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에 위치한 달마산(達摩山) 냇물 대장님과 함께한 산행입니다.
이른 아침 5시에 일어나 준비하여 산악회버스로 6시40분 출발하여, 해남 송지면 마봉리에 도착한 시각은 11시반, 4시간 50분 걸렸네요. 돌아올 때는 5시간 45분 걸렸으니 정말 먼거리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달마산과 미황사. 국내외 명소로 소개된 최근 신문기사를 본 적도 있구요. 저도 큰맘 먹고 갑니다.
어느 산이나 갈 때마다 그 이름 때문에 그 지역이나 관련 사항을 공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달마산은 달마대사에 관하여 공부를 하게 만드네요. 아무래도 달마대사와 관련있겠죠? 알고 있는건 다른 스님과는 달리 긴 눈썹과 텁수룩한 수염에 우락부락한 (내지는 무서운) 모습의 이미지인데요, 연구해보니 원래 남인도 향지국왕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스님이 되었고, 나중에 배를 타고 중국 광주에 도착하여 중국 선종(禪宗)의 창시자가 되었답니다. 선종은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 하죠. 스님은 낙양에 있는 숭산 소림사에 머물며 매일 벽을 향하며 좌선을 하였고 소림무술의 창시자이기도 하답니다. 해남에 있는 이 산이 왜 달마산으로 이름 지어졌는지는 확실한 정보가 없으나 달마대사가 계셨던 시대가 중국 남북조 시대로 – 서기 528년 돌아가심 – 2,3백년 후 이곳에 미황사가 건립되었다 하니 아마도 그 무렵 달마대사의 제자가 이곳에 건너와 산이름이 명명되었지 싶다. 석선(石船)과 소 이야기가 있는 미황사 건립 신화를 보고 생각한 것입니다.
마봉리에서 등산을 시작하며 보이는 암릉 봉우리가 우리를 압도합니다. 20분 편한 길을 가다 15분 정도 험한 바윗길을 오르자 1차 목적지인 도솔암입니다.
도솔암은 신라말 의상대사가 지으신 도량으로 이후 여러 스님들이 기도 정진하시던 곳인데 조선시대 정유재란때 명량해전 패전후 퇴각하던 왜구들에 의한 화마로 흔적만 남았답니다. 그런데 2002년 이곳에 와본적 없는 멀리 월정사에 계시는 법조스님 꿈에 3일 연속 나타나 여기 도솔암을 32일만에 재건하게 되었다니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1800장의 기왓장 등 많은 자재들을 수많은 사람들이 나르기도 했구요. 하여간에 일출과 일몰을 한곳에서 멋지게 볼 수 있다는 대흥사의 말사 도솔암에서의 조망 훌륭합니다.
도솔암에서 달마산까지 가는 길이 오늘 등산의 백미입니다. 가는 길 곳곳이 암릉구간으로 힘들고 조심해야하기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도솔암에서 떡봉(421m), 하숙골재, 대밭삼거리, 작은금샘삼거리, 문바위를 거치며 정상인 달마봉(489m)까지 4.5km인데 3시간5분 걸렸으니 말이죠. 사진 찍고 먹고 쉬는 시간 포함해서긴 하지만 많이 걸렸죠? 작은 공룡능선이라고 부를만합니다. 금강산을 보진 못했지만 보면 금강산이 떠오르는 암릉도 있고 수많은 기암괴석과 몇군데는 로프로 조심하며 오르내려야 되고, 두군데 바위틈새 구멍도 지나야된다. 조심스럽게 가며 사진 찍을 곳 많다. 바닷쪽을 보면 완도, 노화도, 보길도, 청산도 등 이름 모르는 수많은 섬들과 멀리 두륜산 등도 조망된다. 구름이 잔뜩낀 흐린 날씨이긴 하지만 감사하며 조망한다.
달마산 정상에서 미황사로 내려가는 길은 1.4km로 볼거 별로 없는 식은 죽 먹기다. 미황사에서 달마산 정상 올랐다가 바로 하산, 원점회귀하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 먹기인 셈이다. 달마산 등산은 힘들어도 애기공룡능선을 타야 되는데 말입니다.
미황사도 크진 않지만 특색있는 사찰입니다. 절에 가면 보이는 무서운 사천왕이 아니라 온화하고 근엄한 모습의 사천왕입니다. 대웅전은 화려하게 단청이 칠해져있지 않은게 소박하고 친근하게 보여집니다. 절 뒤 달마산 암봉들이 미황사를 멀리서 지켜보며 둘러서있는 것 같은 풍경이 좋습니다. 폐사 상태의 1200년된 미황사에서 2001년부터 20년간 주지로 계시며 현재의 모습으로 바꾸고 문화유산 사업을 벌인 금강스님의 노력이 크다고 한다. 덕분에 나 같은 사람도 찾는 세계적 명소가 된 것이다. 감사합니다~!
하산후 앱을 늦게 종료하는 바람에 산행시간과 거리가 맞지않다. 실제는 8.4km에 4시간 57분.
산악회 버스를 타며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뜻밖의 사람을 만난다. 오늘은 옆자리에 미국에서온 예쁘고 젊은 아가씨와 함께 차를 타게 되었다. 우리말을 잘 알아듣고 말도 상당히 잘하는 마이애미 출신의 이 아가씨는 지금 대구에서 3년째 있으면서 우리말을 배우는데 곧 대학원 공부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산이 좋아 대구지역의 산은 모두 오르고 전국의 산을 다니는 중으로 오늘은 달마산, 내일은 오대산과 노인봉을 가기 위해 서울에 와서 이 산악회 버스를 탄거라 한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도 알고 있고 여덟곳 인증도 받은 Aurora라는 이름의 이 아가씨 정말 기특하다. 앞으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한국의 산을 오르며 즐기기를 기원한다.
첫댓글 후기 즐감하고 갑니다.ㅎ
제 뒷 모습도 잡혔네요.
늘~즐.안산하셔요.
네~ 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