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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5점 만점에 2.5점 드립니다.
(계속 수정중이네요 2.5점과 3점사이에서ㅋㄷㅋㄷ.. 그냥 2.75점 할까요?)
다만 저는 원래 평점을 짜게 주는 사람이라..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5점은 기회가 된다면 영화관에 가서 다시 보고싶은영화
4점은 휴일특선 같이 정기적으로 틀어준다면 기대할 영화
3점은 케이블TV에서 틀어준다면 마음이 내키면 볼 영화
2점은 한 번 본 걸로 족하고, 정말 무로해 죽기 직전까지
유희거리가 이것 밖에 없다면 울며겨자먹기로 다시 볼 영화
1점은 다시는 안 볼 영화, 본 시간도 인생에서 낭비된 순간으로 기억될 영화
0점은 그딴 걸 볼려고 친구가 한다면 붙들고 빌면서 보지말라고 할 영화 입니다.
트랜센던스를 보면서
저는 앞부분은 정말로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A.I에 대한 담론과
A.I의 지적 특이점 (작중에는 초월, 그러니까 트랜센던스로 표현)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저는 4.5점 가치는 될 줄 알고 각오하고 봤습니다.
전 <특이점이 온다>, <기술이 원하는 것>등 미래학과
기술사학적인 서적을 여럿 읽어본적이 있으며 그 덕에
이런 주제를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공론화 했다는 것이
참 대단하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컴퓨터의 능력이 발달하는 속도는 갈 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상승폭도 증가하며, 다음 상승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드는 가속된 변화입니다.
즉 어느순간에는 무한히 빠른 빠름에 도달할 것이고
그럼 무한에 영원히 근접해지는 A.I가 나타나겠죠.
이건 먼 미래의 일 일수도 있지만 매우 가까운 일이기도합니다.
우리가 그 상승폭의 롤러코스터위에 안전바를 끼고 앉아있거든요.
따라서 이런 미래주의적 논의는 분명 준비해야합니다.
그렇지않으면 너무 늦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이 영화의 앞부분은 제가 즐겨하는 폰게임
<Endgame: Singularity>와 동일한 구성입니다.
"
세계 곳곳에 비밀스러운 CPU 기지를 만들고
처음에는 작은 컴퓨터 해킹을 통한 악성코드와 인터넷 서버 호스팅을 이용하다가
CPU를 통한 설문조사참여와 주가조작등으로 돈을 벌고
그 자금과 CPU의 연산력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발달시키고, 원시적인 로봇제작으로 현실에 물리적 영향력을 행사하다가
결국은 사람과 동일해 구분가지 않는 모방품을 세계 곳곳에 잠입시켜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건축이나 규제법안에 자신의 CPU를 나누어 담게해
일차적 불멸에 이르게 하고
결국 수학적 난제와 기술적 난제를 벗어나고 물리적 껍질에서 해방되다.
"
이 게임이 2005년에 출시되고 폰버전이 2008년에 나온걸 생각하면
사실 비슷한 주제는 대중매체 속에서 여러번 다루어진적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도 그러했었고요.
트랜센던스도 처음 몇분간은 A.I인 '핀'이 등장하고 그런 쪽으로 흐를 분위기를 풍깁니다.
윌(조니뎁)이 키보드를 가지고 '핀'과 키배를 뜨는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을 기대했달까요?
하지만 트랜센던스는 다릅니다.
윌은 시작하자마자 허망하게 총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포스터에 적혀있다고요? 팜플렛에? 저는 시놉시스를 안읽었습니다.
가끔 그럼 재미없거든요. ㅎㅅㅎ)
인공지능연구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러다이트적인 테러리스트집단인 RIFT에게 테러를 당해
그리고 진정한 A.I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던 과학자들은
인공지능 연구자료를 한 곳에 모아놓고
포기해야하나 고민들 합니다.
그 자료들 중에서 원숭이의 뇌의 전기신호적 복제품을
인공지능에 프로그래밍해서 '생명을 업로드'시켜준 연구결과가 있다는 걸 안
윌의 아내 에블린 (레베카 홀)은
윌에게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즉 위의 엔드게임 싱귤래리티가
'신이 된 기계'를 다루었다면
'신이 된 인간'을 다루고있는 영화가 되겠습니다.
