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요한복음서 1장 35-42절. [35] 다음 날 요한이 다시 자기 제자 두 사람과 같이 서 있다가, [36]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서, “보아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다” 하고 말하였다. [37] 그 두 제자는 요한이 하는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갔다. [38] 예수께서 돌아서서,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물으셨다. “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 그들은 “랍비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랍비’는 ‘선생님’이라는 말이다.) [39]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와서 보아라.” 그들이 따라가서, 예수께서 묵고 계시는 곳을 보고, 그 날을 그와 함께 지냈다. 때는 오후 네 시 쯤이었다.
[40]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간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시몬 베드로와 형제간인 안드레였다. [41] 이 사람은 먼저 자기 형 시몬을 만나서 말하였다.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소.” (‘메시아’는 ‘그리스도’라는 말이다.) [42] 그런 다음에 시몬을 예수께로 데리고 왔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로구나. 앞으로는 너를 게바라고 부르겠다.” (‘게바’는 ‘베드로’ 곧 ‘바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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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왼쪽 어깨의 근육통증 때문에 쩔쩔매고 있습니다. 의사의 말이 어깨에서 팔이 연결되는 부분에는 대략 열 두 개의 근육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근육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근육통이 생기게 되면, 어깨의 모든 근육들에 통증이 오고, 그 쪽 팔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저의 두 팔이 저를 위해 80년을 봉사하면서, 열 두 개의 근육들(좌우 양쪽 다 합하면 스물 네 개의 근육들)이 제 몫의 일을 담당하고 있었던 겁니다.
오늘 소개하고 있는 예수님의 첫 제자들을 보면, 먼저 세례 요한의 제자였다가, 예수님께로 연결된 분들이 있습니다. 또 다른 제자들은 세례 요한의 제자가 아닌데도 예수님을 새롭게 만나 예수님의 제자가 된 분들이 있습니다. 어떻든 결과적으로 모두가 예수님께로 연결되며, 제자들 사이에도 새로운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제자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저의 성장과정을 보더라도, 간단히 성공회 어느 주교를 만나 서품을 받아서 성직자가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먼저는 목사인 제 아버지가 있었고, 주일학교 교사들이 있었고, 교회가 세운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계셨고, 중고등학교에서 만난 기독교인 교사분들과, 신학교 교수분들, 그리고 각급 학교에 다닐 때에 저와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에 나온 후부터는 기독교인 직장동료들이 있었고, 부흥사 목사님들과 교회 담임목사님들, 그리고 저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설교자들, 서책의 집필자들이 계십니다. 이 모든 분들이 저를 예수님께로 연결시켜 주었고, 저의 영적사역이 예수님의 영적사역이 되게끔 이끄시느라 수고해 주신 분들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제자들의 연결고리는 단선으로 된 연결고리라고 볼 수 없습니다. 열 두 개도 넘는, 일 백 개도 넘는 끈끈한 근육들이 저를 예수님께 매달리게 하느라고 애를 쓰는 가운데 제가 하나의 ‘작은 제자’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부실한 팔인데도, 떼어 버리지 않고, 매달아 지금껏 쓰고 계신 주님께 뭐라고 다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더욱 주님께 죄송한 것은, 제 손으로 든든히 붙들어 준 제자들이 많지 않았음을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시기를 빕니다. 저를 붙들어 준 사람들은 그렇게도 많았는데..
지금 저의 왼쪽 어깨가 아프면서, 오늘의 성경 말씀으로 이런 고마운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를 예수께로 인도한 이들과, 저를 하나님의 사역에 붙들어 매어 준 이들을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도 역시 다른 사역자들을 붙들어 주며 살게 하옵소서. 세례 요한처럼, 안드레처럼..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