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경 / 결실
明有三法相繼(명유삼법상계)하고
暗有鬼神相隨(암유귀신상수)라.
밝은 곳에는 삼법(三法)이 서로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서로 뒤를 따르고 있다.
<明心寶鑑 - 正己篇>
[탱자꽃 하얀 날]
글: 지석동
하얀 탱자꽃이 울타리서 벌같이 윙윙대는
봄날
어머니 손길에
나이테만 남은 쪽마루에 누어
파라니 깊어 찬란한
하늘 물들다
뜬금없이 고개 드는 아픔
탱자꽃 하얀 울타리 앞에 서
풀칠거리 구하러간 아버지 기다리는
야윈 어머니 등에서
밥 달라 칭얼대다
"엄마 저 뻐꾸기, 왜 자구 울어?"
"밥 달라고"
"뻐꾸기도 아버지 가다리나?"
"아니 양 엄마"
".....?."
그 해봄, 우물 마르는 기근에
봉순이 할머니, 등 넘어 양씨 아저씨
못 먹어 실명한 일.
식구마다 부황이나
마른 웅덩이 뒤집어 붕어 미꾸라지
산 뒤져 새알 줍고 쥐 잡아
가마솥에 우려 연명한 허기
티 없이 파란 하늘에
하얀 비행 운같이
또렷해
어머니 부르다 짠한 눈물져
탱자나무(Trifoliate orange)
학 명 : Poncirus trifoliata Raf.
꽃 말 : 추상, 추억
원산지 : 중국
이 명 : 구귤(枸橘), 지귤(枳橘)
[꽃이야기]
무환자나무목 운향과의 낙엽관목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경기도 이남에서 재배 자생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주 오래전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학자들은 낙동강 하구에 있는
가덕섬의 험준한 곳에 탱자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음을 발견한 뒤 여러 입지적 조건으로 미뤄
이 이 군락은 자연산이라고 주장합니다.
만일 이곳의 탱자나무가 자생한 것이라면 한국도
원산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탱자란 이름은 탱글탱글한 이 나무 열매에서
비롯되었으나 자세한 유래는 알 수 없고,
한자 이름은 귤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구귤(枸橘),
왕성한 가시가 있어 지귤(枳橘)이라고 합니다.
영어 이름은 잎이 세장 달린 오렌지라는 뜻으로
‘Trifoliate orange’라고 합니다.
학명은 폰키루스 트리폴리아타(Poncirus trifoliata)
속명 폰키루스는 귤을 뜻하는 프랑스어의 퐁키레
(poncire)에서 비롯되고, 종명 트리폴리아타는 잎이
세장씩 달린다는 특징을 나타낸 것으로 미국의
식물학자 라피네스쿼시(Rafinesquesch,1783-1840)가
붙인 이름입니다.
탱자나무는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주로 심었는데
요즘은 재배가 현저하게 줄어 탱자나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성을 쌓고 주위에 ‘해자(垓字)’라 하여
둘러가면서 못을 파고 성 밑에 탱자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런 성을 탱자성이란 뜻으로 ‘지성(枳城)’이라 했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은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입니다.
강화도에 있는 천연기념물 78호와 79호로 지정된 탱자
나무 역시 외적을 막기 위해 심은 울타리용으로서 그중
일부가 남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강화군 화도면 사기리 천연기념물 제79호 탱자나무
노랗게 익은 탱자는 독특하고 강한 향기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방안과 자동차 속에 놓아두면 곰팡이와 같은
좋지 않은 냄새를 없애 주는 훌륭한 방향제가 됩니다.
크기는 3∼4m 정도 자랍니다.
가지에 능각이 지며 약간 납작하고 녹색입니다.
가시는 길이 3∼5cm로서 굵고 어긋납니다.
잎은 어긋나며 3장의 작은잎이 나온 잎이고 잎자루에
날개가 있고, 작은잎은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혁질(革質:가죽 같은 질감)이고,
끝은 둔하거나 약간 들어가고 밑은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5월에 잎보다 먼저 흰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달립니다.
열매는 장과로서 둥글고 노란색이며 9월에 익는데,
향기가 좋으나 먹지 못합니다.
종자는 10여 개가 들어 있으며 달걀 모양이고 10월에
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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