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와 손을 자극하고 발바닥을 때리면 건강이 좋아진다
민간요법으로 전해 내려오는 치료법 중에
귓볼을 세 번 잡아당겨 두통을 가라앉게 하는 방법이나,
어린아이가 경기를 일으킬 때
귓볼을 세게 만져주거나 혹은 피를 내주는 방법,
그리고 뇌졸중 등으로 갑자기 기절했을 때
귓볼 뒷부분의 실핏줄이 엉켜 있는 곳에서
피를 빼내는 방법 등은
모두 귀를 이용한 옛사람들의 응급처방이었다.
실제로 귀를 있는 그대로 관찰해보면
놀랍게도 생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일단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이 되면 암컷의 자궁 속에 정착하여 커가는데,
그때의 모습이 바로 귀와 꼭 닮았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아이의 머리는 아래를 향해야 하므로 귓볼이 제일 아래에 있고,
척추에 해당하는 것이 귓바퀴 부분이며,
얼굴 쪽으로 돌아 나오는 귀 부위에 하복부와 양다리가 있고,
귓구명 부위는 가슴과 배 부분에 상응한다.
"우리 선조들은 정말 지혜로웠어. 아니, 혜안이 있는 민족이지.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몸의 일부분을 이용했어.
그것이 바로 귀야. 이 귀의 모습을 단순화하면
그것은 정자의 모습이고, 또 올챙이의 모습과도 비슷해.
모든 자연의 생명이 시작되는 모습이야.
그래서 옛 임금의 왕관에는 생명의 모습을 상징하는
귀의 모양과 비슷한 곡옥이라 불리는 옥석을 매달았어.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곡옥은 아마도 임금이란 만백성의 생명을
먹이고 입혀서 편안하게 하는 책임을 진 존재라는 것을 상징하는 걸 거야.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생명체의 모습이 곡옥이나 태극처럽 생겼다는 것을 알았을까?
곡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상징인 태극기도 이런 모습이야.
이 태극 속에 양을 상징하는 부분과 음을 상징하는 부분이
바로 생명의 씨 모습이고 이 음양이 합쳐져 태극이 되듯이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면 소우주 본체인 인간이 출생하는 거지.
이런 생명의 문양을 국기로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어.
이게 다 선조들의 지혜야."
흑암 속에서 천지가 갈라지며 음양이 생성되고
조화를 이루면서 커다란 우주가 생성되었듯이,
인간도 어둠 속에서 여(陰)와 남(陽)의 기운이 서로 만나
개벽하여 소우주로의 생명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귀는 생명의 원리, 즉 태극의 원리를 보여준다.
국기를 태극기로 정한 것은 우 리 민족의 선견지명이다.
태극기는 생명의 원리, 삶의 원리, 그리고 대우주 자연의 원리를 상징한다.
할아버지는 귀를 만지면
건강이 좋아진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
"생일을 귀빠진 날이라고 하잖아. 왜 생일을 귀빠진 날이라고 할까?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빠져나오는 동안,
피차간에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머리가 빠져나오기 시작할 때야.
이때의 통증은 자동차로 연달아 일급 번 교통사고 난 것과 같아.
그러다가 귀가 빠져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산모의 고통은 많이 줄어들어요.
그래서 생일을 귀빠진 날이라고 부 르는 거야.
또 귀만 보면 그 사람의 인물과 성격도 알 수 있어.
"그놈참, 귀한번 잘 생겼다" 그러잖아. 귀문이 작으면 마음도 좁다고들 하고.
옛날 어른들은 서울구경 시켜준다면서 아이의 양쪽 귀를 위로 잡아 당기기나,
"쥘 귀냐, 놀 귀냐?" 묻고는
아이가 "놀 귀다" 하면 "놀아보세" 그러며 귀를 잡아당기고
"쥘 귀다" 하면 "쥐어보세" 그러며 귀를 꽉 쥐었단 말이야.
그게 그냥 놀림이 아니라 귀가 몸 하나를 축소해놓은 모습이니
자극하면 건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랬던 거야."
귀가 몸속의 정보를 다 가지고 있으니,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귀를 자주 문질러야 한다.
특히 아침에 세수할 때는 반드시 찬물로 귀를 씻고 문질러주어야 한다.
