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인가
케이블 TV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TU미디어 예능 프로그램
시키면 한다! 약간 더 위험한 방송 이라는
엽기적인 예능이 있었다
선정성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짜여진 컨셉인데
요즘에 비하면 그럭저럭이지만
그 당시엔 수위와 발상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닭은 날 수 있을까?
개는 보신탕으로 끓인 개고기를 과연 먹을까?
한일전 한국 응원단 옆에서 일본을 응원하면
어떤 반응일까?
사람을 묶어놓고 계속 간지럼을 태우면 어떻게 될까?
무료 시식코너에서 음식을 끝까지 먹을 수 있을까?
중국집에서 다른 중국집 요리를 배달시킬 수 있을까?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대신맨' 이라는 닉네임을 썼던 걸로 기억한다
'대신맨'
대신 돌려드립니다
프라자 에끼 맞은편
야요이켄에서 식사중 벨소리가 울린다
"대신맨 사장님 맞으신가요?"
"예"
"아 옆에 같이 돌리던 사장님 소개로 전화드립니다"
"아~~ 예"
"제가 지금 바로 공항을 가야해서"
"기종이랑 다이 번호만 말씀해 주이소"
얼마전부터 프라자 에끼에서
틈새 사업을 시작했다
연타중 귀국 시간이 임박한
한국인을 상대로
다이를 넘겨 받아
대신 돌려주는 아이템이다
프라자 에끼는 한국 유저들이
많아서 가능한 사업이라 하겠다
쌩 판 모르는 남을 주고 가느니
내가 대신 돌려주고
출옥 된 다마나 메달에 대해
50 대 50으로 나누는 구조다
인증샷은 필수이며
그래프 아타리 수 모든게
투명하게 공개 된 마당이니
서로가 의심 할 여지도 없었다
내가 착석하고 딱 만 발이 더 나왔다
옆 다이 나를 소개시켜주신 사장님한테
음료수 한 개 드리고
바리바리 환전
5천발은 내가 먹고
5천발은 귀국하신 의뢰인에게 송금한다
서로서로 감사하다, 수고했다는
훈훈한 인사말을 카톡에 남기고 미션 종료!
그 후로
소문이 났는지
초저녁 시간 호출은 이어졌고
하루 일당 하기엔 이만한
돈벌이가 없었다
가아라님과 밤새 술 마시고
낮잠을 자고 있는데 벨소리
"대신맨 사장님 출동해주이소"
"옙 기종하고 다이번호 알지예?"
헐레벌떡 리제로 앞에 갔는데
연타중은 연타중인데
8연타 후 자리를 뜬 모양!
윗 접시에 다마는 없고 먹다만 물통 한 개 달랑 있다
'에이 ㅅㅂ 다마를 젠부 빼서 가면 우짜란 말이고
연타중 돌릴 구슬은 남기 놔야지'
어쩔 수 없이 쌩 돈 천 엥을 넣고 돌린다
역시나 잡리치 한 번 없이 종료!
인증샷 남기고
의뢰한 사장님한테 카톡을 보낸다
사장님 "아쉽지만 바로 끝났으예"
그 분도 수고했다며 쿨하게 마무리
고객은 점점 늘어났고
나의 사업은 능수능란하게 흘러 갔다
며칠이 지나고
케이알 소닉사마 민박에서
지내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그때 리제로 사장님이다
"대신맨님 이상한게 있어서 뭐 좀 물어볼라고요"
"예 말씀하이소"
"그 때 8연타 끝나고 바로 16연타 더 나왔던데
그거 내꺼 아입니꺼?
"하하 그랬나요?"
"근데 사장님 전 연타 끝나면
확인없이 바로 다이 뺍니더"
"그건 다른 분이 돌려서 나온거겠지예'
"에이 그걸 좀 더 확인하고 빼야지
걍 빼면 우짭니꺼?"
"ㅋㅋ 사장님 그게 붙어서 나올지 안 나올지
제가 우째 압니꺼?
그리고 전 연타중만 딱 돌리고 다이 뺍니더
확인 1회전도 안 합니더
그게 제 사업 철칙이라예"
시덥잖은 설명 계속 할려니
짜증도 확 밀려오고
내 돈 천엥 넣은거 갑자기 기억 나길래
"그리고 사장님 연타중 확인 할라머
윗 접시 구슬은 좀 남겨두고 가시야지
그걸 쏙 다 빼고 가시면 우짭니꺼?
정당한 태클을 걸었는데
계속 투덜투덜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사장님은 담에 전화 주시지 마이소
제가 좀 불편하네예"
그랫더만
남의 연타중만 주서먹는
걸베이 쉑끼가 어쩌고 저쩌고
인격 비하를 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꼰대질까지
"니 몇 살이야?"
"관셈보살이다 시바라"
일이 커져버렸다
하필 지금 에끼에 있다네
호호 요거 잘 걸렸다
한국사람 바글바글~~
평소엔 온순하지만 눈깔 뒤집히면
괴물로 변한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다
참교육 GO GO
둘이서 멱살 잡고 치고박고 뒹군다
볼썽사나운 연출이 계속되고
에끼 전직원이 출동해도
못 말리는 상태가 돼 버림
급기야 봉고차 두 대
소대급 경찰 출동!
리제로 사장과 난 엎드린채로
수갑 철컹철컹!
안경이 날라가서
앞도 잘 안 보인다
저멀리 흐릿하게
굽타사마와 켄시로사마가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양껏 연기를 내뿜으며
'쯧쯧쯧' 혀를 차고 있었다
저번 원정 내상이 얼마나 심했는지
어젯 밤 실제로 꾼 거임
니기미 시발꿈 ㅋㅋㅋㅋ
P/S
상기 내용에서
뜻하지 않게 등장한
회원분들께는 애교로 봐주시길 바라오며
너그로운 용서를 구합니다
그래도 혹 기분 나쁘다 하시면 칼 수정하겠습니다 ^^;
뻘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생은 부모빨
빠치는 연타빨
끗
꿈... ㅋㅋㅋ 잘보고갑니다
개 꿈 꾸고나면
뭔 꿈인지 기억 안 나는데
이번 꿈은 진짜 생생했어요 ㅋ
ㅋㅋ 연아님다운 풍류와 글입니다.
괜찮은 사업 아이템데쓰 ㅋ
엔딩님 잘 지내시죠?
뜨뜻한 겨울 보내시고
늘 건강하세요 ^^
^^즐감입니다
고맙습니다 ^^
몰입감이 장난아닌데여? 꿈인지도 모르고~ 어머어머 하면서 봤어요!!!👍
우어 달콤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넘 뜸하셔서 잊고 있었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따뜻한 겨울 건강하시길 바래요^^
실제 싸움나서 경찰오고 했던 일이 있다해서
당연히 그때 실제 주인공인줄 알았네요
혼자 여러자리 돌리기 어려우니 1엔 돌리시는 영감 할망 몇명 섭외해서
30프로 주는것으로 사업을 확대해가시면 좋을듯합니다
상상속의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곳
하카타 프라자!
요즘 분위기는 어떤지 한번쯤
가보고 싶네요 ^^
ㅋㅋㅋㅋㅋ 상상으로는 해봤는데 꿈으로 꾸시다니 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ㅋㅋ
하하 감사합니다
시작하신 사업 번창하길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