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378
은중경 쉬어가기
동봉
거룩한 스승이시여!
[고암대종사 제30주기에 부쳐]
은법제자 동봉
고암
고암
고암이시여!
하마 오늘로 30주기인데
거룩한 열반에 잘 드셨나이까!
혹여
지꺼기를 남긴
그냥 죽음이셨나이까
생각의 지꺼기마저
말끔하게 비워낸
텅 빈 열반은 아니셨나이까
고암
고암
고암이시여!
돌이켜 생각해보니
당신은 나의 스승이 아니십니다
스승으로서의 흔적이
미세먼지 만큼도
내게는 남아있지 않으니
고암 대종사시여!
당신은 나의 스승이 아니십니다
고암
고암
고암이시여!
당신은
당신께서는
저희 스승이 아니십니다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티끌은 고사하고
한 생각마저도
남기지 않으셨나니
저희 스승도 아니시나이다
성성惺惺하시고 적적寂寂하시니
당신께서는 뭇생명의 스승이시나이다
스승이시여!
거룩한 스승이시여!
당신은 해인海印이십니다
고요한 바다海는
그대로 비출印 뿐이나이다
자리를 뜬 것에게는
집착을 보이지 아니하시니
당신은 해인 거울이시나이다
고암
고암
고암이시여!
'사자상승師資相承'이라셨나요?
스승師과 제자資가
서로相 잇承는
본질의 계승법이지요
1979년 3월 5일
총무원 청사 종정실에게
법을 주시매 법을 받았사오나
당신께서는 제게
주신 법이 한 점도 없사옵고
제가 당신에게서
받은 법이 그림자도 없사오니
법이 본디 비어있는 까닭이나이까
1988년 음력 9월 보름날
거룩한大 적광寂光에 드시오니
당신은 이제 적寂이시나이까
당신은 광光이시나이까
적寂은 그늘陰이옵고
광光은 그대로 빛光이온데
빛도 그늘도 모두 떠나셨나이까
어즈버!
40년 전에는
큰 스승이 어린 제자에게
틀 없는無型 바탕質을 전하셨기에
제자 받은 게 없사옵더니
이제 제자가 스승에게
틀있는有型 법法으로 돌려드리오니
받으실 게 쏠쏠하실 것이나이다
그림자 자취影迹마저 떠나신
고암
고암
고암이시여!
거룩한 스승이시여!
뭇생명의 스승이시여!
이 제자의
틀 있는 법을
어떻게 받으시겠나이까?
잠시良久 뒤
스승에게 드리는
제자의 전법게이나이다
가을 국화는 저리 노랗고
무서리霜降는 이리 하얗나이다
10/23/2018
무서리霜降 절후에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
카페 게시글
━━━━동봉스님법좌▣
[고암대종사 제30주기에 부쳐] 은법제자 동봉
하남상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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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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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석가모니불
가을 국화는 (저리) 노랗고
무서리霜降는(이리) 하얗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