냉수마찰은 게으르고 추워서 못한다 하더라도
귀는 얼마든지 찬물로 닦을 수 있지 않겠는가.
아이들을 세수시킬 때도 꼭 귀를 잘 닦아주어야 하고,
혼자 세수할 때는 귀를 깨끗이 닦았는지
검사해서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뺀질거릴 때는
귀를 살살 잡아당겨 벌주는 방법은 어떨까.
벌을 주니 버릇 고쳐 좋고,
귀 잡아당겨 건강해져 좋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예로부터 수상을 보면 그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손의 모습도 인체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귀가 엄마 뱃속의 태아 모습이라면,
손은 뱃속에서 나왔을 때의 아기 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나 갓난아이 때 네 발로 기어 다니는데,
손가락을 반쯤 굽혀 땅에 댄 모습이 바로 그와 같다.
머리는 중지에 해당하고,
양쪽의 두 손가락은 각각 좌우의 팔과 다리에 해당한다.
할아버지는 전래의 손가락 놀이 속에도 건강 비법이 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젓을 떼고 밥을 먹을 때면 아장아장 얻는데,
그때 할머니나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시키던 게 바로
'곤지곤지 죔죔' 놀이야.
손가락으로 손바닥의 가운데를 찌르는 놀이인데, 거기는 오장이 들어 있는 배거든.
보통 아이의 배가 아플 때는 '할머니 손은 약손,
우리 아기 배는 똥 배' 하면서 배를 쓰다듬고 `곤지곤지 죔죔'을 가르쳐주어요.
그런데 이 뜻이 묘하단 말이야.
'곤지곤지'에서 곤(坤)은 손바닥처럼 편편한 땅을 의미하고
지(地)는 땅의 기운을 의미하고 죔죔은 잡는다는 우리말이야.
그러니까 '곤지곤지 죔죔'은 땅의 기운을 움켜잡는다는 의미지.
밥 먹고 그것을 잘 소화시켜야 하는데,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찌르니 당연히 소화력이 좋아져.
그래서 이 놀이 이름이 '곤지곤지 죔죔'이야.
또 '도리도리 짝짜꿍'이란 놀이도 했는데,
곤지곤지 죔죔을 많이 하면 속이 편해져 오래 살 수 있으므로
그것이 도의 이치라고 하여 '도리도리'라고 했고
이것을 깨달았으니 이 아니 기쁘겠는가 하며 박수를 치니 "짝짝꿍"이지."
할아버지는 손을 많이 써야 똑똑해지는 법이니
우리 민족이 가장 똑똑한 민족이라고 말한다.
우리네 조상들은 아이가 조금만 크면
손을 잘 놀리라며 가위바위보 놀이를 시켰다.
가위바위보는 손에 사람과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모습이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깨단게 해주는 놀이다.
가위는 사람을 상징하고,
보는 활짝 펼쳐졌으니 하늘을 상징하며,
바위는 단단히 꽉 쥐어 땅을 상징한다.
즉 천지인이다. 또한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이 놀이는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손의 혈액순환을 도와줌으로써 전신의 순환을 좋게 해준다
현명한 부모라면 아이들과 함께 선조들이 가르쳐준 이런 놀이를 자주 해야 한다.
손을 많이 움직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건강해진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항상 손을 움직여주고 비벼주고 만져주면 좋아.
예전에 할아버지들이 호두알을 손에서 굴렸는데 이게 다 건강비법이야.
그리고 손가락의 제일 끝 부위를
손톱으로 자주 눌러주면 혈액 순환이 잘 되서 건강해져.
손끝엔 숨어 있는 급소가 있어서 이곳을 천천히 살살 눌러주면 혈액순환이 잘 돼요.
손이 기는 아기 모습의 축소판이라면,
발은 사람이 직립했을 때의 모습이다.
귀와 손을 문질러주면 건강하듯이,
발을 주무르고 만져주어도 건강해진다.
"발 닦고 잠이나 자라"는 말은
발과 건강이 그만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사람이 병들기 전에는 반드시 발이 먼저 묵직해지고 아프다.
그래서 우리네 어머니들은 며느리에게
"병든 남편 살리려 거든 버선 속에 날콩을 넣고 십리를 걷게 하라"는 민간요법을 전해주었다.
