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다음은 폼이다. 이는 모든 춤이 다 그러하다. 왈츠에서는 폼(Form)을 쉐이핑(Shaping)이라고도 한다. 즉 모양을 만든다는 말이다. 토종언어로 표현하면 발다음엔 폼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폼(Form) 다음엔 뭔가. 그건 어울림이다. 아무리 폼이 좋아도 어울리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그러면 지금 나는 어디에 와 있는가. 이제 기본발은 되고 폼을 좀 생각하는 단계다. 아직 초보수준이라는 얘기다. 사교를 먼저 배운지라 발되고난 다음에는 그저 여자돌리는데 온 힘을 다 쏟았다. 지딴에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어울리는게 아니라 여자 고문한거에 불과하다. 좌우지당간 사교에서 어울림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는 있다. 그런데 수박 겉핥기요 자기 착각속에 빠져 있다.
사실 이 정도만 알아도 그나마 기초토양은 된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스텝만 익히다 세월 종친다. 달리 말하면 아직 춤을 시작도 안했다는 얘기다. 폼이고 모양이고 어울림이고 교감이고 자시고 그저 스텝만 익히려 고고다. 춤이야 어찌추던 자기가 할나름이지만 스텝만 안다는건 말그대로 제식훈련일 뿐이다.
물론 춤을 추려면 스텝을 알아야 한다. 스텝의 중요성을 무시하려는게 아니다. 문제는 오로지 스텝 일변도로 나가려는데 있다는거다. 고생은 고생대로 자배기로 하고 배워봐야 어디 써먹지도 못하고 그저 나는 이 정도 스텝까지 안다고 혼자 만족하는 경우도 무척이나 많다. 내 얘기일수도 있다. 이처럼 스텝의 함정은 피해가기 어렵다.
물론 폼(Form)을 갖추고 어울림과 교감을 중시한다는게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춤이란게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우리가 언제 몸으로 뭘 표현해 본 적이 있는가. 그저 운동회 달리기나 헬쓰클럽 역기들다 볼 일 다본거다. 다시말해 체력증진에 몰두한거지 몸으로 뭘 표현한다는건 머리털나고 처음인게다. 따라서 시간이 필요한거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라해도 춤에서 폼(Form)과 어울림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는 있자. 그리고 여자앞에서 폼잡아봐야 도루묵이라는 것도 알고는 있자. 사실 남자는 여자앞에서 폼잡는 일에 목숨을 거는 존재인데 그걸 하지말라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좋다. 여자 앞에서 폼은 잡되 좀 폼(Form)나게 그리고 여자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필 정도로 즐겁게 어울려 보자.
쉽게 말하면 잘 놀자는 얘긴데 말은 쉬워도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춤이 안되면 몸으로라도 때우자.
첫댓글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청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