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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이버 감독입니다.
벌써 10번째 글을 올리는군요.
9회째 이후 아직 게임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하이원 리조트에 들렀다 오느라고 7시간 넘게 운전했네요.
그리고 오늘로 제가 휴가가 끝나서, 지금처럼 자주는 못 올리지만, 하루에 한개 정도는 올리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
지난번 글에서 감휴정복왕[메시 보통빠]님이 2명씩 소개시켜 달라고 하셔서.. 이번편 부터는 두명씩 소개해 보겠습니다.
백넘버 4번. 저희팀 최고의 몸짱 Yamoudou Camara 입니다.
요 녀석은, 프랑스 낭시에서 2005~2007 시즌을 보내고 07-08 시즌을 놀다가 제게 픽업된 선수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꽤 고른 스탯을 가지고 있습니다.물론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요.
점프는 그다지 빼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헤딩 능력이 눈에 띄고, 균형감각과 몸싸움이 매우 좋습니다.
주력과 민첩성이 좀 부족한게 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력 안좋은 선수 쓰기 싫었지만.. 하부니까.. 어쩔 수 없이..
나이는 이제 겨우 21세.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석코치는 잠재적인 최대 능력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하네요.
훗. 레비 말을 믿어줘야 하나 고민이네요.
활동량과 지구력을 보면 DM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는 선수죠.
게다가 현재 팀 내 최고액 연봉자 입니다. 무려 3700만원 ㄷㄷㄷ
전체 선수 연봉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군요.
꽤 꾸준한 평점을 찍어 주는게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즌 아주 잘 해주고 있습니다.
등번호 5번. Pablo Lopez입니다.
나이 30세. 이제 슬슬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는 시점인거죠.
오른쪽 수비로서는 제법 괜찮습니다. 견실한 수비를 해 줍니다.
다만, 오버래핑에 쓰기에는 드리블과 크로스가 안습입니다.
그렇다고 중앙 수비수로 쓰기에는 또 몸싸움, 점프, 헤딩, 수비위치 선정이 안습이죠.
제가 부임하기 전 부터 있던 선수고, 부주장을 맡고 있던 선수입니다.
지금은 Alessio에게 부주장 자리를 내줘 버렸지만 말이죠. 핫핫.
어쨌든 계속 데리고 있는 몇 안되는 선수중의 한 명이죠.
1175만원에 계약하겠다고 해서 어여삐 여겨 계약했습니다.
여기 쓰자니 요게 부족하고, 저기 쓰자니 또 다른 점이 부족하고.. 버리자니 아깝고.. 계륵 같은 선수입니다.
전체적으로 능력치는 준수한 편이니까, 백업으로 쓸 수 있긴 하겠죠.
근데 왜 제가 5번을 줬는지는 모르겠네요.
2번부터 11번까지는 어린 선수들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라인업을 정했던 것 같은데.. 하하.. 실수했나봅니다.
연습경기때는 무쟈게 반칙을 많이 해 대더니.. 실전에서는 별로 안하네요.
둘 다 어떤가요? 제가 보긴 좋지만.. 최고의 선수들은 아니지요.. 하하..
저도 언젠가는 메시 같은 선수를 보유할 날이 오겠죠. 열 시즌 쯤 지나면 가능하려나..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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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을 가볍게 불며 출근을 했다.
사무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할 무렵, 사무실 문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보였다.
음? 누구지? 얼굴이 잘 안보이네.
가까이 가자,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는 무르시아로부터 임대되어 온 Capi 였다.
27세. 중앙 수비수.
연습경기 21경기에 출장했으나, 리그 경기는 출장할 수 없고 컵 경기만 출장할 수 있다.
왜냐구? 임대 선수니까. 게다가 우리가 연봉을 전혀 주고 있지 않으니까.
그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주된 이유가 아니라, 우리 선수가 아니기 때문인 것이다.
게다가 현재, 선수 자원이 그전처럼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출장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 친구가 날 보러 온 것이라면.
