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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스크랩 사진여행 [경북/문경] 바람이 주인이 된 간이역, 문경역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351 09.01.20 07:46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간이역의 주인은 바람이었습니다.

문경역

경북 문경시 문경읍 하리 291-1

 

1970년대,석탄산업의 절정기를 맞이 할때,

이곳 문경에도 광업의 바람으로 많은 이들이 검은 금광을 캐내려는

엘도라도의 꿈을 꾸고 몰려 들었을 것입니다.

그 꿈을 실어 나르고, 보내던 곳.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없는 폐역의 모습,

그곳에는 주인인 바람만이 있읍니다.

 

 

 

2008년, 1월

꾸물꾸물한 하늘의 구름을 이고, 봄바람인듯한 바람을 지고 ?은 문경역,

한때는 번창하였고, 검은 돈다발을 실어 나르고, 그 주인을 태워 보내고, 사람을 불러 모으던 그 중심에 서있던 

그 곳은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람들의 눈에서 벗어나  너무도 초라한,

아니 그 초라함을 넘어선 애절한, 그리고 그 애절함 마저도 초월한 다 버리고 떠난 듯한 의연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손의 네비게이션에는 찍히지 않는 그곳을 문경의 종합온천 주위에서 ?아 봅니다.

"할머니, 문경역이 어디쯤입니까?"

"역요~? 버스 탈라꼬요~?", "아뇨, 그냥 구경하고 싶어서요."

"볼거 없는데~..저~~그. 산밑이라요. 뭐 충주로 길 낸다더만 그도 아닌거 보더만...."

손자의 손을 잡으신 어르신은 부지런히 마을의 길로 들어 서십니다.

 

시 신작로로 나와 진남 방향으로 방향을 잡으니 이내 사진으로 보았던 콘크리트 계단을 만납니다.

잠시 올라 려니 개 짖는 소리만 요란 합니다. 조금 더 오르니 너른 마당에 골프 연습장 같은 시설이 되어 있네요.

"여가 아닌갑다."

조금 더 내려 옵니다. 차가 오를 정도의 완만한 언덕의 길을 만나고

어지럽게 널려진 건축자재들 사이로 옛 화물홈이었을듯한 모습의 건물이 눈에 듭니다.

그리고 그 마당엔 개 짖는 소리가 계속입니다. 조금 전 보던 그 마당의 또 한켠이었습니다.

 

산함,

이미 영업이 중단된지 15년이 되가는 간이역의 첫 만남은 그런 모습입니다.

대합실은 이미 없어져 차가운 컨테이너 박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그 자리에는 주인 기다리는 개 한마리만이 컹,컹 거리며 이방인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시간이면 제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멀지 않은 과거시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그 수만큼 지금은 우거진 잡초가 서고,

누리던 영화의 모습만큼, 마른 가지들이 서걱거리며 아우성입니다. 인사를 하는듯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반가운듯, 서걱 거리며 서걱 거리며..  

길손이 문경역을 ?음이 쉽지 않았던 것처럼, 문경역의 역사내의 표식도 그렇게 그런 모습으로 수풀 사이에 숨어 빼곰히 길손을 봅니다.

반가워 다가가니 모습과 행색이 참으로 초라 합니다. 이미 다 지워져가는 행선지, 한켜은 진남역, 한켠은 비워져 있습니다.

잠시 쓰다듬어 찬기운을 읽어 외롭게 서 있었을 그 생각에 그 곁에 한참을 서 있어 봅니다.

 

촌을 시작으로 주평, 불정, 진남, 신현, 마성 그리고 이곳 문경역에서 문경선은 끝이 납니다.

지금은 열차 없는 주인잃은 레일 만이 놓여져 수평을 이루고 있는데, 문경역의 흔적에는 더 많은 레일들이 탄력잃은 침목과 함께

세월을 버티고 있는듯 합니다.

골프공에 맞은 '정지'판.. 그 모습에 한동안 마음 시림을 느낌니다.

잡초와 수풀, 녹슬은 기찻길, 그리고 폐허와 같은 화물홈, 지금 그곳을 지키는 그들입니다.

기왕에 골프 연습장을 만들거라면 조금은 더 그 다운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의 한자락을 잡고 있던 문경의 역은 거의 폐허나 다름 없는데, 그 자리의 볼품없는 그 연습시설에 길손의 기분은 더욱 착찹합니다.

 

시후, 

바람 한점 불어 지나니 서걱 거리며 다시 인사를 합니다. 화툴홈의 지붕에서도 휭 하니 바람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알고 보니 이곳의 주인은 바람입니다.

객을 맞는 마중도, 보내는 그 배웅도.. 지금은 그 바람이 대신 해 주고 있습니다.

 

이제, 문경역의 주인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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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1.20 11:50

    첫댓글 얼마만에 나타나신겨??이젠..조금 시간여유가 생기신건감??눈뜨면 자동으로 당사랑부터 들리게끔..만들수있는방법은???ㅎㅎ..

  • 09.01.20 23:30

    길손님! 반가워요...새해에도 멋진 작품 많이 찍으세요~~~

  • 09.01.21 21:51

    오랫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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