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에 맹비난 퍼붓는 정의구현사제단…與 “종교인 자격 있나?”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1 17:54:58
▲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광장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주관하는 '검찰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정권 퇴진 촉구' 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정구현)이 전북 전주에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개최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21일 “종교를 앞세워 정치세력화 하는 정의구현사제단, ‘정의구현’하고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정구현은 전날(20일) 윤석열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진행하면서 ‘검찰독재 정권의 폭정’, ‘대한민국을 왜구의 손에 넘기려 애쓴다’, ‘지독한 마귀 들린 사람’ 등 종교 의식과는 거리가 먼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제단 소속의 한 신부(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는 지난해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는 그림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저주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면서 “또한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실명을 호명해 비판 받았으며, 유가족 동의가 없었다는 지적엔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할 것’이라고 받아쳐 유족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줬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우리나라 헌법 제20조 제2항은 정교분리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이 어떤 종교를 믿건 그에 상관없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며 “그러나 특정 교단 혹은 일부 사제들이 자신의 종교적 권위에 기대 편향적 정치적 입장을 살포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적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극단적인 이념에 사로잡혀 무지성적으로 반정부 투쟁의 깃발을 흔들며 국정을 혼란케 하는, 종교인으로 본분마저 망각한 신부들을 국민들과 천주교 신자들이 어떤 시각으로 볼지 의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무엇보다도 이 사제단의 가장 큰 문제는 종교인으로 보기 어려운 섬뜩하고 선동적인 표현 방식이라고 하겠다. 비행기 추락 기도, 악마화, 토착왜구, 패륜 등 온갖 혐오와 부정적인 표현으로 가득 찬 이들의 구호는 정치적 이념성을 떠나 기본적으로 종교가 지녀야 할 ‘사랑’, ‘자비’, ‘포용’, ‘관용’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는 것”이라며 “되레 증오와 불신 불안을 야기하는 천주교 사제들이 과연 종교인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종교와 신자를 이용하는 정구현은 종교의 근본 가치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출처 : 더퍼블릭(https://thepublic.kr)
과거 위상 사라진 정의구현사제단...조간지 지면 배제 ‘시국선언’
신민형 | 기사입력 2023/03/21 [17:20]
갈등과 분란의 불씨... 종교가 정치.언론과 함께 만드는 생지옥
핫 이슈 덮은 사회면 생지옥 기사...생활고 일가족 사망과 부모 상습 학대 사망 초등생
지난 1974년 함세웅 신부 등이 주도해 만든 정의구현사제단은 독재정권에 용감하게 맞서 민주화를 위해 싸운 그야말로 ‘자유와 정의’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일반 사람들은 물론 교단 내에서도 질타받는 모임이 되었다. ‘자유와 정의’의 대변자가 아니라 특정 진영의 대변자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진보세력과 같은 주장을 펼치면서도 진보세력 내에서도 그 위상이 과거같지 않음을 보게 된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검찰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정권 퇴진촉구’ 시국미사. 연합뉴스
정의구현사제단이 20일 저녁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지만 21일 조간신문들은 시큰둥했다. 진보 신문들까지 지면에서 배제했고 일부 신문들은 인터넷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 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 정권 퇴진 촉구'를 외치는 시국미사에서 이 시대의 갈등과 분열의 불씨는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보도에서나마 보혁의 차이가 있었는데 바로 그 차이가 갈등과 분열의 양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진보는 ‘대통령의 용퇴’를 촉구하는 성명에 초점을 맞춰 한일회담에서의 ‘굴욕외교’ 등을 집중 비판했다. “백성을 배신하고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는 토착왜구를 임금으로 모실 수 없다” 는 등의 신부 강론을 부각시켰다.
<한겨레: 정의구현사제단, 전주 풍남문광장서 “윤석열 퇴진” 시국미사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84404.html>
반면 보수는 근래 논란이 되었던 사제단의 막말 논란들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수호 천주교인 모임과 고엽제 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맞불집회도 함께 보도했다. "사제단이 교회와 나라를 망치고 있다" "천주교가 나라를 배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미사 중단과 사제단 해체를 촉구했다.
<중앙: 9년전 "밑도 안닦는 朴" 논란된 정의구현사제단, 尹 퇴진 외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48488>
▲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찬반 논쟁 속에 개신교계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으로 교단연합체인 NCCK 이홍정 총무가 사의를 표명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찬반 논쟁 속에 개신교계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으로 교단연합체인 NCCK 이홍정 총무가 사의를 표명했다.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에서도 보혁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볼 수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찬반입장으로 여야와 보혁언론이 두 패로 나뉘어 다툼을 하는 가운데 가운데 찬성입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과 반대하는 교단이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예장이 NCCK 탈퇴움직임을 보이자 급기야 NCCK를 이끌고 이홍정 총무가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회갈등과 분열을 중재할 종교가 오히려 다툼의 불씨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정치와 언론의 편씨움을 꾸짖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종교가 오히려 정치와 언론의 패싸움에 휘말려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그렇게 정치와 언론에 함께 놀아나는 종교는 천국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 현실세계를 더욱 생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국제경제위기, 안보위협, 외교전쟁, 노사갈등 등 합심해 타개하지는 못할망정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는 것 아닌가.
실상 정치, 언론, 종교의 제 밥그릇 싸움에 생지옥을 겪는 사람들을 다룬 사회면 기사가 더 아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분노까지 치민다. 여타 핫이슈들이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 일가족 사망 차량에 아이가 쓴 것으로 보이는 쪽지(사진 좌)와 상습 학대 사망 초등생.
생활고 때문에 부인과 세 자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남성의 이야기가 사람사는 세상을 원망하게 만든다. ‘엄마 사랑해요’ 라는 자녀의 쪽지는 가슴을 아리게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486394?type=main)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로 사망한 초등생 이야기에는 감정을 추스릴 수가 없다. 어떻게 인간사회가 이렇게 생지옥으로 변했을까.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486357?type=main)
정의.사랑.공정.민생 등을 내세우며 자기편 실속만 차리는 것으로 보이는 정치.언론.종교이 한탄스럽다. 그들이 오히려 생지옥을 부추기는 것만 같다. 이들을 불신하고 미워하기만 하는 나 역시 생지옥에 사는 것은 아닐까.
CRS NEWS 매일종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