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1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 (루카1,39-45)
-반영억 신부
루카.1,39-45<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행복한 사람」 합동판공성사의 일정이 끝났지만 여전히 고해소를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맑고 밝은 영혼들을 만나게 되면 피로를 잊게 됩니다. 어둠을 벗어버리고 밝은 빛을 비출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도구 역할을 하면서 신부 된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무릎을 꿇고, 허물로 누벼놓은 날들에 주님의 자비를 전달할 수 있음이 큰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이런 기쁨은 언제라도 차지해야 하겠습니다. 마리아가 길을 떠납니다. 서둘러 떠났습니다. 꼭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되었으면 지체없이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루카1,36).는 천사의 말 한마디가 그를 움직였습니다. 경청의 결과입니다. 손과 발을 서둘러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서둘러 떠나는 것은 하느님의 뜻대로 행동하는 신앙의 결단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곧바로 순종한 성모님의 마음을 닮아야 하겠습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였을 때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차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1,42-45). 마리아가 행복한 것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소유자는 행복합니다. 믿음은 곧 행복입니다. 그러므로 행복의 근원이요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히브12,2). 예수님께서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하고 예수님께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11,27-28)고 하셨습니다. 결국,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흔들리지 않고 주님의 뜻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행하는 것이 곧 행복입니다. 그래서 성 요한 비안네는 “박해와 모욕을 당할 때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그때에 하느님은 저를 위로해 주셨고, 제가 청하는 것은무엇이나 다 허락해 주셨습니다.”하고 고백했습니다.
성 베르나르도는 “내 행복은 오직 하느님 곁에 있는 것, 내 주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일 뿐입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참된 행복은 다른 사람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님을 믿고, 믿는 만큼 말씀대로 실천하며 사는 것에서 오는 것입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하느님을 뵈려고 애쓰고, 하느님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함을 안타까워할 때가 행복의 순간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한마디로 하느님을 차지하는 것이 행복입니다. 오늘 나는 어디서 행복을 찾고 있는지 살펴야 하겠습니다.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이 유혹하며 손짓하지만, 그것을 거절하며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며 주님을 삶의 첫 자리에 모시는 것을 행복으로 여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말씀을 품고 사셨던 성모마리아와 함께 주님만이 내 행복의 전부입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출처: 신을 벗어라 반영억 raphael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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