기분좋아 하는 소리입니다.ㅎㅎ
수술 잘 받으셨네요. 강성준 선생님이라고 하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명의로 알려진 대가입니다. 지방이라는 점 땜에 대가이신 선생님을 과소평가 하셨네요~~ㅎㅎ 어쨌든 국내 최고수 중 한분에게 수술 잘 받으셨습니다~~
네 저두 최고의 의사에게 수술받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희 어머니도 수술전인데.. 너무 걱정되서 일상생활조차 힘들정도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날쌘 호박님처럼 수술이 잘되실 수 있길 간절히 또 간절히 바랍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수술 잘 될거구 어머님도 금방 건강해질거에요. 수술전에 기운 많이 북돋아 드리세요.
짝 짝 짝 ~~ 축하드려요~~ 잘 마치셨네요.... 술 언제 부터 마실 수 있는지 .. 궁금하세요? ㅎㅎㅎ 동위 치료 다 마치고 몇번 ( 3개월, 6개월, 1년..) 이런 식으로 외래 받는데... 어느 순간 "이제 깨끗합니다 .... 1년 후에 만나죠?" 이러실 때가 옵니다 그리고 나서 컨디션 아주 좋을 때 맥주 한잔 정도 오케이 입니다 .... 이건 제 말이 아니고 국내 최고수 선생님 말씀입니다 ~~ 맥주나 와인 한 두잔 외에 과음하시는 건 재발을 부르는 지름길 같습니다 ~~ 취미 생활을 좀 병행 해 보세요~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이시라면 ^ ^
전 아직 수술전인데...신랑이랑 고기먹을때 가끔 소주 조금씩 먹는데(양으로 치면 2잔정도)....이젠 그것도 못하겠군요....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웬지 아쉽네요...
원주 에서 하셨군요... 제가 원주가 집인데,,, 수술 잘되었다니 축하합니다..건강하세요..
정말 씩씩하시네요.. 그래서 빨리 쾌유 될거라 믿어요 ...^^ 수술날 기다리고 있는사람으로써 부럽습니다.. 나도 씩씩하게 이겨내야할텐데....
오 부럽습니다...29일에 수술예약 잡혀있는데 겁나서 가슴이 뛰는데...님글보니 마음이 한결놓이네요~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강성준 교수님의 말투가...기억에 남네요...전 동위원소때 뵌적 있는데...너무 무서워서 말도 못 붙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