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택배기사가 들여놔 주고간 사과박스입니다.
이 박스를 보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 앉으며 모든 상황이 머리속을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아니,고맙다는 뜻으로 순수하게 보낸 선물에 대한 답으로 이 건 정말 너무 하잖아.'
박스를 열어 우선 김치냉장고에 보관부터 했습니다.
하나씩 정성껏 그물망에 씌운 이 사과는 보통 주문하던 '중덕이'(55,000 원)보다 더 크고 좋은 상품같습니다.
아랫쪽에 빨간색 스티로폼에 싸인 사과는 구정 때 친지가 보낸 사과지만, 인기가 없어 아직 김치냉장고에 남아 있습니다. 사과 상자 안에는 편지가 한 장 들어있었습니다.
선배님,
이렇게 황송할 데가...
제가 가진 모자중 가장 예쁘고 실용적입니다..
써보니 시원하고 너무 안성마춤입니다.
감사히 잘 쓸게요.
늘~~ 기억할게요
저는 보답할 게 없어서 제가 가진 사과라도 한 상자 드릴게요
맛있게 드시고 늘 ~~ 건강하십시오.
후배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순수하게 선물로 보낸 것인데,이렇게 좋은 사과를 보내면 어떡해요? 너무 부담스러워요."
"선배님,모자가 가보로 정해야할만큼 예쁩니다.사과 드시고 건강하세요."
전화를 끊고도 부담이 되어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건 아니야,사과값을 송금 할까?'
이 또한 후배님에게 역시 같은 부담을 줄 것같아 실행을 못했습니다.
생각과 고민 끝에 뜨는 방법을 약간 수정해서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모자를 뜨기 시작했습니다.
녹두색 면사로 뜬,이미지가 좀 부드러워진 모자
같은 방법으로 뜬 회색모자
집에 가지고 있던 녹두색과 회색실로 모자 두 개를 떴습니다.
코를 늘이는 방법을 달리 하니 처음의 날카로운 이미지가 많이 부드러워졌고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제 모자 두 개를 후배님에게 보냈습니다.
색상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옷 색상에 맞춰 쓰라는 편지와 함께요.
이 모자는 챙이 없기 때문에 챙만 있는 캡을 쓰고 그 위에 모자를 쓰면 햇빛도 가리면서 멋지게 보인다는 조언과 함께 보냈습니다.이로 인해 내 마음의 부담이 덜어지기를 바라면서요.
순수한 마음으로 보냈습니다.아우님,예쁘게 써주세요.
첫댓글 선배님 덕분에 광덕이 홍보가 저절로 되네요.고 다닐 베레모가 될 것입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편찮으신 몸으로 한올한올 엮어가시는 모습 상상하며
분에 넘치게 감격스러웠답니다.
항상 제몸에
선배님의 고운 손길 생각하며 잘 쓰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받을 사람을 생각하면서 작업하면 능률도 오르고 재미가 더하지요.
뜨개질 하는 동안 기쁘고 행복했어요.
아우님,고마워요.
사과같은 내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눈도빤짝 코고빤짝 입도빤짝빤짝
옥덕님 글에 덧글쓸려니 이노래가 흥얼거립니다.
동문들의 정성스런 손길로 서로 주고받는 모습 에서 사과향이 물씬납니다.
힘든농사 잘짓고 금년에는 때마추어 비도 오고 일광도 비추어
뜨개질 덕에 엄마간병도 수월했던 옥덕어머님 쾌차하시길 기도합니다.
어디리 명문여고겠습니까
동문들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고 아름답지요.
미담이래서 IT 동호회는 기쁜 일이 많아요.
미담이라고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좋은 일들이 이어질겁니다.
두분 모습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름답게 봐줘 고맙습니다.
모두들 넘넘 보기 좋아요!
좋게 봐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