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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피겨스케이트는 세계적 수준에는 명함도 못내미는 운동인줄만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김연아 선수가 혜성과 같이 나타나 세계를 제압하면서 나는 이 경기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국에서 열린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반드시 1등하리라 믿었던 김연아가 2등에 그쳤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크게 상심했습니다. 왜 일본 선수 마오에게 1등자리를 내어 주고말았을까? 나보다 이 분야에 전문적인 블로거의 글을 여기 소개합니다. 이 분석의 내용은 우리 인생살이에도 큰 교훈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올려드립니다.(장재언)
어제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경기 보고 새벽까지 잠 못 주무시는 분들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김연아선수에 대한 아쉬움이야 본인이 물론 가장 크겠지만,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 또한 똑같을 겁니다. 경기가 끝난후 블로그뉴스에는 '김연아, 2등이어도 좋다!', '그녀의 표정연기 대한민국을 녹이다!'는 등 주로 김연아선수가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격려와 칭찬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글에 저는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김연아가 이번 경기가 끝이 아니라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등 앞으로 계속 마오와 경쟁할 수 밖에 없는 대결구도라 이번 경기에서 마오에게 금메달을 내준 이유를 냉철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첫째, 숏트 프로그램에서 점수차를 벌리지 못했다.
김연아는 규정종목인 숏트 프로그램 세계신기록 보유자입니다. 이 종목에서 마오와의 점수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고 불과 0.56점 차이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김연아가 숏트에서 실수한 것은 그녀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트리플 러츠였고, 여기에서 큰 점수(5~6점)를 잃고 감점까지 받은 것이 가장 큰 패인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김연아가 숏트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펼쳐 5점 차이만 냈더라도 마오와의 총점 차이 2.31점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숏트에서의 뼈 아픈 실수 한번이 곧 우승을 넘겨준 것입니다.
김연아가 숏트프로그램에서 점수차를 벌여놓았다면 프리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을 것이다
둘째, 코치진의 전략이 승패를 결정지었다.
마오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필사즉생이라는 각오로 내세운 무기가 바로 트리플악셀입니다. 그녀는 숏트에서 점프의 교과서라는 김연아와 최소한의 점수차를 내고, 프리에서 트악으로 뒤집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 이에 반해 김연아는 정석대로 기본기를 충분히 살리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오를 능가할 수 있다는 다소 안일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마오는 김연아를 이기기 위해서는 점수배점이 높은 점프를 프로그램에 많이 넣어 공격적인 구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점프에서 한번 실수해도 트리플악셀이라는 고난도 기술로 승부를 걸은 것이 적중했고, 결국 브라이언오셔 코치(김연아 코치)는 타라소바(마오 코치)여사에게 전략에서 진 것입니다.
셋째, 국내대회라는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이 문제는 여러 스포츠기자들과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지만, 저는 이 문제를 역으로 생각해서 김연아가 정신적으로 마오에게 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마오는 한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김연아 열기에 주늑이 들기보다 오기가 발동해서 죽기살기로 경기를 했을 것이고, 반대로 김연아는 열광적인 응원에 본인 인터뷰대로 다소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김연아가 정신적으로 이미 상당히 위축된 채 플레이를 했고, 이 부분이 결국 김연아가 좀처럼 실수하지 않는 트리플살코 점프 실수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관중들의 응원열기를 부담으로 느낀 것 자체를 뒤집어 보면 정신적으로 지고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얼음마루 링크에 적응하지 못했다.
김연아는 고양시 얼음마루 링크에서 이번 대회 전에 한번도 연습을 해보거나 경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마오는 올해초 4대륙대회(고양시 얼음마루)에 참가한 바 있어 김연아보다 링크 적응면에서 다소 유리했을 겁니다. 이것은 김연아에게 홈 경기에 대한 잇점이 별로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또한 김연아는 국내보다 해외(주로 캐나다)에서 연습을 하고, 국내대회는 잘 뛰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링크를 안방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이런 결과를 예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회가 끝났으니 김연아는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 연습을 할 것입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정신력을 좀 더 가다듬고, 오셔 코치는 마오를 넘어서기 위해 김연아도 트리플악셀 등 고난도 점프를 프리에 적용해서 마오와 상대해야 할 것입니다. 기본 점프로 가산점을 받는 시대는 이미 지난 듯 합니다. 제가 심판이라도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희귀한 기술, 트리플악셀을 하는 선수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김연아 선수 고생했고, 누구보다 연습도 많이 한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김연아선수에게 마냥 잘했다고 감싸기만 하기엔 그녀 나이가 너무 이릅니다. 즉 그녀는 아직도 한국 피겨를 대표해서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2월) 등 각종 국제대회에 나가고, 앞서 말씀 드린 대로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마오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의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나는 김연아선수의 당찬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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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연아여 다시 도전하라 나는 김연아를 믿는다. 반듯이 다음에는 1등을 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