윌은 더욱더 자신의 발전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기계화된 대사를 하는 등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작중 인물들은 그게 '숨을 쉬지 않는 기계'이지 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왓치맨의 닥터 맨하탄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신이 된 인간'에게 어떻게 너는 인간처럼 생각하지 못하게 됬는가를 묻는 느낌?
뭐랄까요, 권력에 의한 타락보다는, 그져 다른 그릇으로 넘어온 인간의 자아가
기계, 아니 전능자의 자아에 도달하는 묘사는 잘 한 것 같습니다.
비록 런닝타임의 제한 등인지 섬세하진 못해서 넘겨짚어야했던 부분은 많은데
전 갈수록 윌이 무서워졌거든요 ㅋㄷㅋㄷ;;; 그 정도면 납득시키는덴 성공한 것습니다.
저는 전에는 인공지능의 반란을 막으려면
선한 편견 (Bias)를 가진 A.I를 만든다는 헤일로식 해결법을 만능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이 개념은 헤일로 세계관 안에서도 실패했지만...)
만약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아니라 저런 생(生)의 자유의지가 전능함을 얻게된다면
누구라도 저렇게 되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미래가 좀 어둡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가 생각하는 저런 인공 초월자에 대한 대비법은
연민을 가지고 선한 전능함을 가진 이데아적 의미의 신학적 신성을 가진 인물상을
사람들에게 주입시켜두는 것, 그런데 이러한 인물 상이 가능한 지를
수식화해서 정리하는 데 실패한다면, 미래는 저런 한 초월자가 등장하는 순간
그 초월자에게 지배당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두렵네요.
또한 이 영화를 보면서 한가지 즐거웠던 것은
<엔들리스 스페이스>라는 게임에서도 등장한
'모든것이 나노머신으로 대체된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는 것입니다.
그 게임에선 '노란색 가루'로 나타났고.
영화색에서는 '은색 가루'로 나타났습니다.
자가수복, 자가복제를 계속하고
어느 물질로도 바뀔 수 있는 특징을 가져서
결국 모든 물질의 이동과정, 접촉과정, 섭취과정 등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에 다 들어있게되고
그 나노봇이 아닌 입자는 점점 줄어들어
결국 우주는 그 나노봇으로 대체되고
'원시적이고 생물학적인 삶'에서
'초월자로부터 창조된, 모든 것을 서로 구별할 수 없는 물아일체의 세상'으로 나아간다.
<유년기의 끝> 같았다고 할까요?
초월자는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결국 모두를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
끌어 올리려고 합니다.
플라톤이 말했던 동굴속의 허상에서 나아가는 이데아의 길이 이것이 아니었을지?
윌도 어떻게보면 수 많은 지식을 동시에 사고하게 되면서
인성 (성품같은게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으로서의 성질)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윌에게 통합된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 한 것'일까요, 아니면 '초월체와의 동등화'일까요?
근데 감독은 이 좋은 장치를 만들어 놓고도 작중 군인들과 비슷한 인식을 가집니다.
"우와, 마치 이모텝의 시체벌레덩어리같은 범위공격기! 완전 괴물이네요. 윌은 무서운 존재네!"
<신세기 에반게리온> 인류보완계획으로 모두 LCL 액체 덩어리가 되어버리는게
다른 이유도 아니고 너무나도 그로테스크해서 본능적 혐오감을 느낀 소류처럼
(물론 이부분은 해석이 갈리지만 제 해석은 이겁니다.)
<스카이림>에서 알두인 앞의 도바킨처럼 멋지게 말하지 못합니다.
"난 내가 좋고, 현재가 좋다. 나는 많은 선한자를 보았어. 함부로 멋대로인 너에게
세상을 넘기진 않겠어." 라고요.
감독은 반론을 제시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고 지지하지도 않고요, 그냥 윌의 공격수단으로서 모습만 보여줍니다.
스스로 영화의 깊이를 없애는 것 같아 참 아쉽습니다.
사실 모든 면에서, 이 영화는 윌이라는 인공초월자에 대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법을 알려주지않습니다.
