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2일 목요일 오후 9시 29분
<LCD 및 반도체 산업에 관한 고찰>
1. LCD 및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석유화학이나 정유 철강 산업은 수요가 늘어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한다. 하지만 반도체나 LCD산업은 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비투자를 한다. 즉 타 산업은 수요가 늘지 않으면 설비투자를 안하면 되지만 반도체나 LCD산
업은 수요가 늘지 않아도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LCD에는 7세대니 8세대니 하는 말이 있다. 숫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LCD 기판의 크기가 커진다. 즉 세대에 붙는 숫자가 커
진다는 것은 기판하나에서 생산되는 패널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기판 하나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거의 비슷하므로 하나의 기판에서 더 많은 양의 패널을 생산하면 패널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원가를 절감하여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LCD기업의 설비투자의 주목적이다.
반도체도 이와 비슷하다. 반도체는 칩을 좀 더 작게 만들어서 웨이퍼 하나에 더욱 많은 칩이 들어가게끔 설비투자를 한다. 이런 식으로 설비투자를 하여 원가가 절감되면 제품의 가격도 낮아져서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LCD와 반도체의 가격이 처음에는 높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낮아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설비투자는 원가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생산량 또한 증가시키게 한다. 처음에는 원가의 감소로 소비량은 증가하겠지만 어느 순간에는 소비량의 증가속도가 한계에 도달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제품의 생산량은 소비량을 훨씬 추월하게 된다. 그러면 LCD나 반도체는 다른 용도를 찾아야한다. LCD는 처음에는 PC나 노트북에 쓰이다가 현재는 TV등으로 그 쓰임새가 확대되었고 D램은 처음에는 PC용으로 쓰이다가 휴대폰, 태블릿PC, PMP등으로 점점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용도 확대도 무한대로 될 수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LCD 및 반도체 제품은 공급과잉이 될 수밖에 없다.
2. IT 제품의 가격이 낮게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
IT 제품은 기술개발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D램 같은 경우는 황의 법칙이라 하여 1년에 D램의 용량이 2배증가하고 있고 TV도 처음에는 브라운관에서 시작되었으나 LCD, LED, OLED 로 그 화질이 빠르게 선명해 지는 추세이다. 그 외에도 카메라 화소라든가, CPU 처리속도 등 IT 제품의 성능은 나날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인간의 능력은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IT제품의 속도에 비해 인간의 능력이 거의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기술의 발전이 인간이 인식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거의 의미 없게 된다.
예를 들면 카메라 화소가 100만 화소에서 200만 화소가 될 때는 인간이 느끼기에 그 차이가 상당히 컸으나, 1000만 화소에서 2000만 화소가 될 때에는 상대적으로 그 차이가 덜 느껴진다. 기술적으로는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것이지만 인간의 인식능력에는 한계가 있어서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최신기술이나 현재기술이나 인간이 느끼기에는 별 차이가 없으며 처음에는 IT 제품을 선택할 때 가장 최신의 성능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으나 나중에 가서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기술이 적용되었으나 인간이 느끼기엔 거의 비슷한 성능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싼 과거에 개발된 IT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IT 제품의 성능은 끊임없이 높아지나 그 만큼 과거에 개발된 IT 제품의 가격은 떨어지게 되고, 사람들은 최신의 기술이 적용된 IT 제품이 아닌 과거에 개발된 IT 제품을 사게 됨으로써 IT 제품의 가격은 낮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오후 10시 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