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서 유다 왕국의 멸망을 예고하시고, 이스라엘과 유다의 주변 국가들의 멸망, 그리고 이어서 바벨론을 심판하셔서 바벨론도 멸망시키시겠다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셨는데, 예레미야 52장은 그 예언이 이뤄져 유다 왕국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왕국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Zedekiah) 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서 시드기야 왕도 그의 이복(異腹) 형인 여호야김(Jehoiakim)처럼 악하게 행하였다고 기록합니다(1절, 2절). 그래서 하나님께서 드디어 유다 왕국과 시드기야 왕에게 진노하셔서 유다 왕국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성경은 “여호와께서 예루살렘과 유다에게 진노하심이 그들을 자기 앞에서 쫓아내시기까지 이르렀더라”(3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악을 저질렀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하나님 앞에서 쫓아내셨다는 말씀입니다. 범죄한 자들은 거룩한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쫓아내시고 만 것입니다.
시드기야 왕은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서 하신 말씀에 대해 귀담아듣지 않고, 결국 바벨론 왕을 배반합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바벨론에게 거역하지 말고, 바벨론에게 순복하라고 하셨지만, 시드기야 왕은 주변 국가와 연합하여 바벨론에게 대적하려고 하였고, 애굽을 의지하여 바벨론를 대항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시드기야 왕은 포로로 끌려가게 될 뿐만 아니라, 그의 두 아들이 자기 눈앞에서 죽임당하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고(10절), 그 두 눈은 뽑힌 채 결박되어 바벨론으로 끌려가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합니다(11절).
4절부터 11절의 말씀은 예루살렘이 바벨론 군대에 의해 함락되고, 유다의 왕과 병사들, 고관(高官)들이 얼마나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벨론 군대는 시드기야 제구년(BC 588년) 열째 날에 예루살렘 성을 에워싸고 예루살렘 성 주변에 토성(土城)을 쌓아 예루살렘을 공격하였고, 2년 가까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서 예루살렘 성에는 기근이 찾아오고 양식도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시드기야 제십일년(BC 586년)에 예루살렘 성에 무너지기 시작하여 유다의 왕과 고관들, 병사들은 예루살렘 성을 벗어나 아라바(Arabah) 길로 도망하였습니다. 아라바는 광야라는 의미를 가진 지명으로 팔레스타인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저지대를 부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바벨론 군사들은 이들을 추격하여 여리고 평지에서 시드기야 왕과 고관들을 사로잡았고, 유다의 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결국 시드기야 왕은 잡혀서 리블라(Riblah)라는 곳으로 끌려가 바벨론 왕 앞에 섰고, 그곳에서 바벨론 왕에 의해 심문을 받았습니다. 리블라는 가나안 땅의 동편 경계 지역으로 언급된 곳으로 하맛(Hamath) 땅의 남쪽에 위치한 오론테스(Orontes) 강의 동쪽 유역에 있던 성읍입니다. 그리고 시드기야는 두 아들이 죽임당하는 것과 유다의 고관들이 죽임당하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아야 했고, 두 눈이 뽑히는 수모도 겪게 됩니다. 그토록 하나님께서 경고하시고,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은 시드기야는 처절한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고 과신(過信)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힘이 있어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능력도 별로 없으면서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의지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나님 없이 자기 멋대로 행하는 사람들은 결국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 아래 처참한 꼴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온전히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의지하고 있다면 빨리 그 의지했던 것들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만을 신뢰하고 의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삶에 소망이 있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