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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그야말로 31년 만에 남자 육상 100미터 한국 기록이 깨졌다. 1979년에 서말구라는 선수가 세운 100미터 기록이 이제야 깨진 것이다. 서말구는 지금 해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감독이기도 하니 영원한 육상인 인 듯 하다. 그러나 대개는 모르겠지만, 프로야구의 골수의 골수 팬들은 그의 외도를 알고 있다. 1984년에 롯데자이언츠가 그를 도루전문 대주자 요원으로 쓴다면서 선수 겸 주루코치로 영입한 것이다.
야구에서 도루라는 것이 발만 빠르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투수의 투구폼을 훔치고, 타이밍을 포착하고, 순발력을 발휘하고, 경기의 흐름과 포수의 움직임까지 몽땅 분석해서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센스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 지금이라면 말도 안될 짓이지만, 프로야구 초창기의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이니 가능했던 코미디이기는 하다. 또 100 미터 부문 국내 1인자라고 해봐야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든 열악한 육상현실이 그로하여금 모험을 감행하게 했을 것이다.
실제로 야구선수로서 서말구의 성적은 아예 없다. 대주자로서 출장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야구 선수가 1경기 출장을 인정 받으려면 투수는 1타자 이상 완전히 상대, 타자는 1타석 이상 투수 상대, 대주자는 루상에 나가서 자력으로 혹은 동료 타자의 도움으로 홈을 밟아 득점을 올릴 때만 출장으로 인정 받는다.
야구를 전체적으로 모르니 주루코치로서 선수를 지도할 것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대체로 피지컬 트레이너 정도의 역할을 하다가 3년 만에 야구판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댓글 ㅋ재밋는 일화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