버선 속의 날콩이 무슨 약효가 있어서가 아니라,
십리를 걸으면서 발을 지압하면 웬만한 병은나을 수 있기에 생긴 말이다.
"감기든 체증이든 요통이든 간에, 병이 났을 때는 발가락을 주무르면 좋아져.
발가락을 오므리면 접히는 마디들이 있어.
그 마디마디를 조금 세게 누르면 그 어딘가가 정말 아픈 데가 있어.
그런 곳을 찾아서 한 5분 눌러주고 주물러주면 아픈 중상이 싹 가시지.
우리 조상들은 발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발에 자극을 주기 위해 짚신을 만들어 신었는데.
짚신은 면이 울통불붕해서 걸으면서 지압이 되는 거야.
그리고 널찍하니 발가락들이 자유롭게 벌어지니깐 혈액순환도 잘 되지.
일본 놈들이 신는 평평한 게다와는 달라.
또 집으로 달갈을 싸면 달걀이 곯지 않고. 장을 담그면 발효가 잘 돼.
그러니 이것으로 감싼 발은 얼마나 편하겠어?"
우리에게는 첫날밤 신부 집에서 신랑을 거꾸로 들고 발바닥을 때리는 결혼 풍속이 있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결혼식의 재미를 한층 더해 주는 풍속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선조의 지혜가 들어 있다.
우선 신랑을 거꾸로 들게 되면 다리로 몰렸던 피로감이 해소되며
(다리를 책상에 올려만 놓아도 편한 느낌이 든다),
둘째로 혈액이 전신으로 순환하니 심장 기 능이 활발해진다.
셋째로 발바닥을 때리니 발바닥과 연결되어 있는 몸 전체가 자극받아 기력이 좋아진다.
특히 발바닥에는 정력과 연결된 용천혈이 있는데,
이곳을 자극하면 신장과 심장의 기능이 강화되어 첫날밤을 무사히 치를 수 있다.
겉으로는 일부러 신랑을 놀려 됨됨이나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하지만,
속으로는 남녀칠세부동석이라
성性을 경험하지 못한 신랑의 복상사를 미리 예방시켰던 것이다.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두 발로 서서 두 손으로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직립하게 되니 머리의 무게에 눌려 척추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고,
네 발로 지탱하던 몸무게를 두 발로 견디면서 발의 부담도 커졌다.
그래서 늘 피로한 사람들은 대부분 발에 그 원인이 있다.
발로 바삐 뛰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게 힘이 드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람의 발은 당의 모습을 담아 평평한데,
요즘은 땅과 접촉하며 사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건강해지려면 발을 땅과 잘 접촉해야 하고,
발을 잘 주물러주고 용천혈을 자극하면 더욱 좋다.
경상도 사투리 중에 '용천 떨고 있네'라는 말이 있어. 발바닥의 용천혈을 때리면 정력이 좋아져
공연히 부인에게 눈짓을 보낸단 말이야 그런데 그 부인이 할 일이 많아.
그러니까 남편에게 용천 떨지 말라고 말 한 데서 나온 말이지.
바쁘니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이야."
서양의 문화가 발을 항상 움직이는 입식 문화라면
우리의 문화는 발을 좀더 쉬게 하는 좌식문화이다.
서양에서는 모든 일을 서서 하지만 우리는 앉아서 하도록 되어 있다.
앉아서 일을 하면 머리의 무게가 직접 다리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허리와 다리에 부담을 덜 주어 몸의 피로가 적다.
그러므로 진공청소기보다는 우리의 청소 방식대로 쓸고 닦는 것이 더 좋으며,
침대보다는 온돌방이 더 좋다. 뜨거운 방바닥에 허리를 지지면 온몸의 피로가 풀린다.
그런데도 요즘은 서양의 문화를 무조건 좋다고 받아들여 모든 구조를 입식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부엌 구조가 바뀌면서 요즘 여성들은 선조들 보다 휠씬 더 많은 병에 시달린다.
부뚜막 앞에 앉아서 불을 때며 음식을 조리하던 여성들은
아궁이에서 나오는 갖가지 파장과 열을 받아 자궁이 튼튼했고,
그래서 아이를 낳고도 며칠 안에 들에 나가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여성들은 입식 부업에서 편하게 움직이고
또 전자제품으로 휠씬 일이 줄었는데도 몸은 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