이유는 단 한가지. 임대 계약 해지를 원해서겠지.
아니나 다를까.
"감독님. 계약 문제로 찾아왔습니다." 라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이럴 때가 망설여지는 시점이다.
돈의 논리. 즉,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계약은 계약일 뿐, 놓아줄 수는 없는거겠지.
게다가 우리 팀으로 이적한다고 해도, Capi가 현재 받는 연봉이 2억 7천 5백만원.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은 그 금액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안될 것이고.
이적료 자체도 지불 할 수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
Capi 입장에서는, 경기도 뛰지 못하고, 다른 팀 소속이다 보니 어느 정도 선수끼리 거리감도 있기 때문에 친한 선수도 아마 없을 거다.
의욕도 없을테지.
음? 이상하네? 하하.
어흠. 어쨌든.
아무래도, 내 양심은 그걸 허락 할 수 없다.
보내 줘야겠지. 하지만, 그냥 보내줄 수는 없다.
"Capi, 지금 하는 말은 나의 감정과 관계 없이 객관적인 사실만을 얘기하는 거다. 그리고 너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하는 말이니까, 상처받을 필요는 없어. 알겠지?"
"네."
"무르시아에 돌아가면 뛸 자리가 보장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지? 왜냐 하면, 뛸 자리가 있었다면 임대를 보내지 않겠지."
"으음."
"무르시아가 현재 맺고 있는 자매 구단은 몰리넨세, 무르시아 B야. 몰리넨세는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곳이고, 무르시아 B 정도면 우리랑 비슷한 급이라 할 수 있겠지. 그 곳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다시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무르시아에서 놀고 있는 것 보다는 이곳에서 놀고 있는게 한 경기라도 더 뛸 기회가 생기겠지. 안그래?"
"음. 그렇군요."
"무르시아 B에 대한 정보를 공식적으로 줄 순 없으니, 비공식적으로, 그러니까 구두로만 알려주마. 그쪽 팀은 전원이 이적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 그렇다고 낙관할 수는 없어. 위에서 떨어져 내려오는 선수들이 있을테니까."
"네에."
"어쨌든, 무르시아 쪽과 빨리 얘기해서, 뭔가 확답을 받아 내라. 뛸 수 있게 해준다던가 다른곳으로 임대를 보내준다던가 말야. 그러지 않으면 공중에 붕 떠있는 상태가 된다고. 사실, 돌아가면 해야할 최선의 일은, 이적 요청이야. 이제 너도 느끼겠지만, 너의 기량이 거의 최고점에 오른 시점일거야. 계약기간이 끝날 때 까지 시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독님."
"왜."
"이런 조언까지 해주실 지는 몰랐네요."
"내 앞에서 얼쩡거리면 한방 먹여서 멀리 날려버리는게 내 취미거든."
"큭큭."
"야, 웃지마. 결정 되면 알려달라고. 알았지?"
"알겠어요. 언젠가는 저도 괜찮은 지도자가 되면 좋겠네요."
"흥. 나 정도의 내공을 쌓으려면 한국에서 10년동안 월급쟁이를 해야 된다고. 상사들 잔소리 듣다 보면, 몸에서 생사리가 나올 정도라고. 가서 엄마 젖좀 더 먹고 오시지."
"하하. 그럼, 감독님. 나중에 뵙죠."
젠장. 사람 좋은건 죄라니까.
오지랖 넓은 것은.. 쩝.. 집안 내력인것 같기도 하고.
이번 경기가 홈 경기라 마음이 편하다.
한국 같으면 버스로 4~5시간 이동하면 되지만, 스페인 면적이 남한만 따졌을때 5배 정도 넓다.
게다가 이놈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도시는, 스페인 가장 북서쪽에 있는 편이라서, 이동 거리가 더 길다.
지난번 이룬만 해도 거의 12시간을 꼬박 달렸는데.
그런 악조건에서도 경기를 잘 해준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
특별한 일 없이 경기 당일이 되었다.
