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 기념 22주년을 기념하여 남편에게 서프라이즈한 이벤트를 하느라고
예약한 공연이었다.
난 남편에게 이벤트를 곧잘하는 편이다..ㅎㅎ
인터넷에 올려진 글을 보고
광고음악도 만들고 오디오 회사 사장이며 치유음악을 만든 그가
그리고 개인적으로 노래도 좋아하기에...
좋은 오디오도 설치한다하고 자연의 소리도 들려준다 하니..정말 좋은 경험을 하리라고 믿었다.
굳이 바쁘다는 남편을 퇴근후에 오라고 하고..그 복잡한 강남길을 버스로~ 퇴근시간대라 한시간도 넘게 밀리고 밀려서 숨가쁘게 뛰어간 콘서트...
그는 처음부터 감기몸살이 걸린지 이틀째라고 말했다.
공연은 마지막 공연이 좋은데...첫날 온 여러분은 손해라고 말했다.
난 '초심'이란 말을 좋아한다..
긴장이 풀려서 해치우는 마지막 공연보다 처음 조금은 긴장되고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이는게 좋아
뭐든지 처음을 좋아하는 나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ㅠㅠ
나이도 66세라고 말했다.
왠지 음악에 빠져들지가 않는다고 간간히 말했다.죄송하다고...
화가난 듯도 했다.
내가 아는 노래는 하나도 없고 다른가수의 노래만 불렀다.
나중에 남편은 그가 작곡한 노래일거라고 말했지만..
난 내가 아는 '랭그리팍의 회상'이나..'고독'이나..'목이멘다'..가 언제 나오나 기다렸다.
스피커는 우웅거리고..마이크는 메아리가 들리고...
그래도 해금소리가 아름다와 빠져들라치면...
그는 또 말했다...
노래가 안된다고...노래 부를 분위기가 아니라고 오디오맨을 마이크에 대고 나무랬다.
자꾸 자꾸..말했다.
오늘은 노래에 안빠져든다고...
그의 목소리가 설령 잘 안되었지만...
우리 나이가 되면 이해심이 많아진다...
그가 사십년 결산을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저 노래만 열심히 불렀더라면...ㅠㅠ
그래도 음악속으로 빠져들려고 우리가 노력할때마다
자기가 노래에 안 빠져든다고 초만 치치 않았어도...
우리는 다 이해할 수 있었다..
난 밴드가 삑사리난지도 몰랐다...
그저 오디오가 쿵쾅거려서...그 음악에라도 빠져 보려 했건만..
아주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가 말했다 밴드가 삑사리난다고...
박수 치는 손에 힘이 빠져도 끝까지..예의는 지키려 했는데...
그는 뜬금없이...별로 흥이 나지도 않은 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일어서라고 했다.
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옆에서 일그러져 있는 남편얼굴을 보면서...ㅠㅠ
차라리 요즘 들어 내가 알고 있는...
조용한 노래라도 한마디 부르며 조용히 끝냈더라면...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부르는 그가 정말 ..그랬다.
사십년 음악 인생이면...누가봐도 프로여야한다.
아무리 아니어도 우리를 노래로라도 빠져들게 성심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린 빠져들 준비를 하고 간 사람들이므로~!!
돈 13만원을 들여 난 시간을 투자했다.
우리 결혼기념일을 거기서 보냈다.
내가 콘서트를 안 다녀 본 것도 아니고...
이문세...조용필...SG워너비 ..인순이..이은미..부활..추가열..박강성..장사익..김장훈..
그외 다수가 나오는 공연은 부지기수로 보았다.
난 콘서트를 좋아한다...
특히 '부활'..장마철에..갑자기 내린 폭우로...주말 밤 야외공연인지라..
난 취소라도 된 줄 알았다.
그래도 보기로 했으므로..비옷을 입고 가니..
열댓명이나 앉아있는..앞에서 시간도 정확하게...시작햇다..
비가 들이쳐도...
김태원은 비실대며 기타를 멋지게 연주햇고...
난 그가 바람에 쓰러질 것 같아 보엿다...
그가 말했다...비가 와도 와준 열명을 위해서 자기네는 이밤을 불태운다고
와주신분들은 대단한 팬이라고~
부활의 로커 정동하는 라이브로 이십곡이 넘도록 불러댔다..
