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에서는 경이적인 시청률 30% 를 눈앞에 두고 있는
트로트 오디션 ‘내일은 미스터트롯’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말이다.
트로트로 세대 통합을 이끈 ‘미스터트롯’은
지난 13일 전국평균시청률 28.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면서
종편 예능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지난해 방영했던 ‘미스트롯’이 중장년층에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다면
올해 1월 시작한 ‘미스터트롯’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까지 끌어들이며 세대 통합, 더 나아가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세대를 초월해 전 연령층을 사로잡은 ‘미스터트롯’의 매력은 무엇일까.
‘미스터트롯’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입을 모은다.
어느 10대 팬은
“예전엔 트로트는 어른 노래, 촌스러운 노래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세련되고 K팝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라며
“‘미스터트롯’ 덕분에 가족들과 이야깃거리가 생겨 집안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졌다”고 한다.
또 25세 아가씨도
우연히 아버지를 따라 ‘미스터트롯’ 예선 편을 보다 팬이 됐다고 한다.
“제 또래 출연자들이 과거 곡을 재해석해서 부르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트로트 덕에 부모님과 텔레비전을 같이 보는 것도 좋고요”라며
“목요일 저녁마다 식구들이랑 방송 같이 보려고 집에 뛰어가요.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지만 ‘미스터트롯’은 본방을 챙겨보는게 제 맛이에요”라고 말했다.
80년생인 41세 주부도
“40대인 나에게도 트로트가 어려웠어요. 근데 ‘미스터트롯’ 보면서
‘아 나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라며
“어릴 때 H.O.T. 진짜 좋아했는데 제 마음에 불을 지핀 프로그램이에요.
다시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즐겁게 웃었다.
“성악, 판소리, 비트박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트로트와 섞여서 볼거리가 많잖아요.
‘미스터트롯’의 트로트는 옛날 느낌이 아니고 클래식을 듣는 듯한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매력적인 것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미스터트롯’에서 마스터로 등장하는 김준수의 열혈팬인 28세 아가씨는
‘미스터트롯’ 전에는 트로트를 아주 싫어했다고.
그는 “단순히 김준수에 대한 애정만으로 ‘미스터트롯’을 시청하게 됐는데
이제는 트로트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말로는 못하는데…
아 그냥 빨려 들어가는 무언가가 있다니까요”라며 웃는다.
‘미스터트롯’은
트로트를 댄스, EDM, 록, 성악 등 다양한 장르와 컬래버레이션하며
정통 트로트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기존 대중가요 팬들 입장에서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골라먹는 뷔페 맛집’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미스트롯’으로 송가인 팬이 돼 콘서트까지 다녀온 61세 부인은
2년째 애청자를 자처한다.
“‘미스터트롯’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투표도 하고 콘서트도 가는 쌍방통행”이라며
“다른 프로그램은 바보상자처럼 멍하니 보기만 하는데
‘미스터트롯’은 마스터 입장에서 평가하면서 보니까 뇌가 팽팽하게 돌아가요.
마스터들도 같이 보면서 즐기는 모습들이 재밌어요.
장윤정 마스터의 심사평은 어쩜 제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인지 몰라요” 라고 말했다.
“집에서 손주들 돌보면서 음악 들을 일이 없는데
요새는 ‘미스터트롯’이 생활의 활력소에요.
미용실에 가도 다 ‘미스터트롯’ 이야기 뿐” 이라며 그 인기를 체감한다고 했다.
어떤이는 트로트 안의 철학적인 내용을 옆집 학생 같은 일반인들이 불러서 좋았다고 한다.
“트로트 가사가 철학적이고 인생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그런 걸 젊은 사람들이 잘 소화해 내는 게 좋더라구요.
방송이나 예능 프로그램은 젊은 사람들 위주여서 아쉬웠는데,
중년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라며
‘미스터트롯’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모두들 엄마 아빠 오빠 동생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과 2박 3일 밤을 새서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화제거리가 생겨 모두들 즐거운 모양이었다.
트로트는 대부분
엇박이 없는 4분의 4박자로 쉽고 간결해서 신나게 춤추고 따라부르기에도 좋은 장르다.
하지만 ‘트로트는 옛날 것, 어른들 노래’라는 인식이 강해 젊은 세대들이 넘기 힘든 진입장벽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미스터트롯’은
우리가 익히 아는 트로트에 새옷을 입히면서
2030 젊은 세대들을 ‘트로트의 흥’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목요일 밤만큼은 리모컨 경쟁 없는 평화로운 ‘본방사수’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같은 ‘미스터트롯’ 열풍을
뉴트로(New-tro: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가 유행하는 맥락에서 해석한다.
“‘미스터트롯’은 뉴트로적인 면이 있다.
트로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젊고 새롭게 재해석해서 보여준다.
출연자 대부분이 2030대인 것도 (트로트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 한 몫했다”며
“‘미스터트롯’은 고정 시청층인 중장년층을 기본베이스로 가져가면서
시청층을 젊은 세대로 확장시켰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은
최근 진행된 본선에서 3차 진출자 20명이 참여하는 트로트 에이드 미션을 선보였다.
이번 미션을 거쳐 준결승전 진출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우승자를 비롯해 주요 출연자들은
오는 4월 18∼19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1년 6개월간 전국 40여개 도시에서 진행되는 ‘미스터트롯 투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이 죽어가던 TV조선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