힘나스티카. 3부 팀이다. 내가 아는 정보는 그 정도 뿐. 하하.
스페인컵 2라운드다. 구단주는 스페인컵 성적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글쎄. 난 안그렇다.
승부가 걸리면 이겨야지.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라커룸에 들어갔다.
"뭐. 오늘도 별로 특별히 할 말이 없구나. 그 동안 계속 해온 게 있으니까, 너희들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편하게 하자."
"옛!"
"Capi. 오늘은 선발로 나가서 뛰어라. 한방 먹여주기 전에 제대로 뛰라고."
"넵!"
"세자르. 전체적으로 애들 좀 잘 리드 해 봐. 말이 안통해도 소리좀 지르라고. 니가 주장이야. 알지?"
"오케이. 알았어요. 오늘도 윙크 보내드리죠. 하하."
"에잇. 저리갓."
그런데.. 내가 너무 편하게 하자고 했나보다.
경기 내용이 이게 뭐야.
엎치락 뒤치락만 하지 내용이 없다.
두팀 다 무기력한 플레이로 전반전 0-0 종료.
"뭐야. 이게? 의지를 보여줘봐. 한골만 더 넣으면 된다고. 쟤들 공격은 물이야 물. 거의 슛이 중거리잖아. 조금 더 타이트하게 압박하면, 더 이상의 슈팅 기회도 못 잡을거라고. 오케이?"
"알겠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경기는 분명히 우리 페이스인데, 우리도 상대도 중거리만 열심히 날리고 있다.
몇번의 좋은 찬스는 있었지만, 다들 공을 하늘로 날려버렸다.
"레비."
"네, 감독님."
"우리, 코치 바꾸자. 슛을 저렇게 엉망으로 할 수 있는거야?"
"바꾸시려면 계약 해지해야 하실테고, 그럼 돈 좀 드실걸요?"
"쿨럭. 그.. 그렇지.."
"설마 절 자르실 생각은 아니시겠죠?"
"쿨럭. 쿨럭."
"아니 왜 자꾸 기침을..?"
"아. 침 삼키다가 사래가 들렸다. 쿨럭."
후반도 종료. 0-0.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양 팀 다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황. 당연히 서로 롱 패스로 일관하고 있었다.
"아~ 좀 짧게 쪼개 나가봐라. 답답하네."
"쟤들 체력이 다 바닥나서 안될거에요."
"그렇긴 하지. 그래도 뭔가 기대하게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없어. 지금 시합은 말야."
결국 연장전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정말 이렇게 까지 되니까.. 꼭 이기고 싶구만.."
"그러게요. 죽을힘 다 썼더니 지면 짜증좀 나겠는데요?"
"몬토야를 골키퍼로 내보냈어야 하는데. 지안루카가 잘 막아 주겠지?"
"아마 그러지 않을까요?"
동전으로 선공 후공을 결정했다.
승부차기는 당연히 선공이 유리하다.
선공인 경우에는 골이 되건 안되건 먼저 슛을 날리고 기다리는 입장이 된다.
후공인 경우는 상대가 골을 성공시키면 나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
상대가 실패한 경우는 오히려 부담이 줄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후공이다. 이런 제길슨.
상대 1번 키커가 왼쪽 구석을 노렸다.
우리 골키퍼 지안루카, 꼼짝도 안한다.
득점.
우리팀 1번 키커는 세자르. 역시 왼쪽 구석을 노렸다.
신중하게 킥!
"티잉~"
"헉!"
볼이 왼쪽 골 포스트에 맞더니 그물을 가르며 들어갔다.
실축하는줄 알았다.
세자르 이 자식. 나를 보더니 윙크한다. 지금 간이 콩알만해졌는데, 놀리냐?
상대 2번 키커.
다시 왼쪽을 노린다.
지안루카, 꼼짝도 안한다.
또 득점.
우리 2번 키커는 제이슨이다.
달려가더니 킥!
이번에도 왼쪽을 갈랐다.
흠. 이것들이 죄다 왼쪽으로만 차네.
