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극한에 달하는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들을 보면 마음 아플 때도 있지만 그 고비를 넘겨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 박시헌(51) 한국 복싱대표팀 감독은 단호했다. 올림픽 28년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입맛에 맞는 훈련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오랫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한국 복싱이 부활을 선언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끊어진 금맥을 올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캐겠다는 각오다. 서울 올림픽에서 라이트미들급 금메달을 딴 박시헌 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뒤를 이을 복싱 챔피언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 박시헌 감독이 태릉선수촌 체력단련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대한복싱협회는 지난해 말 총 13명(남자 10명, 여자 3명)을 최종 선발, 2016 리우 올림픽에 나설 복싱대표팀을 꾸렸다. 이들은 올해 3월과 5월 각각 중국, 아제르바이잔에서 개최되는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선발대회 및 리우 올림픽 세계최종선발대회에 출격, 올림픽 출전권을 조준한다. ◆ '지치면 진다, 미쳐야 이긴다' “지금 한국 복싱은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렸다.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고 본선에서 메달을 따려면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박시헌 감독은 올림픽에서 28년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극한까지 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보다 신체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힘과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싱대표팀은 매일 오전 6시 구보를 시작으로 인터벌 달리기, 서킷 트레이닝 등 극한의 훈련을 소화한다. 실제 경기가 야간에도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은 오후 10시까지 계속된다. 밤에 스파링하며 신체 리듬을 맞춰야 경기 때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3월 아시아지역 선발대회를 앞두고 지구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상대와 몸싸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복싱에 세계를 제패하기 위한 슬로건은 ‘지치면 진다. 미쳐야 이긴다’이다. 박시헌 감독은 “미친다는 것은 운동에 중독되라는 의미다. 링에 올라가기 전에 ‘내가 밀린다. 질 것 같다’는 마음을 먹으면 이길 수 없다. 미친 척하고 상대와 부딪쳐야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복싱 국가대표팀 최해주가 태릉선수촌 체력단련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 '세대교체' 한국복싱, 박시헌 감독이 거는 기대는? 지난해 말 선발된 복싱대표팀으로 한국 복싱이 완전히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들 중 단 한 차례도 국제대회를 뛰지 않은 선수도 있다. 당장 세계적인 기량을 펼칠 수는 없지만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이 대거 선발됐다. 박시헌 감독은 이들에게 어떤 기대를 갖고 있을까. 박 감독은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복싱도 하루아침에 기량이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는 21일까지 불가리아에서 진행하는 합동훈련과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국제대회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트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대회를 출전할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할 예정이다. 2월 대회를 통해 껍질을 벗은 선수들이 3월 아시아지역 선발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딴다면 기존 경험이 많은 선수들보다 앞서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박시헌 감독은 “아직 쿼터 대회가 남았지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이 예상되는 선수들이 있다”며 “49㎏급 이예찬(한국체대)과 52㎏급 김인규(한국체대), 64㎏급 임현철(대전대), 91㎏급 김형규(보령시청)가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치고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풀지 못했던 한을 이번에 리우에서 반드시 풀겠다”고 올림픽을 앞둔 굳은 각오를 펼쳐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