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푸14 - 바닷가에서 망중한을 즐기다가 버스가 없으니 걸어서 리조트에 가다!
2024년 5월 6일 코르푸 Corfu 섬에 도착해 올드 포트리스 요새 Old Venetian fortress 와 올드
포트에 새 베네치아 요새를 보고 다음날인 5월 7일 버스정류소에 도 메소소기 Messoghi
(Mesongi) 는 보이지 않는지라 다른 정류소에서 10번은 아킬리온 Achilleion 행 버스를 탑니다.
Achilleion 에 도착하니 오스트리아 엘리자베스 왕비의 궁전은 Strike (파업) 중이라 문이 닫혀
있으니.... 산길로 해서 바닷가로 내려가서 한적한 해변에서 발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깁니다.
문득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에 나오는 김선우 의 시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풀여치 있어 풀여치와 놀았습니다
분홍빛 몽돌 어여뻐 몽돌과 놀았습니다
보랏빛 자디잔 꽃마리 어여뻐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흰 사슴 마시고 숨결 흘려놓은 샘물 마셨습니다
샘물달고달아낮별뜨며놀았습니다
새 뿔 올린 사향노루 너무 예뻐서
슬퍼진 내가 비파를 탔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잡아주고 싶은 새들의 가녀린 발목 종종거리며 뛰고
하늬바람 채집하는 나비 떼 외로워서
멍석을 펴고 함께 놀았습니다 껍질 벗는 자작나무
진물 환한 상처가 뜨거워서
가락을 함께 놀았습니다 회화나무 명자나무와 놀고
해당화 패랭이꽃 도라지 작약과 놀고
꽃아그배 아래 낮달과 놀았습니다
달과 꽃의 숨구멍에서 흘러나온 빛들 어여뻐
아주잊듯한참을놀았습니다그대잃은지오래인
그대 만나러 가는 길
내가만나논것들모두그대였습니다
내 고단함을 염려하는 그대 목소리 듣습니다
나, 괜찮습니다
그대여, 나 괜찮습니다
그러고는 시간이 되었는데도 내려가는 버스가 오지 않으니 조금 전에 6번 버스를 타고 베니체스
에라도 갈 것을 하고 생각하니 후회막급인데.... 베니체스 Benitses 는 어촌으로
도시 남쪽에는 아기오스 이오아니스, 페리스테론, 모라이티카 해안은 일급 휴양지 라고 합니다.
라무리 기다려도 이제는 올라가는 버스도, 내려가는 버스도 오지 않는지라 난감한데.... 그렇다고 택시도
보이지 않으니 원래 가려던 메소기는 물론이고 이제는 베니체스와 인근의 해변도 불가능해 졌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른쪽에 푸른 바다를 끼고는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데....
가다 보면 Perama 에 도착하면 거긴 버스가 아니면 택시라도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조금 걸어 올라가니 여기 해변 모래사장에는 선탠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보이고 그리고 바다에
설치된 카이저 브릿지가 예쁜데...... 해안이 얕으니 저기서 배를 타고 내리나 봅니다.
그러고는 계속 걸어 올라가니 왼쪽 산쪽에는 에쁜 집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런 집들은
거주용이라기 보다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별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는 10분을 더 걸어서 오른쪽에 보니 Aeolus Beach Resort 라는 리조트 호텔
인지라 들어가는데.... 입구에 보니 팬케익을 구워 주는 여자분이 보입니다.
하도 먹음직하기에 줄을 서서 기다리니 무어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여기
리조트에 묵는 사람들은 팔에 리본을 하나씩 묶고 있으니 그럼 모든게 공짜라?
해서 우린 투숙객은 아니지만 하나 먹어 보고 싶다고 하니까 조금 기다리라더니 하나를 주기에 가격을 물으니
조금 망설이다가 5유로라기에...... 돈을 꺼내 주니 이건 자기에게[ 팁으로 주느냐고 장난스레 묻습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돈을 받고 파는게 아니라 리조트 손님에게는 무한정으로 공짜로 구워주는
모양인데..... 접시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 탁자에 앉아 맥주를 시키니 4유로를 받습니다.