어떤놈이 처음으로 오른쪽으로 차는지 궁금해지는걸.
라고 생각하자 마자 상대팀 세번째 키커가 오른쪽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지안루카, 이번에도 꼼짝도 안한다.
"이봐 레비."
"네?"
"쟤 왜저래? 왜 안움직여?"
"글쎄요?"
"내가 광클릭이라도 해 줘야 움직이는거야? 화살표 키라도 눌러야 하나?"
"잘 모르겠네요."
"거 참. 희한하네?"
우리 세번째 키커는 David Perez.
천천히 달려가더니 슛!
"티잉~"
"허걱!"
이번에는 슛이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렸다.
그러더니 골 안쪽으로 꺾여 들어갔다.
아놔. 골대좀 그만 맞추지? 심장 떨려서 못보겠네.
상대 네번째 키커가 다가섰다. 슛!
이번에도 오른쪽이다.
지안루카, 이번에도 안 움직인다.
뭐야. 가운데로 차는거 막겠다는건가?
골 키퍼가 몸도 안날리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은 처음 본다.
우리의 네번째 키커는 미카엘이다.
왼쪽 구석으로 슛!
방향을 왼쪽으로 제대로 잡은 골키퍼.
그러나 막지 못할만한 위치로 슛을 했다.
현재 스코어 4-4다.
한명이라도 실수하면 승부는 바로 끝나는 상황.
상대 다섯번째 키커(이름따윈 기억하지 않아 글자도 작아서 잘 안보이는구만) 슛!
왼쪽 골대를 가르며 득점.
지안루카, 너 정말 왜그러는거야?
우리의 다섯번째 키커는 마크 놀란.
실패하면 경기는 끝난다.
왼쪽 구석으로 낮게 슛! 득점!
상대의 여섯번째 키커.
홈런!
왼쪽 골대 상단을 크게 날리는 Roberto Baggio의 실축을 연상시켰다.
그렇다면 이기는 시나리오 인데?
어쨌든, 이번에도 지안루카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 광클릭이나 화살표키로 지시를 해줘야 하는 건가?
여섯번째 키커는 아벨라.
다른 선수들에게 밀려서 리그 경기를 뛰지 못 하는 또 한명의 사나이.
볼에 키스하더니 페널티 스팟에 내려 놓았다.
신중하게 다가가더니 인사이드 킥!
골 오른쪽 구석으로 향하는 볼.
그 볼을 향해 몸을 날리는 골키퍼.
그러나 점프가 부족했다.
잔디밭을 가르며 날아간 볼이 그물에 휘감겼다.
"우와앗~!!"
선수들과 관중들 모두 소리를 지렀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
관중 225명. 젠장. 뭐야 이게.
유효슈팅 양팀 각각 1개.
도대체 골대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걸까?
좀 더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남긴 한판이었다.
스페인컵 3라운드 상대는 우니베르시다드 데 라스 팔마스. 10월 8일에 시합이 있다.
좋아. 그 날 까지는 리그에 집중할 수 있겠군.
이번에도 특별한 일 없이 3일이 지나 2008년 9월 7일. 리그 2라운드날이다.
홈 경기. 그런데 바람이 좀 세게 분다. 기록지에는 '돌풍' 이라고 쓰여 있다.
훗. 우리팀의 돌풍인게지. 핫핫.
기온은 15도. 경기하기 좋은 날씨다. 연속된 홈경기로 선수들의 컨디션도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상대는 레알 클럽 셀타 데 비고 B. 통칭 셀타 B로 통한다.
현재 BBVA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셀타의 B팀이다.
그래서 꽤 강한 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전반전 슈팅 2개 (유효 1) 를 간신히 기록한 셀타 B.
경기가 일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오늘 경기를 이긴다면 수훈은 단연 찰스다.
아직 팀 분위기에 적응하진 못한듯 하지만, 꽤 센스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위협적인 슈팅도 몇개 날려줬다.
동료에게 공간을 내주는 플레이도 제법 해 주었다.
