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운용사 ‘도미노’ 이어 모든 지자체 채권 신뢰도 위협
레고랜드 발 부도 사태 피해 확산 우려
아이원제일차 ABCP 2050억원
지자체 보증 고금리 ‘우량 평가’
증권사 10곳·운영사 1곳 보유
펀드·PF 줄타격 “시장 불안 확산”
▲ 레고랜드 발 부도 사태 피해 확산. 그래픽/한규빛
강원도 중도개발공사의 특수목적법인인 아이원제일차의 레고랜드 부도 사태에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는 가운데 투자를 한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에도 도미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레고랜드를 위해 강원도중도개발공사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2050억원에 달하는 ABCP는 증권사 10곳, 운용사 1곳이 보유하고 있다. 이 ABCP는 연리 4.8%를 보장한 우량상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증권사들은 지자체가 보증한 고금리의 ABCP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이 550억원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고 IBK투자증권(250억원), 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각 200억원),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DB금융투자(각 150억원), 유안타증권·KB증권(50억원)이 총 195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나머지 100억원을 소유했다.
증권사 10곳은 모두 신탁 혹은 위탁계좌 등 법인 고객이 보유하고 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5010억원 규모의 펀드에 해당 ABCP를 편입했으며 해당 펀드 수익자는 법인 투자자 3명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나 투자사들도 이 채권으로 증권사나 투자사들이 운영하는 각종 펀드에 편입했거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자금 등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가장 우량하다고 평가된 자치단체 채권이 문제가 생기면서 이들 펀드와 PF까지 중층적으로 영향을 받게됐다. 특히 이번 레고랜드 발 유동성 위기는 단순히 금액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증권사가 신용보강한 PF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46조100억원이며 건설사 신용보강분까지 합친다면 총 6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관계자는 “선거로 단체장이 교체된 경우 전임자 사업을 부정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채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민감한 시기에 터져 시장의 불안이 더 확산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원도민일보] 202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