그럼 여기 리조트 호텔은 팬 케익이나 음료수 그리고 음식은 공짜지만, 술은 돈을 받는 것 같은데
문득 옛날에 맥주는 물론이고 와인이나 위스키도 공짜로 주던 쿠바 바라데라 리조트가
떠오르니.... 우린 멕시코시티등 멕시코를 며칠 구경하고는 비행기로 쿠바 아바나로 들어갔습니다.
선배님 부부등 일행 4명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호텔에서 예약한 승용차를 타고 왼쪽에 카리브해
바다를 끼고 동쪽으로 달려서...... 1905년에 멕시코에 이민온 애니깽 노동자 중에
300명이 재 이민을 왔던 마탄사스를 지나서 3시간 반 만에 해변 휴양지 바라데로에 도착합니다.
"바라데로" 는 바다를 향해 길게 튀어 나온 반도이니.... 양쪽으로 모두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우리 숙소인 'Sol Sirena Coral' 은 신,구 두개의 호텔로 된
리조트 인데 모든 비용이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으니 호텔 리셉션에서는 팔에 띠를 채워줍니다.
5개의 레스토랑과 음료에 칵테일과 위스키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20개의 Bar 에다가 해변 말고도
호텔 안에도 3개의 수영장, 극장과 공연장이며 4- 5개의 운동시설 들이 모두 무료라니...
모처럼 시간적 여유를 가진지라 천천히 걸으면서 야자수 나무기 늘어선 운치 있는 정원을 구경합니다.
방 안에 안전금고에 여권이며 지갑 등 모두 넣고는 홀가분한 수영복 차림으로 언덕을
넘으니 눈이 시리도록 푸른 카리브 해의 코발트색 바다가 거기에 펼쳐져 있습니다!
모래는 너무 부드러워 발을 간지르는데, 바닷물은 청정해역! 그것이니 부유물이나 티끌
하나 없고 2미터 바다속 모래 알갱이 하나 까지 훤히 보이는 투명한
완전 청정 해역이니... 모래사장 길이는 부산 해운대의 10배가 넘는 거대한 규모 입니다.
우리 여자들은 사이클링 보트( 발로 저어 가는 배 ) 에 태워주고, 선배님과 나는 2인용 카약에 타고서는...
하나의 노를 양팔에 잡고는 바람개비 처럼 저으니 온 세상에 새로운 젊음으로 가득한 것도 같습니다.
네사람이 탄 사이클링 보트는 멀리 까지 제법 빠른 속도로 항해가 가능하며 서양 젊은이들은 윈드서핑
과 요트까지 타는데, 푸켓의 피피섬에서 1박 2일간 스킨 스쿠버 다이빙 까지 한
나 이지만 우리 일행 4명은 아직 거기까지는 도전하지 못하니, 모든 것이 무료 인데도 말이니 안타깝지요?
이윽고 지친 몸으로 긴 의자에 누워 가져온 책을 읽는데 3미터 앞에서 서양의 젊은 부부 ( 여긴
99% 가 백인이다! ) 가 역시나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서 선탠을 하며 책을 읽고 있는데,
눈을 드니 세상에나.... 젊은 여자가 브라를 벗고 생가슴을 다 드러낸 것이라 얼른 눈을 돌립니다.
2000년에 지중해변의 프랑스 니스의 유료 해수욕장 ( 4만원을 내면 긴의자 와 파라솔
을 준다 ) 파라솔 눕는 의자 에서.... 무려 300 여명에 이르는 8등신 젊은
백인 미녀들이 역시나 가슴을 드러낸채 선탠을 하며 책 읽는 모습을 본지 6년만인가요!
정작 생가슴을 드러낸 여인은 당당한데, 훔쳐 보는 ( 선글라스를 끼었기에 망정이지)
동양인은 가슴을 졸이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이런게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그러고보니 모두가 초미니 비키니 인데, 프랑스 니스에서도 그러했듯 우리 일행 두 여자분만 유이(?)
하게 원피스 차림 이니..... 그렇다면 오히려 우리가 구경 대상이 되는 몽키인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