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3.) 갑진년 음력 9월 초하루 법문
음력 9월 초하루입니다.
음력 9월은 술월(戌月)입니다.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자축...,
신유술이 가을이죠, 다음 달부터 해자축은 겨울 계절로 들어섭니다.
이번 술월이 제일 날씨가 좋은 달입니다. 뽀송뽀송한 달이죠.
음력 4월이 사화(巳火), 목화토금 중에 화가 되어서 이슬이 걷혀서 아주 쾌청한 그런 날씨라면 술월도 여름이 지나고 장마가 지나고 더위까지 물러가서 날씨가 아주 산뜻하게 맑은 계절입니다.
지금은 습기가 가셔지고 뽀송뽀송해지는 달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도 뽀송뽀송하게 하는 달이 음력 9월 양력으로는 10월입니다.
바깥은 햇볕이 산뜻해서 맑고 투명하고 뽀송뽀송한데 실내에는 아직 습기가 여름 한철 동안 드리워져 있다가 계절과 함께 사라져야 되는데 아직 남아 있죠.
곰팡이가 남아 있습니다. 뭔가 축축한 습기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바위 같은 것도 보면 겉은 앉을 만합니다.
산을 오르다가 들길 걷다가 바위에 앉을 만한데 그 바위를 이렇게 들쳐 보면 밑부분에는 물기가 있죠.
그 물기에 뭐가 있는가 하면 습기 속에서 생활하는 벌레들이 아직 거기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
그 바위를 잘 쓰기 위해서는 그 바위를 이렇게 넘겨야 합니다. 들쳐야 됩니다.
그러면 그 바위 바닥의 엄습한 곳에 머물러 있던 좀 징그러운 그런 벌레들이 다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있었으니까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면서 이제는 본래 자기 자리로 다 돌아가는 그런 달이에요.
우리의 삶에서도 숨어 있고 가려져 있고 밀쳐두었고 또 미처 돌보지 못했던 묵은 업장들이 이 음력 9월에 싹 걷히는 그런 달입니다. 묵은 업장을 싹 해탈하는 그런 달입니다. 그래서 뽀송뽀송해집니다.
겉도 뽀송뽀송하고 바닥도 뽀송뽀송하고 여러분들의 장롱 속도 뽀송뽀송해지고 특히 공부하는 학생들 서랍 안에 껌 종이 과자 부스러기, 요즘 저는 연필 사용하는 것이 좋더라고요.
연필 깎아서 사용하면 쓰는 감촉이 아주 좋아. 연필 깎을 때마다 나오는 쓰레기들 있잖아요.
그리고 지우개 닦고 나서 그때그때 깨끗하게 버렸는데도 서랍 한 켠에 보면 그런 것들이 흩어져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도 깨끗하게 다 털어내는 그런 달입니다.
대청소하는 달, 마음 대청소, 몸 대청소, 그리고 여러분의 삶의 터전인 집 특히 창고, 우리도 창고 대방출해서 CD 오래된 것, 이제는 누구 듣지도 않아요. 그죠?
그래서 소장용으로 가져가실 분들은 얼마든지 가져가십시오. 뒤에도 세 박스가 있네요. 저 소장용 저거 나중에 골동품 됩니다.
서랍 정리도 하시고 방도 구석구석에 안 보이던 곳을 잘 닦아내시면 어떻게 되는가 ,여러분 사는 곳이 도량이잖아요.
도량청정무하예(道場淸淨無瑕)하면 삼보천룡강차지(三寶天龍降此地) 복을 받아요.
장롱도 깨끗하게 정리 정돈을 하게 되면 좋은 새 옷이 들어옵니다.
묵은 것 한 3년, 5년 동안 묵은 것은 안 버리면 그 자리를 묵은 것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못 들어와요.
그래서 정리 정돈을 해서 뽀송뽀송하게 하는 그런 달이 이번 달입니다.
그러면 대청소하고 묵은 업장 소멸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귀찮은가? 절로 절로 돼요.
오늘 초하루부터 중양절(重陽節) 9월 9일까지 특히 이 기간입니다.
태양이 하나만 밝은 날 비쳐도 얼마나 날이 환하고 볕이 좋습니까?
그런데 중양이야. 9가 3×3=9니까 양(陽數)이 3개잖아요. 양이 3개인데 또 양이야.
그리고 또 중양절은 9월 9일입니다.
