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에 ‘섬집아기’ 시비를 세우자!
동요 ‘섬집아기’는 한인현 아동문학가가 1946년 부산 송정해수욕장 부근에서 굴 따는 아낙네를 보며 쓴 시
동요 섬집아기는 어릴 때 어머니에게서 자주 들었고 우리 애들이 어릴 적에 자장가로 많이 불러 주었던 노래이다. 노래 가사가 너무 좋아 노래방에 가면 같이 간 지인들이 눈치를 주더라도 꿋꿋하게 부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수 박인희 님이 올해 만 79세의 나이에도 소녀적 감성으로 부른 노래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길래 몇 번이고 들었다.
그런데 최근 장산역 부근 좌동 벽산1차아파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지인인 하은용씨가 그 노래의 작사가가 송정에서 시인이 시를 썼다는 것을 신문에서 보았다고 했다. 뜻밖의 사실에 놀라 작사가 한인현(원 안 사진)씨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인현 아동문학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문학상 주최 측에 이메일을 보내 내 소개를 하고 한인현 작가에 대해 물었다. 다음날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이자 한인현 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인 박상재 박사로부터 아래와 같은 답장이 왔다.
“보내주신 메일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한인현 선생님이 섬집아기를 쓴 것은 1946년 1, 2월경 겨울방학이나 봄방학 때로 파악됩니다. 송정해수욕장 부근에서 굴 따는 아낙네를 보며 이 시를 썼다는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제가 한인현 선생 장남인 한영일 회장께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송정에서 굴을 따는 것은 본 적이 없어 송정 토박이인 송정동 개발위원회 최대현 대표를 만나 노래 가사처럼 송정에 굴이 많이 났느냐고 물으니, 어릴 때 구덕포 앞에 굴이 많이 났고 인근에는 작은 집들이 있었다고 알려 주었다. 즉, 섬집아기의 가사처럼 엄마가 집 앞 바다에서 굴을 따면서 집에 있는 아기 걱정을 했다는 동요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상재 박사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송정동 개발위원회 회원들을 연결해 섬집아기에 관한 즉석 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섬집아기 가사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하자 회원들은 송정에서 그 시가 쓰였다는 것을 알고 적잖이 놀랐다. 이에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그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려서 시비(詩碑)를 세우기로 했다.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