대신 오늘은 빠른 발이 가장 큰 장기인 제이슨의 몸놀림이 둔하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마이켈로 교체해서, 경기 감각을 좀 끌어올리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전문키커 파블로가 저쪽에 혼자 앉아있다.
"이봐 파비."
"파비라고 부르지 말아주십쇼 감독님. 꼭 여자 이름 같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부르는거라구. 싫으면 니가 감독해."
"칫. 넘하시네요."
"어쨌든, 너의 왼발을 기대하고 있어. 기회가 나면 과감하게 중거리 날리라고. 그리고 데드볼 상황 잘 부탁한다."
"네. 알겠습니다."
파블로, 아니 파비는 신발 끈을 꽈악 묶었다.
"자. 얘들아. 주목해봐!"
"넷!"
"오늘은 꼭 이겨 보자. 모처럼 관중이 521명이나 오셨다고. 평소의 두배야. 이럴때 잘 해 두면, 사랑받는 팀이 되는거라구. 그리고 우리 재정도 좋아진다구. 그래야 니들 월급도 오르지."
"....."
"하핫. 재정은 니들이 신경쓸건 아니지. 자. 후반전에 확 휩쓸어 버려!"
"옛!"
후반전 역시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그런데도 점수가 안나기는 마찬가지.
경기 시작 후 59분. 후반 14분이 될 즈음, 제이슨을 빼고 마이켈로 교체했다.
"킬러가 뭔지 보여주고 오라구!"
그런데, 약 10분 후.
경악할 사태가 벌어졌다.
페널티 박스 외곽 오른쪽에서 패스를 이어받던 찰스에게 셀타 B의 Antonio manuel Velazquez라는 왼쪽 수비수가 강력한 백태클을 시도했다.
"으윽!"
"삐익~!"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렸다.
강한 충격을 받은 찰스.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예감이 좋지 않다. 팀 닥터가 들것을 가지고 뛰어나갔다.
"이봐 심판! 이건 퇴장감이라고!"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아마 잘 들렸을거다. 521명의 관중 뿐이니까.
나는 심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꺼낸 카드는 노란색 이었다.
원래 난 부상이란 단어에 민감한 편이 아니었다.
원래 운동을 하게 되면 누구나 다 잔부상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선수들은 아프거나 괴로운 것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둔감하게 변하게 된다. 적응하게 되는거다.
하지만, 선수생활을 접게 했던 부상.
물론 타인이 내게 입힌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심한 부상은 일생에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예전에는 백태클을 경고만 주고 끝내는 일들이 많았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이었는데, 이 월드컵 이전에는 백태클에 대해 관대한 편이었다.
우리에겐 하석주의 백태클로 유명해진 그 월드컵.
히딩크의 네덜란드에게 5대 0으로 발렸던 그 월드컵 이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소위 말하는 '담그는' 플레이가 꽤 있었다.
키 플레이어 담가버리고 난 경고. 또는 퇴장.
그런 백 태클이 조금 전에 들어왔고, 그것을 10년 전으로 돌려놓는 판정을 눈 앞에서 본 것이다.
심판에게 걸어가 따졌다.
"그게 어째서 경고로 끝나는건가요?"
"물러서세요. 물러서지 않으면 카드를 꺼낼겁니다."
"그런 심각한 반칙을 경고로만 끝내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제가 보기엔 볼을 보고 들어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바로 옆에서 보면서 그렇게 볼 수 있는건가?
더 따지려는 순간 레비가 날 잡아 끌었다.
"감독님. 그만하시지요. 말 섞으면 입만 아픕니다."
"제길. 선수를 보호해야지 이게 뭐 하는거야 도대체? 저런 판정이 쌓여서 선수들의 선수생명을 위협하는거라구!"
"찰스는 교체해야 할 것 같네요."
"미카엘로 교체하자."
"예. 미카엘! 몸 풀어!"
찰스의 괴로워 하는 표정이 보였다.
"병원으로 빨리 데려가서 검사해봐요. 유코."