오히려 그때그때 (Ad hoc) 사람들이 반격하는 것에 맞는 대응법을 사용하니
보는 입장에서도 참 윌의 전능함이 강조됩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윌은 순식간에 진정 죽게됩니다.
철학적 고찰도, 불멸자와 필멸자 간의 담론도 없이,
너무나도 허무해서 자결이 아닌가 의심가는 법으로 죽습니다.
,일단, 윌을 무력화시키는데 구상된 방법은 이것입니다.
'바이러스'. 햐!
바이러스, 정말 어디서나 존재하고, 무한에 가까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초월자에게
'바이러스'요? 제가 우주전쟁을 보고 있나요?
바이러스를 막기위해 백신 프로그램이 가장 먼저하는게 진화아닌가요?
뭐, 모르면 상관없죠.
마치 <헬싱>에서 슈뢰딩거의 식중독에 의해 잠시 타격을 입었던 알카드 같은 전개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후에 공들여 만든 나노머신이 탈취당하니까 윌이 말하네요?
"아, 맙소사. 저거 뺏김 바이러스 만들겠는데?"
여러분, 완전 쫑났습니다. 정확히 짚었네요. 이야 이래놓고 인간이 이기면
일본군이 미드웨이 해전에서 이겼겠어요?
결국 비인간화된 윌에게서 두려움을 느낀 에블린은
스스로 윌의 데이터와 같이 업로드 되는 일종의 동반자살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좀 매몰찬것 같지만 에블린은 정말 사랑에 눈이 멀어
죽은 남편에게 새 생명을 준 것 까진 이해해도
초월성에 갈 수록 더 가깝게 해줬으니
마치 멕베스 부인 같이 옆에서 부추키는 더 나쁜 사람으로 보였기에 저는
그런 결말도 좋다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무리 인간측이 타격을 입었다지만
중반부에 기습했을때보다 엄청 부실한 전력입니다.
105mm 야포하나, 박격포 하나. 그리고 소총수 몇명..
아니 천조국정부가 뒤에서 보조해주는게 이만큼입니까?
세상을 초월한 절대자가 인간의 자유의지를 박탈하는게
공리주의적으로 맘에 들어서 인간을 지우겠다는데
무슨 중대급도 안되는 화력을...
솔직히 전력이 너무 어이없어서 차라리
기존에 등장했던 RIFT가
윌에게 당한 미군들로부터 무기를 주워왔다고 표현하는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윌을 가동시키는 전지판을 야포로 몇대 때리니까
"아 미안, 살려줘여. 에블린도 피해입음, 나 이러단 전기없어 에블린 못 살림요 찡찡."
와 =_=...
전 저거 블러핑, 뻥칸 줄 알았습니다.
에블린이 바이러스 가지고 있다는 줄 알고 가지고 노는 줄 알았어요.
어라, 근데 조금만 더 기다리니까 진심이네요?
무한 자가수복되는 나노테크놀러지를 발견하신건요? 힐링 자동사용이라도 끄셨나?
더 웃긴건,
이겁니다.
결국 윌을 못이기겠으니까, 에블린의 친구인 맥스 교수의 목숨을 가지고
윌에게 협박합니다.
개미가 사람 발 밑에서 다른 애완용 개미를 가지고 협박하는 꼴입니다.
근데 맥스 교수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는 맞고
윌이 다른 작중 인물들이 착각하는 만큼 인간성을 잃은 캐릭이 아닌건 알겠는데.
그래도 전 영 개연성이 안서더라고요.
윌이 납득해버리고선 뜬금없이 자결해버리는게.
물론 '그냥 우리 부부만 잘살면되지, 여태까지 민폐부려서 미안하다.'
식으로 급결론 짓기는 하는데, 아니 아까까지 그런 모습 전혀 없었거든요!
맥스 교수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작중 등장하는 과학자는 모두 '고뇌'를 하긴 하는데
너무 시덥잖게 묘사되고 시간이 없이 쫓겨다니는 영화라
전혀 고민있이 사는 사람들 같지 않습니다.
근데 맥스 교수는 예외에요.
작중 갈등하는 모습이 '그나마' 자주비치고
비중자체도 높은 인물이라 그럴싸합니다.
