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장 -[아무리 큰 업적(業績)도 자랑하면 사라진다]
蓋世功勞 當不得一個矜字 彌天罪過 當不得一個悔字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미천죄과 당부득일개회자
세상을 뒤덮을 만한 공로가 있더라도
뽐낼 긍(矜) 자를 당할 수 없고,
하늘까지 가득찬 죄라도
뉘우칠 회(悔) 자를 당하지는 못한다.
[해설]
공적(功績)은 어디까지나 공적이요,
죄는 어디까지나 죄가 아니겠느냐고 보는 것이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다.
즉 당사자의 심정이야 어찌되었든
그 결과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러나 좀 더 긴 안목으로 보면
이 당사자의 의식이라는 것이 뜻밖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승리에는 행승(幸勝)도 있을 수 있지만
패배에는 우연한 패배가 없다는 말을 한 장수도 있거니와,
성공의 참된 요인은 뜻밖에도
당사자 눈에는 잘 띄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성공의 결과만을 놓고 자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볼 때 위험하기 짝이 없고
무의미한 것이라 하겠다.
아무리 세상을 뒤흔드는 공을 세웠다 하더라도
스스로 떠벌이고 다니면 공로가 무색해진다.
조선 태조(太祖) 때, 이숙번(李叔蕃)은
제1차 왕자(王子)의 난 때
방원(芳遠:太宗)을 도와 공신이 되었는데,
그 공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굴었다.
심지어 재상들까지도 자기집 하인 다루듯이 하였다.
그의 집이 돈의문 안에 있었는데
드나드는 인마(人馬) 소리가 시끄럽다 하여
돈의문을 마음대로 막아
사람들을 드나들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이런 교만이 오래 갈 리 없어 마침내
죄를 짓고는 매를 맞고 함양으로 귀양을 갔다.
귀양 생활에서도 그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사치와 방종을 일삼으며 임금을 원망했다.
세종(世宗)이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지으면서
그가 역사적 사실을 잘 안다고 하여
잠시 서울로 불렀는데,
조정에 들어오자
줄지어 서 있는 정승들을 죽 둘러보며
아무 아무개가 어려서부터 싹수가 있더니,
벌써 정승이 되었구나? 하는 등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다.
일을 마치자,
이숙번에게 뇌물을 받은 김돈(金墩)이
석방해 줄 것을 청하니,
세종은 이렇게 말했다.
이숙번은 태종 때 공신으로 죄를 지어 귀양갔으니
내 마음대로 용서할 수 없다.. 하고는
다시 함양으로 내려보냈다.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인 왕양명(王陽明)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병폐는 오만할 오(傲)란 자(字)이다.
人生大病只是一傲字
인생대병지시일오자.. 라고 말했다.
사람이 오만(傲慢)하면,
우선 이유 없는 적을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첫댓글 오월의 첫날 오후시간에 컴앞에 앉자서
채근담 좋은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가네요 가정의 달 5월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습니다
행복한 웃음 가득한 한주를 잘 설계하시고 몸 관리도 잘 하시고 장미꽃계절 잘 보내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