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부터 아세안 시장에 한류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한국 상품이 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시장에 먼저 진출한 일본산보다는 가격이 싸고, 중국산 보다는 안전하고 품질이 좋은 한국산이 아세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는 것. 식품과 농산물, 주방용품과 화장품, 모바일과 액세서리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구매 반응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에 위치한 9개 코트라 무역관의 도움으로 아세안 히트 수출상품과 유망상품을 소개한다.
한류 프리미엄 붙은 한국제품 아세안서 큰 인기
필리핀-음식보관용기, 마스크 팩, 의류
필리핀에서 주목해야 할 수출 아이템 중 하나는 음식보관용기다. 필리핀 수입?유통업체인 뉴 탑 제너럴 머천다이즈(New Top General Merchandise Co.)는 1998년부터 락앤락과 유사한 실리콘 재질의 음식보관용기와 텀블러를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이 제품의 제조업체가 없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최근 필리핀의 모든 학교들이 개학하는 주요 쇼핑시즌인 ‘백투스쿨(Back to School)’을 맞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제품이다. 필리핀 음식보관용기 시장 타깃 규모는 약 1900만 명 정도로 저렴한 2~5달러대의 중국제품이 주로 이용되고 있으나 수요가 높아 시장 진출이 밝다.
필리핀 미인의 기준은 하얀 피부다. K-pop과 한국드라마 등이 필리핀에 보급되면서 시작된 한류의 영향을 한국인의 하얀 피부를 선망하는 필리핀인들이 늘어나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스킨팩토리(Skin Factory)는 필리핀인들의 수요에 맞춘 피부 케어 마스크를 개발해 JMI사(Jafiroe Marketing Inc)가 필리핀 시장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스킨팩토리 마스크 팩은 필리핀 시장의 히트상품으로 연 4만8000달러의 꾸준한 수출고를 올리고 있다.
스페인, 미국의 식민지를 오래 경험한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외국문화수용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필리핀 사람들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 등 해외 패션트렌드에 비교적 민감한 편이다. 장소나 상황에 따라 드레스 코드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어 관공서, 고급 레스토랑, 직장 등 목적별로 의복을 갖춰 입는다.
필리핀은 한국과 다르게 시즌별로 신상품이 출시되지 않고 연간 주요 이슈에 맞춰 신상품을 출시하고 콘셉트 마케팅을 벌인다. 바캉스 철에는 핫팬츠와 슬리브리스, 슬리퍼 등 여름의상 위주, 백투스쿨 시즌에는 운동화 가방 등이 출시되는 식이다. 필리핀 전통의상 ‘바롱(Balong)’은 필리핀 사람들의 정장이란 뜻으로 스페인 식민지때부터 발전해 왔다. 비즈니스 의상이나 격식있는 평상복으로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주요 인사들도 공식석상에서 바롱을 즐겨 입는다.
필리핀에는 다양한 현지브랜드와 수입브랜드가 있는데 업계 1위인 벤치(Bench)는 캐주얼 의류뿐 아니라 속옷, 가방,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토털 코디네이션을 제공하며 스타 마케팅과 콘셉트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필리핀에서 외국기업이 단독으로 브랜드를 쇼핑몰에 입점 시키는 데는 제약이 많아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주요 몰 안에 브랜드숍을 여는 방법이 주효하다. HS코드를 기준으로 국가별 수입통계를 보면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2600만 달러로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그 뒤로 태국, 홍콩 순이다.
아직 필리핀에 뚜렷이 진출한 한국브랜드는 없지만 현지기업과 합작해 한류를 활용해 스타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 한국브랜드의 시장진출 전략으로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부터 필리핀에서 한국 드라마가 ABS, GMA 등 현지 주요 방송사에 소개되면서 본격적으로 한류가 시작됐다. 최근 벤치에서 슈퍼주니어 멤버를 모델로 한 스타마케팅이 화제가 된바 있다. 필리핀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의 해외스타들은 걸어 다니는 패션기업으로 지칭되며 의류시장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