유코. 새로 뽑은 우리 팀 닥터의 이름이다.
"알겠습니다."
Antonio manuel Velazquez.
너, 내가 별명을 백태클이라고 붙여주겠어. 난 한다면 한다.
다음 우리와의 경기때 나오지 않는게 좋을거다.
아주 푹 담가주마. 난 뒤끝 있는 남자라고.
이 사건을 기점으로 경기가 갑자기 비장한 느낌으로 변했다.
동료를 잃은 선수들의 눈빛이 변했다고나 할까?
그것은 파비의 날카로운 프리킥에서 시작 되었다.
평소에 프리킥을 엉뚱한데로만 날리던 파비.
집중력이 좋아진걸까? 감아찬 볼이 왼쪽 탑 코너를 향했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
볼이 떨어지는 위치가 바로 세자르 앞이었다.
그대로 논스톱 슛! 골!
드디어 1-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몰아붙이는 우리 선수들이 만든 계속된 찬스의 결실이 맺혔다.
87분 경. 찰스와 교체되어 들어간 미카엘 앞으로 릭이 보낸 스루패스가 들어왔다.
오른쪽 엔드라인까지 돌파한 후 크로스!
모레노의 발 바로 앞에 떨어지는 최고의 크로스였다.
이것을 바로 하프발리슛! 골!
그리고 인저리 타임에 아크 정면에서 마이켈이 받은 볼을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스루패스했다.
파비가 그 자리로 달려가고 있었고, 노마크 찬스가 되었다.
그대로 득점!
결국 3대 0으로 셀타 B를 누르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승 0무 0패. 득 5 실 1의 성적이다.
그리고, 유코의 진단 결과가 나왔다.
제길.
모처럼 팀 분위기에 적응할 만 하니까 5개월이라니.
올 시즌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입원해 있는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이. 찰스."
"감독님?"
"내 목소리가 꽤 멋있나보군. 금방 알아듣네?"
"워낙 잔소리를 많이 하시잖아요."
"쿨럭. 그.. 그렇긴 하지.?"
"이겼다면서요?"
"그래. 니가 빠지니까 쉽게 이기더라구. 3대 0이었다. 복귀 천천히 해야될 것 같다."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줘야죠 감독님!"
"뭐. 죽을 병도 아닌데. 훌훌 빨리 털고 일어나라. 그래야 괴롭힐 놈이 하나라도 더 있어서 즐겁지."
"그래야죠."
"괜히 운동하다가 덧나지 말고 착실하게 치료해라. 제대로 치료 안하면 방출해 버릴꺼다."
"네. 알겠습니다."
"몸조리 잘 해. 네 마음 따위 다 보인다고."
"헉. 어떻게 아시죠?"
"초조해 하면 지는거다. 이제 막 24살 됐는데, 5개월 쉬어 봐야 니 나이가 24살 5개월이지 갑자기 30살 되겠냐? 아까도 말했지만 부상 또 생기면 진짜 가만 안놔둔다."
"알겠어요."
"걸어다닐 수 있게 되면, 심심할때 놀러와라 사무실에. 심심하다. 그럼 끊는다."
"네. 좋은 하루 되세요."
음. 마음이 좋지 않다. 백태클 녀석. 정말 언제 두고 보자.
내가 영입 명단에도 넣어주지. 훗.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고 언론플레이 해줄꺼다.
은퇴할때까지 계속 씹어주겠어.
그러나, 찰스의 부상이 우리 팀의 어둠의 그림자가 될 줄은 이때까지는 전혀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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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끝)
첫댓글 정말 재미있습니다~ 오늘 한큐에 10회까지 다봤어요~ 다음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손님 한분 더 모셔야겠네요.. ^^
계속되는 연승행진~~다음편 언능 왔으면....
하하. 실은 승부차기는 공식 기록은 무승부라능.. ㅠㅠ
지안루카 ㅋㅋㅋ
왜 그런걸까요? 궁금해 죽겠습니다. 알려주세요.
재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