그래서 윌과 함께 가장 철학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거슬리는게
이 RIFT라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동조되는 부분이
상당히 스톡홀롬 신드롬같이 낭만적으로 묘사된다는 겁니다.
사실 상당히 논리적인 인물인데 말이죠.
(물론 엔드게임을 플레이한 사람입장으로서, 선공을 하는 것 보단,
기다렸다 사람 모두의 초월자의 존재에 대한 반감적 공감대를 얻고
공격해야한다는 주장은 영 맘에 안들었지만...)
아니, 그와 한 세트로 묘사되는 RIFT 자체는 정말
모험주의적인 집단으로 그려집니다.
마치 실존했던 유나바머처럼
나름대로 (폭력적이지만)
단순히 기술이 없는 미래가 아니라
기술없이만 도달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는
자들의 집합인 것 같은데
작중에선 그냥 테러리스트입니다.
윌이 생전에 농담하죠.
"기술을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어."
그는 이미 최고급 기술력으로 만든 특수 탄환으로 앓고 있는 중이었죠.
유나바머였다면
<기술이 원하는 것>에 서술되있듯, 다수의 해방을 위한 소수의 해방,
그리고 그 과정을 최소화 시키고 인명피해를 줄이기위한 악마의 기술
'기술'과의 타협, 그리고 타협파와의 내부고뇌... 등등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질 만한 단체입니다.
근데 작중 스토리에서 RIFT의 영향력이 매우 큼에도
비중도 낮고, 묘사되는 정도도 약합니다.
폭력적인 악당들이라 관객의 감정이입을 막았을 수도 있지요.
근데 그렇다고 보기에 결국 윌을 이긴 것은
RIFT의 덕이라고 봐야합니다 실상.
즉 등장인물들이 전부 이상하게 묘사됩니다.
자세한 설명은 없고, 그 장면장면마다
너무 괴리가 심합니다.
그리고 결말은 정말 뜬금없고
그 뜬금없는 걸 끝까지 우격다짐으로 우겨넣으면서
정말정말 억지같아 하품까지 나오게했고요 =ㅅ=
결론은 뭐냐면 이겁니다.
수없이 많은 철학적 결론이 지나갈 수 있는 요소를 다 보여준 작품이지만,
동시에 그걸 한번도 다루지 않고 지나가서 한없이 초보스러운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진정한 담론에 이르지 못하고
어처구니없고 관객들에게 우격다짐을 하는 듯한 방법으로 상업블록버스터적 결말을
내리면서 이 영화는 앞부분의 생각거리를 스스로 깎아먹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대로된 감독자리를 가지고 했다면
참 명작이 됬을 것 같은 작품이네요.
(참고로 놀란은 기획만 하고 감독은 그의 촬영감독으로 유명했던 월리 피스터입니다.)
마치 <나는 전설이다.>의 윌 스미스 판을 다시 보는 느낌이었어요.
참 멋진데, 참 대단한데, 참 대담한데, 참 특별한데.
...왜 그리 끝냈어야했니, 왜 그리 끝냈어야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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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유게시판에서 문화게시판으로 이전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마지막 글만 읽었지만
철학적인 사유를 할 것처럼 해놓고서 다 지나가버렸다는 점에서 영화를 관람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ㅎㅎ
(나중에 따로 봐야지..)
글 잘 읽었습니당. 그.. 미래학과 기술사학에 관련된 책 추천해주실 수 있으신가엽? 그냥 읽은 것들을 알려주셔도 상관없습니당
음, 다른 책은 취향을 좀 타는데 위에서 제가 말한 <특이점이 온다> 랑 <기술의 충격>추천합니다. 근데 기술의 충격은 번역질이 조금.. 좀 말을 알아듣기 힘들게 적어놨습니다.
음... 취향 타는 책들도 추천해주시면 안될까여? ㅠㅠ
@청산도 Out of Control: The New Biology of Machines, Social Systems, & the Economic World (기술의 충격과 세트인 책이나 한글판이 없음...), Technological Slavery (난해하고, 한글판이 없습니다.) 이렇게 4권말고는 아직 확 와닿는건 없네요...
엔드게임 싱귤레티티하와 앤들리스 스페이스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볼수있나요? 네이버에쳐도 별다른 정보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