9월 9일은 돌보지 못했고 또 떳떳하게 ‘내 여기 있소.’ 하고 나타나기가 어려운, 돌아가신 분들 중에 그런 조상님들 있을 수 있어요.
여기 백중 때도 다 위패 모시고 오늘 같은 날도 다 초청을 해도 잘 못 들어오는 분이 계세요. 왜 그럴까요?
살아계실 때도 그래요. 여러분 어디 무료 급식소 같은 데 가면 잘 들어가십니까?
저 어디 무료 급식소에서 빵을 나눠준다. 공짜로 나눠 준다. 잘 들어가십니까?
요즘 보면 주민자치센터라든가 구청이나 노인복지원 같은 곳에 가면 무료 급식도 많이 하고 또 정부 예산으로 혹은 어떤 분들이 보시를 해서 막 나눠준단 말이에요.
그런 곳에 여러분 잘 들어가십니까? 그런 곳에 잘 안 들어가죠.
왜? 체면 차리느라고.
자기 이름이 있고 자기한테 해당하면 가는데, 그냥 무차법식(無遮法食)을 베풀어도 좀 서먹서먹하고 쭈뼛쭈뼛하고 뭔가 미안하고 뭔가 떳떳하지 않은 그런 상태에서는 잘 안 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이 혹시 계시면 중양절에는 떳떳하게 오실 수 있도록, 백중 때도 다 문을 열어도 안 오신단 말이에요. 또 못 오셔. 왜 못 오실까요?
여러분, 이 생활 주변에서 그런 것들을 봐요. 우리가 막 꾀죄죄하게 옷도 못 갈아입고 또 몇 날 며칠 철야 정진을 했는지 해서 세수도 제대로 못 하고 이렇게 하는데 여러분들 식당 같은 데 가잖아요.
식당 같은 데 가면 환하게 밝아져 있고 인테리어도 아주 아름답게 해놓고 사람들은 양복 쫙쫙 빼 입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있는데 내 몰골로 밥 사 먹으러 그 장소에 가기가 쉽습니까?
안 가죠. 어딜 갑니까? 우중충하고 조명도 아주 흐릿한 곳, 얼굴에 묻은 때도 안 보이는 그런 곳에 갑니다. 그런 곳에만 찾아다닌단 말이에요. 특히 우리 영가들은 더 그래요.
그러니까 이 밝은 자리에는 오기 어려운 분들도 계신단 말이에요.
도망가 버려. 법화경에 그런 말씀 나오잖아요.
법화경에도 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출세 시켜준다고 해도 무서워서 안 가잖아요.
그래서 어디부터 합니까? 저기 곡간 청소부터 시키잖아요.
그래서 점차 네가 바로 불성생명(佛性 生命)의 주인공이다. 법왕자(法王子)다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란 말입니다.
그런데 이 중양절은 쉬워요. 밝은 날에 소외된 영가님들을 특히 모셔서 대접하고 천도를 잘 해드리고 또 요즘은 제사를 1년에 한 차례 지내는 분들도 많이 생깁니다.
앞으로 흐름이 그렇게 돼 가고 있어요. 그래서 1년에 한 차례 제사를 모시는 분들도 중양절에 절에다 모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십니다.
그런 분들도 중양절에 영가 천도를 잘 해드리는 날이고 영가 천도가 잘 되는 달이고, 그리고 영가들의 덕을 많이 보는 달이에요.
스님이 되고 또 여러분들처럼 대비주를 10만 독 이상하고 이렇게 하면 조상님들이 다 천도 돼야 하고 또 다 되고 그죠. 그런데 어느 날은 한 집에 7일 7야 기도를 하는데 그때는 7일 7야였죠. 요즘은 7일 기도죠.
막 고성 정진을 하고 깊이 집중하고 하는데 영가 천도는 하도 해서 우리 조상들이 전부 다 이제 마음만 내면 다 극락 가신단 말이에요. 안 가려고 하면 또 안 가도 되고,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그런데 옛날에 어떤 시골집에는 초가집이 있고 앞에 무슨 마구간도 있고 또 돌덩이 같은 것도 있고 거기 앉아서 놀기도 하잖아요. 나무도 키우고 이렇게 하잖아요.
그런데 이 조상님 중에 한 분은 그냥 바위가 돼 버렸어. 자기가 영가인지도 몰라요.
그 집의 일부로 그냥 그대로 굳어져서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굳어져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영가라야 천도도 되고 하는데 영가인 줄도 몰라요.
