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6일 오전 5시4분께 울주군 온산읍 제이엠씨에서 유독물인 염화설폰산 2ℓ가 임시저장 탱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배관과 탱크를 접속하는 이음매가 벌어지면서 유출됐다. 사진 아래 박스 안 노후화된 배관.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
울산 석유화학공단지역에서 유독물 누출사고가 잇따라 터져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구미 불산 누출사고 이후 강화된 관리에도 울산지역의 유독 및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올해만 5번째다. 유독물질 취급량이 전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울산 화학공단의 근본적인 누출사고 관리대책이 요구된다.
16일 오전 5시 4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의 정밀화학 업체인 제이엠씨에서 유독물인 염화설폰산 2ℓ가 누출됐다.
사고 당시 염화설폰산이 물과 반응하면서 증기형태로 솟아올라 공기 중에 퍼졌다. 또 코를 쏘는 듯한 자극적인 악취가 공장 일대에 번졌다. 당시 공장에는 근로자들이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염화설폰산은 피부와 눈, 호흡기 등 점막에 닿으면 중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물이다. 주로 합성세제나 염료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제이엠씨는 삭카린을 비롯한 각종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울산공장은 1981년 부산에서 이전하면서 지어져 30년이 넘어 설비가 노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시와 온산소방서는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방제작업을 벌여 20여분 만에 조치를 완료했다. 사고는 염화설폰산을 3톤짜리 임시저장 탱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배관과 탱크를 접속하는 이음매가 벌어지면서 발생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울산시는 배관 이음매의 고무패킹이 낡아 유독물이 샌 것으로 보고 해당 업체에 시설개선을 명령하는 한편, 유독물관리기준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7일에는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에 위치한 후성에서 프레온가스(냉매)가 소량 누출됐고, 지난해 10월 3일 같은 업체에서 삼불화질소 30~40kg이 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얼굴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또 지난 4월 14일에는 삼성정밀화학에서 염소 4kg이 누출돼 공장직원 등 6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공장에서는 3월 6일 아민이 소량 누출돼 바람을 타고 날아가 인근 삼산동 주민들이 악취에 시달렸다. 2월 20일에는 남구 효성 용연2공장에서 초산이 누출되기도 했다.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지역의 유독물질 취급량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울산소방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467개소가 취급하는 인화성·고체성 유독물질의 양은 전국의 35%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울산의 화학공단 시설은 노후화했기 때문에 사고가 더욱 잦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구미 불산누출 사고 등 최근 전국적인 잦은 누출사고로 인해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개정 등 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울산시도 취급업체 전수조사 및 점검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