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최세규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하루하루가 초행길이지만
삶 자체가 창작이고
예술이고
서사시이다
---최세규 시집 {꽃은 혼자 피지 않는다}에서
일년 생 풀은 태어나면 꽃을 피우고, 꽃을 피우면 이윽고 열매를 맺고 죽는다. 오십 년을 사는 벚나무와 천년을 사는 소나무도 그들의 일생내내 꽃을 피우고, 꽃을 피우면 이윽고 열매를 맺고 죽는다. 자연은 언제, 어느 때나 최단의 경로를 운행하고, 자연은 언제, 어느 때나 변화가 필요할 때에도 변화를 하지 않는다. 절약의 법칙과 연속의 법칙은 자연의 두 법칙이며,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모두가 다같이 이 자연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다. 천년을 살아도, 만년을 살아도 단 한순간이고, 하루를 살아도, 일년을 살아도 수십 억, 또는 수천억 년의 자연의 역사에서 바라보면 단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 이윽고 죽는다. 탄생은 죽음의 첫걸음이고, 죽음은 삶의 완성이자 또다른 삶의 시작이다. 이 탄생과 죽음 사이에 삶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들은 어떻게 꽃을 피우고 죽어야 하는가가 지상 최대의 과제라고 할 수가 있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도 같고, “하루하루가 초행길이지만” “삶 자체가 창작이고/ 예술이고/ 서사시이다”라고 최세규 시인은 그의 [삶]에서 노래를 한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고, 한 권의 책은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한 꽃과도 같다. 한 권의 책은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한 꽃이고,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한 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열매(지혜)를 맺고 죽는다.
우리 인간들은 호랑이나 곰처럼 혼자서는 살 수가 없고, 따라서 무리를 짓는 데에서 최선의 삶의 수단을 발견했다고 할 수가 있다. “꽃은 혼자 피지 않는다/ 비바람 찬이슬 어깨동무하고/ 햇살과 달빛 기도할 때/ 꽃은 피어난다”([꽃은 혼자 피지 않는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처럼/ 지금 시대는 승패보다/ 함께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동반성장이 답이다”([동반성장이 답이다]), “삶 자체가 창작이고/ 예술이고/ 서사시이다”([삶]), “감사는 최고의 항암제이고/ 해독제이며 치료제”([감사])라고 노래하고 있는 최세규 시인은 삶 자체가 예술인 ‘실천철학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상부상조하는 것은 사회적 약속이자 의무이며, 우리들 모두가 다같이 잘 살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최고급의 공동체의 정신인 것이다. 시인은 꽃이고, 꽃은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서로가 서로를 무한히 찬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서사시와도 같은 꽃밭의 행복을 연주해 나간다.
돈도 티끌이고 먼지이고, 명예도 더러움이고 오물이다. 권력도 사탄의 짓이고 피비린내이며, 그 모든 음주가무도 퇴폐이고 타락이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고 꽃이며, 이 한순간의 삶에는 그 어떤 음모와 불순함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꽃 중의 꽃은 오점 없는 꽃이고, 오점 없는 꽃은 예술 자체의 삶으로 영원불멸의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