고성 정진하고 집중 기도를 하는데 그러한 분들이 해탈돼요.
야! 참! 우리가 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 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평생 그것이 옳다고 여기고 살아요.
어느 날 자기 집을 잃어버려서 객지 생활을 하면서 떠돌잖아요.
그래서 객지에 왔다 갔다 하다가 그냥 어디 남의 집 천막에라도 자기 공간을 하나 마련하게 되면 그걸 몇십 년 살면 그게 자기 집인 줄 알고 원래 저기 고향에 고대광실(高臺廣室) 자기 본래 집이 있는 줄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산단 말이에요. 그 움막 같은 곳에서 평생 살다가 죽어요. 이게 바로 우리의 고정관념이에요. 영가들도 이와 같습니다.
원래 조상님들이 기다리고 있고 극락세계가 이미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데도 떠돌아서 자기 자리인 줄 알고 옛날 그 집에 바윗덩어리로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깨줘야 되잖아요. 알려줘야 되잖아요.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대비주 기도예요.
대비주 지송하면서 밝아지고 햇빛이 비치면, 어두울 때는 안 보이던 것이 햇빛이 들어오면 이게 자기인지 바위인지 알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해탈된단 말입니다. 그래서 떠나잖아요.
그래서 본래 자리로 극락세계로 떠나는데 이분은 희한하게요. 그냥 못 떠나더라고.
공양 올려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이렇게 했는데 용돈을 가지고는 가다가 주막집에 들러서 술을 건하게 마시고 장구 치고 뭡니까? 띵까띵까 하는 기생들이 술 따라주는 그런 곳에 가서 실컷 마시고 즐기고 그제야 가더라니까요.
그게 한이야. 마음껏 먹어보지도 못하고 마음껏 술도 대접도 못 받아보고 기생집에 가서 즐기지도 못했던 게 한이었어. 그래서 떠난단 말이에요.
우리 가문들이요, 우리 세대에서도 부모 세대에서도 조부모 세대에서도 조상 세대에서도 늘 고생만 하고 살았단 말이에요. 늘 아팠고. 늘 뭔가 한자리를 못 해.
그런데 오래된 분이 떠나게 되면, 이런 일이 있으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거예요.
음지에서 자라게 되면 늘 비실비실한 그런 나무들이 자라고 꽃도 열매도 시들시들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빛이 들어오면은 확 달라지죠.
이게 바로 여자 몸이 남자 몸이 되는 도리입니다. 음지가 양지 되는 도리예요.
그것에 관련되어 있는 영가천도도 그런 작용을 할 수가 있더란 말이에요.
그러한 영가들이 기다리는 때가 백중 기도 기간을 기다리고 중양절을 기다려요.
중양절에는 직접 위패를 모셔서 기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중양절이 평일이잖아요.
그런데 마침 그날 저녁이 또 금요일이잖아요.
오늘부터 9일까지 알고 기도를 해요.
대비주를 똑같이 하더라도 알고 더 지성심으로 한단 말이에요.
그렇게 하는 것이 조상 공부하기 좋고, 조상 천도하기, 영가 천도하기 좋은 시즌입니다.
그리고 9월은 술(戌) 중 정화(丁火)가 있어서 불을 붙이는 날입니다.
무슨 불을 붙이는가 하면 공부에 불을 붙여. 공부에 불이 붙는다.
스위치 ON이 된다는 말은 합격한다는 이야기에요.
합격 기도하는 달이에요. 학생들과 수험생은 합격이지만 다른 일을 하는 분들은 당선되고 창조 해내고 아이디어가 완전히 완성되고 하는 그런 시즌이에요.
오늘 초하루 법회 오신 여러분들은 이달 그러한 가피가 다 있을 거예요.
첫째 뽀송뽀송해진다.
영가들이 음지에서 아직 머물러 계신 분들도 이제는 천도가 되고, 천도 되어 극락세계에 계신 분들은 하품에 계신 분들은 중품으로, 중품에 계신 분들은 상품으로, 상품에도 또 단계가 많아요.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시는 그런 달이다. 그리고 공부에 불이 붙는다.
그래서 합격하는 그런 발판을 마련하는 달이다.
그런 초하루 법회에 오셔서 기도하신 여러분은 이런 가피를 다 누리시길 바랍니다.
음력 9월 여러분들 뜻하는 바가 기대 이상으로 원만하게 성취되시기를 다시 축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