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惡)의 축(軸)이란 무엇인가
한국사회문제연구소장/박사
조상진
인류 역사에서 종교적으로 악(惡)에 관한 개념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기원전 6세기경 페르시아 제국에서 창시된 조로아스터교로 전해진다. 이 종교는 선(善)한 신(神)으로 아후라 마즈다를 내세우며 최고의 유일신 사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악(惡)의 신(神) 앙그라 마이뉴와의 대립 속에서, 인간은 선을 선택하고 사후의 심판을 통해 천국 또는 지옥으로 간다는 이원론과 일신론을 믿게 되었다.
페르시아는 아케메네스, 사산 왕조를 중심으로, 이란 고원에서 발생하여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삼았다. 따라서 이란의 역사와 문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교리에 있어서 최후의 심판, 메시아 사상 등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종교들은 모두 선과 악에 대한 이분법적 구별이 강하기 때문에 특히 악(惡)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역시 절대적이다.
축(軸)이란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동맹을 맺고 세계질서의 추축국(樞軸國)이 되겠다고 주장하면서 사용되었다. 이어서 2002년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연설에서 북한, 이라크, 이란 3개국에 대하여, 테러 지원과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나라들로 지목하는 표현으로서 ‘악의 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2001년 9.11 사건 이후 미국은 테러 조직과 연계되어 있는 지원 국가를 적대시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던 것이다. 이탈리아 무솔리니가 ‘로마-베를린이 세계의 중심축’ 이라고 발언한 데에서 처음 유래했고, 현재에도 국제정치에서 불량 국가의 의미로 비유하여 축이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1776년 미국독립선언서 본문 중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의 여러 나라 사이에서, 자연법과 자연의 신(神)의 법이 부여한 독립, 평등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인류의 신념에 대해 엄정하게 고려해 보면서, 독립을 요청하는 여러 원인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 즉 천부인권(天賦人權)을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生命)과 자유(自由)와 행복(幸福)의 추구가 있다. 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인류는 정부를 조직했으며, 이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인민의 동의(同意)로부터 유래한다. 라는 부분이다. 여기에는 자연법 사상과 함께 자연의 신, 신의 법 등이 등장함으로서 종교적 상징성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늘이 부여한 인간의 권리라는 의미의 천부인권의 개념이 명시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종교적 상징성이 엿보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성경 창세기(1장27절)에 따르면,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부분에서 천부인권의 근거는 유일신 ‘하나님의 형상’ 대로 창조되었으므로 평등하고 존엄하다는 기독교 신앙에 기반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인간에 대한 존엄권, 자유권, 생명권, 행복권이 국가가 아닌 하나님(神)으로부터 부여되었음을 의미하는 점이 핵심이다. 즉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일은 곧 하나님의 형상을 훼손하는 것임을 밝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권은 통치자가 부여한 것이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받은 불가침의 권리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