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한 날 : 2014년 3월 21일 (금) 오후 4시 ~ 4시 40분
* 읽어준 책 : <뒷집 준범이>, <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 엄마>, <방귀쟁이 며느리>
* 함께 한 친구들 : 10명 (남자 친구들 3명, 여자 친구들 7명)
지난 두 주는 참 마음 편하고 즐겁게 책 읽어주기 활동을 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모여있는 방에 들어서니, 책상 위에 독서감상문을 쓰는 A4 용지가 한 장씩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복지사가 책을 잘 듣고 감상문을 쓰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는 겁니다.
제가 책을 꺼내자마자 아이들은 연필을 들고 책 제목을 미리 써 놓으려고 분주하고, 분위기는 어수선...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독후 활동은 아이들이 책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하고, 부담을 느껴서 안된다고 했습니다.
복지사는 괜찮다고, 이 아이들은 시키는데로 잘 한다고...
처음 인사갔을 때 우리 활동의 의미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화를 내며 다시 말씀드리니까 그제야 용지를 다시 거두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지난 주에 약속한 <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 엄마>를 가져가서 먼저 읽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더 좋았다는 아이, 속편이 더 재미있다는 아이, 둘 다 재미있다는 아이들로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음에는 <방귀쟁이 며느리>를 읽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자기네 공부방에 있는 책이라고 몇몇 친구들이 아는 척을 하네요.
공부방에 있는 책은 다른 작가 다른 출판사 것인데, 그림도 그렇고 글도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방귀 이야기라 역시 아이들 반응이 제일 좋았고, 여러 아이들이 자기 방귀 소리를 말하거나 가족들의 방귀 에피소드를 늘어놓느라 신이 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뒷집 준범이>를 봤습니다.
표지에 있는 신흥반점 그림 때문에 아이들이 짜장면 먹고 싶다고 또 한 번 난리...
이 책은 반응이 그저 무덤덤했어요.
찬찬히 집중해서 그림과 글을 이해하며 준범이의 마음을 살폈으면 좋겠는데, 여기 친구들에게는 앞의 두 책이 더 강력했나 봅니다.
마치고 나니 복지사가 다시 독후활동지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다시 한 번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용지를 나눠주는 겁니다.
독서논술 시간이 따로 있다고 들어서 활동은 그 때 하고 이 시간은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시간에는 또 다른 것 해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이니까 해야겠다는 겁니다.
결국 책 읽어주기 활동도 독서논술의 하나로 바라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났습니다.
사실 우리 회원들 중에도, 회원이었던 분들 중에도, 독서 관련 일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바깥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나 싶은 생각도 한편 들었습니다.
독서는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책 읽기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는 우리 단체의 활동이 갑자기 무력하게 느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다음 주에도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이 곳도 회 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 전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첫댓글 다음주에도 독후활동을 지속한다면 회의 공식적인 입장 전달이 필요하겠네요.
센터장님의 기본적인 소양이 아이들에게 좋은환경과 좋은 프로그램으로 잘 관리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참 안타깝네요. 기운내세요~ 수고많으셨어요^^
글쎄요... 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맨처음 방문했을 때 '전달'만이 아니라 '확인'까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 센터에서는 독후활동과 우리 회 활동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확인받아야 하거든요. 예전에 다평에서 제안받았을 때도 독후활동을 기대하시면 활동 불가라고 하고 그래도 상관없이 책만 읽어주면 된다고 서로 확인한 후 시작했어요. 동산은 제가 지난주에 얘기하고 독서부장님도 다시 확인해주셔서 별탈없이 지나갔답니다. 독서부장님이 번거롭게 일을 한 번 더 하시게 되었네요. 먼 길 고생하셨어요.
음.. 오늘 제가 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센터장님이 오늘 안계셨어요. 복지사의 주관적 판단인지 센터장님도 같은 생각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센터에 처음 방문할 때는 대표님과 독서부장님이 갔었고, 그 다음 방문 때 제가 함께 갔으나, 저는 독후활동 부분이 이미 합의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재차 확인만 했었거든요. 두 번째 이유는 이 기관이 밖에서 요청이 먼저 들어온 곳이 아니라, 누가 어떤 경로로 추천했든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간 모양새여서, 성급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일단 좀 더 지켜보고 신중하게 절차를 밟아야겠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다음 주 까지 지켜 보시고 말씀해 주세요. 다시 한번 활동에 대한 확인을 해야겠어요.
두번이나 방문하여 이야기 했건만 흑흑~~
히야. 은영씨가 간곳에서 이런일이..., 강사님의 요령있는 말에도 굴복안하다니...,안타깝네요.
그러게요.참 무력해지네요.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참 답답하셨겠어요~ 정확하게 의사를 밝혔는데도 독후활동지를 내밀다니!!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얘기하고 진행상황을 봐야겠네요.
먼길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