온갖 포즈를 취하며..신들린듯이..
난 감동했었다..
아..프로구나...!!
다 따나버린 스산한 광장에서 김장훈은 그랬다..이밤 다같이 여기서 죽자~~!!
신들린 듯 부르던 그의 노래들..
음악은 참 좋은거구나...
비를 쫄딱 맞고 추위에 떨며 지켜본 감동으로 콘서트를 더 열심히 다니게 되었다.
전유성이 기획하고 꾸민 무대를 보면서도 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기뻤었다.
그 모든것은 이보다 돈도 덜 들었었다..
G20 정상회담의 대통령이 앉아있을 의자라며 편하냐고 김도향씨는 물었지만...
난 하나도 안편했다..
밴드나 오디오맨이 혼나면 왠지 내가 불편햇고...
그가 힘겹게..시간아가라~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만 햇다..
흥이 안나는 콘서트는 생전 처음이었다...
그는 아프다면..차라리..'다음 공연을 보세요' 라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아니면 환불조치를 하더라도 하기싫은 공연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라이브카페가서 들은것만도 못한 공연을 보고 나온 듯한..
공연장을 나오는 분위기가 가라앉은...
다들 서로 어색한...
밤도 깊어 코엑스몰도 문 닫고 컴컴하고 스산한 길을 걸어오며 우린 할 말이 별로 없이...
남편에게 "괜히~~미안하네..당신한테..서프라이즈 선물인데...."하니..
남편이.."아냐...아주 서프라이즈 했어...!"하고 썩소를 날렸다..
우울하게 집으로 들어왓다..
어디가서 술한잔하자 싶은 맘도 안 들었다...
이런 공연도 잇고..저런 공연도 잇겟지만..엄청 우울했다.
나이가 든다는건 아름답다고 알고 싶었는데...
역시나 나이듦은 슬픈일인 것 같다.
다시는 그런 공연은 보러 안 갈거다.
첫댓글 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겟죠... 좋은경험 하셨다 생각하세요 전 공연이라곤 첨으로 SG워너비 공연본거 였는데 멋진 무대였는데요
해하지마시고요
ㅎㅎ..그런날 저런날 있는거지요...다만 노찿사까페에서 너무 멋진곡을 알게 되어 나름 좋아하고...차안에서도 자주 들었는데...그래서 간건데..그러하니..그랬다구요...ㅎㅎ...남편이 자꾸 서프라이즈~~하고 놀려대니..더 약올라서....ㅎㅎ
에고..노래방이라도 가서 뒷풀이라도 하고 들어가시지 그러셧어요...원래 굿 못하는 무당이 마당 기울엇다 탓 하는 법이지요..조용필은 시작 시간 칼 같이 맞춰 짚차 타고 들어와 바로 시작한 노래로 중간에 물 한잔 마시고 안녕 하세요 감사 합니다 이말 외엔 오직 노래로..시간 내내 눈을 못 떼게 하던데...대중 예술가인지 그저 목청 팔아 먹는 딴따나..인지는 스스로 만드는 거지요..
우예 이리 맞는 말쌈만 골라할꼬..ㅎㅎㅎ
조용필은...가왕 타이틀이 맞다고 생각했어요..어제 황금어장에서 장한나의 음악론을 듣고는...자긴 자기 음악에만 집중하기에..자기손가락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모른다고..다른곳에 집중하면 다 잊어버린다고...또 비교가...ㅎㅎ...뒷풀이할 기분도 아니었어요..다들 끝나고 나오면서 서로 눈치보며..할말을 잊은채..어둔 길을 걸어나오는데...관객들 다들 조용한 거 있죠...말하는사람도 한사람도 없고...분위기가 참~~~
그분 나름대로 존경했었는데 실망이네요. 오래전 어느 길목에서 낙엽 뚝뚝 눈물 떨구던날
거리를 걷다가 듣던 랭그리팍의회상에 나도몰래 한참을 서서 그 노래에 빠져들며
이 가수가 대체 누구인가? 그랬던 분인데...적어도 프로라면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겠죠.
미래님 잊어 버리세요^^
넵~~아주 잊겠습니다...노래처럼 삶의 위로가 되는 좋은 것이 잆는데...그런 좋은일을 하시는 사람은 ....요즘은 맘에 들어오는 좋은 노래가 없네요...맘이 노래를 떠나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